관광주간과 국민행복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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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주간과 국민행복 지수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4.02.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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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 국민의 관광화를 통해 최고의 행복도 지수를 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선포했다.
그래서 시행된 것이 ‘여행, 일상 속의 행복’ 테마로 5월 1~11일, 9월 25일~10월 5일까지 각 11일씩 총 22일을 관광주간으로 지정했다.
그를 통해 초·중·고 학생들에게 재량휴업을 유도하고 지방자치단체나 관광업계 등과 합동으로 ‘내나라 여행가기’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중에서 국민행복도지수가 33위, 복지 충족지수가 31위로 알려지면서 문화쇼크처럼 이뤄진 결과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관광주간을 통해 부모와 학생이 함께 내나라 여행을 즐기며 행복도 지수를 마음껏 올릴 수 있으리라는 단편적 생각에서일 것이다.
거기다가 관광주간 동안 근로자 휴가지원제도를 통한 휴가비가 지원된다고 한다. 휴가비가 40만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할 경우 정부와 기업이 각각 10만원씩을 부담해 근로자는 절반의 휴가비로 휴가를 즐기면 된다는 발상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트위터를 비롯 열린 매체공간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수업일수의 10% 이내에서 체험학습으로 대체하여 단기방학을 할 수 있는데도 현실에서는 활성화 되지 못했다.
근로자는 근로자대로 보장된 연 휴가일수도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추가로 휴가를 내어 관광을 하라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물론 내나라 여행가기를 통해 국민들의 대다수가 국내 여행지로 선택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긍정적 유발효과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선택한 전 국민의 관광을 통한 국민행복도 지수 올리기는 가히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행복이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아주 힘들어 보이고 불행해 보일지라도 자기 자신이 괜찮다고 생각하면 그건 불행이 아니다.
2002년 영국 심리학자 로스웰과 인생상담사였던 코언은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스스로 측정할 수 있는 행복도 지수 공식을 만들었다.
이들은 18년 동안 1천 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80가지 상황 속에서 자신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5가지 상황을 선택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행복은 자신이 가진 인생관이나 사회에 적응하는 능력 그리고 환경이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개인적 성향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결론지었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은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사회적 권력과,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많은 현금을 보유한 자산가에게 행복한지를 묻는다면 모두가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대답하지는 절대 않는다.
한국인들의 행복도 지수가 다른 나라보다 낮은 이유에 대해 '돈'이라는 경제적 가치에만 너무 많은 비중을 두기 때문이라는 외국인의 지적을 흘려들을 수만은 없다.
강조하건대 국민의 행복도 지수를 올리려면 22일의 관광주간보다도 정신적 행복추구를 하기 위한 나눔과 배려, 경쟁 없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데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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