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결혼생활 8년차 사회복지 전공 꿈꾸는 맹렬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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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결혼생활 8년차 사회복지 전공 꿈꾸는 맹렬여성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4.02.1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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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오양 출신 남주희(28·남티레토이·보은읍 노티2길)씨 다문화강사
한국에서의 결혼생활 8년차, 알토란같은 가정을 꾸리며 가정에서 직장, 직장에서 다문화센터 등을 분주히 오가며 청마해인 2014년 새해아침,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도전을 꿈꾸는 위풍당당 이주여성이 있다. 베트남 하오양 출신의 남티레노이씨는 한국명으로는 남주희(28· 보은읍 노티2길 14-10)로, 신랑 우승환(40·농업)씨와 여덟 살 난 딸(남경·8세), 시부모인 우차동(68), 박수자(65)씨와 알콩달콩 대가족사랑을 나누며 살고 있다. “남편사랑도 좋지만 뭐니뭐니해도 시부모 사랑이 최고”라며 활짝 웃는 그녀는 매력 넘치는 20대 아가씨라 해도 믿을 만큼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깨알 같은 그동안의 ‘대가족 사랑’을 쏟아놓는다. 〈편집자 주〉

바쁜 일과 속 남편과의 돈독한 관계강화 플랜 짜기
“지역아동센터 일 때문에 오후 1시에 집을 나와 밤 8시까지 학생들과 함께 야간수업을 진행해야 하니 도무지 남편과 아이를 돌볼 시간적 여유가 나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 하루 동안 남편과 나누는 대화의 시간들이 얼마나 적겠어요. 그것이 지금 생각해도 가장 안타까운 것 같아요. 최근 남편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요런조런 계획을 짜고 있기도 해요. 오전 프리타임에는 농사일 도우랴, 집안 일 하랴, 출근 준비하랴, 아이에 대한 모든 준비를 해놓으려니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며느리 바보’ 자처하는 시어머니사랑 듬뿍 받아 감사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 사랑’이라는 한국에서의 옛말은 저한테는 조금틀린 것 같아요. 직장 일 한다는 핑계로 시장 봐다 요리해주시고 가정에서의 빈 공간을 철저히 메워 주시는 시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시간이 없는 저로서는 가족들을 위한 식사준비를 다해 주시니 저는 일상이 너무나 행복해요. 또한 늘 부족한 며느리이지만 예쁘게 봐주시고 잘 돌봐주시는 시어머니께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을 지면에서나마 드리고 싶어요.”

장롱운전면허로 시아버지와 시동생이 출퇴근 담당
“운전면허증이요? 있어요. 지난 2011년인가 한국에 와서 그 어렵다는 한국 운전면허증을 땄어요. 면허 딴 지가 2~3년차이긴 하지만 아직은 장롱속 면허인 관계로 운전을 잘 하지 못해요(웃음). 그 덕분에 매일 시아버지와 시동생이 아침저녁으로 출퇴근을 시켜주고 있어요. 매우 감사하지요. 오전에는 시아버님이 저를 태워다 주시고 오후에는 시동생이 퇴근할 때 함께 저를 태우고 집에 옵니다. 모두가 이처럼 잘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가족 간 화목한 정을 나누고 살아 이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하지요.”

베트남 하오양, 쌀과 설탕 유명 대형설탕공장 명물
“제 고향인 베트남 하오양은 호치민 시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어요. 하오양 지역의 자랑을 늘어놓자면 곡창지대가 많아 쌀이 유명하고 사탕수수가 많아 설탕으로 이름이 나 있어요. 농부들이 사탕수수 재배를 많이 하는 관계로 이곳에는 가장 유명한 대형 설탕공장이 입주하고 있어요. 친정아버지(람항신·53)도 사탕수수를 재배하고 계신데 지금은 사탕수수농사보다도 건축기술을 가지고 있어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오양 사람들은 착하고 부지런해 모든 생산을 도맡아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시집와서 지금까지 고향에는 세 번 밖에 못가 무척 가고 싶네요.”

1남5녀 중 셋째 딸 친정나들이 대신 국제전화로 마음달래
“1남 5녀 중 셋째 딸로 한국에서는 시쳇말로 셋째 딸은 물어보지도 않고 데려간다고 하는 말을 들었는데 거긴 안 그래요. 언니들이 저보다 외모가 훨씬 예뻐요. 친정나들이는 결혼 후 3번 정도 했는데 올해는 너무 바빠 계획을 세울 수 없을 것 같아요. 그 대신 친정과 1주일에 국제전화로 3번 정도 하면서 마음을 달래고 있어요.”

군·다문화센터 등 지원 많고 생활하기 편해 한국사랑 커
“한국의 자랑을 하자면 한국은 생활하기 정말 편한 것 같아요. 교통도 좋고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있는 환경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이주여성들에게 군이나 센터 등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고 힘이 들 때는 연락만 하면 상담도 해주시고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 너무 좋아요. 어쩔 때 길을 몰라 당황하다가 길가는 사람에게 물으면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주시더군요. 이런 것은 베트남에서도 힘든 일인데 너무 친절한 것 같아요.”

사이버대학 활용 사회복지학 공부하는 것이 새해의 꿈
“베트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고교졸업 후 모두가 대학을 가지는 않아요. 그래서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어요. 한국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싶은데 글쎄요. 올해는 꼭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직접 가는 것은 어렵겠지만 사이버대학을 활용하면 가능할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에서 못다 이룬 꿈을 이루고 싶어요. 한국적응을 잘하는 것은 가정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좋을 것 같아요. 저같은 다문화가정 중 무척 어려운 가정이 많아요. 주로 이혼이나 사별로 한 부모가정이 많아요. 그런 환경 속 아이들을 제 아이들처럼 돌보아주고 교육을 시켜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결혼 후 2년 만에 다문화센터 나가며 직장 일 맡아
“제가하는 일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다문화강사로 있어요. 결혼 후 아이 낳고 2년 정도 집에 있다가 다문화센터에 나가면서 이런저런 역할을 맡게 됐어요. 3년 정도 지나니 어느 정도 이 생활에 익숙해 졌어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귀찮고 참을 수 없을 만큼 힘들었는데... 지역아동센터에도 다문화아이들이 전체 29명 중 열 뎃 명이 넘어요. 다문화아이들은 한국아이들과 비교할 때 자신감, 책임감 등이 부족해 대화를 많이 해주고 동화책을 많이 익히는 노력 등이 매우 중요해요.”

이주여성에 가장 시급한 것 역시 한국어·문화교육
“지역에도 이주여성들이 증가하면서 적극적인 복지서비스가 늘어나고 있어 너무 기뻐요. 지금 이주여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한국어교육과 문화교육이 시급한 것 같아요. 시부모님과 대화가 통하지 않아 많은 가정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요. 가끔 얘기를 들어보면 심각한 가정도 있어요. 특히 부부지간 말이 안 통해 불화가 발생되지요. 서로 문화가 맞지 않은 것도 지장이 있는 것 같아요. 고부갈등, 부부갈등 모든 것이 대화가 되지 않아 생기는 것 같아요.”
결혼 후 세 번 정도 고향에 다녀온 결혼 8년차 남주희 씨는 올해 친정나들이는 엄두조차 내기 힘들겠지만 그대신 가정과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사이버대학을 활용, 사회복지학에 도전해보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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