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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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범 내북면노인회장
  • 승인 2014.02.1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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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자리에서 그냥 들은 이야기로 누가 연금 복권에 당첨되어 이십년 동안 매월 오백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는데 통장을 아들에게 맡겼다가 나중에 보았더니 아들이 자기 통장으로 이체가 되도록 해 놓아서 잔액이 하나도 없더란다. 아들에게 그 돈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아니면 다 써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부자간 의가 상하게 되었다는데 집에 와서 이 이야기를 아내에게 하였더니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 같으냐고 내게 묻는다. 그러기에 나는 주저 없이 그야 물론 당신 다 줄 것이라고 하였더니 정말이냐고 하면서 그럼 나도 그 돈으로 하고 싶은 것도 하고 얼마는 좋아하는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나머지는 어려운 이들을 위해서 쓰겠다고 하기에 내가 하는 말이 대개의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겠지만 그러나 정작 복권에 당첨 되어 큰돈이 생긴다면 아마도 욕심이 앞서서 마음이 변할 것이라 하였더니 글쎄 그럴까 하며 웃는다.
사람의 마음이야 원래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고 이중적 심리의 발동으로 인해서 갈등을 겪을 때도 많을 수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때그때의 결단이 그 사람의 인격 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나는 원래 복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지금까지 복권이라고는 한 번도 사 본 적이 없기도 하지만 어떤 행사장에서의 그 흔한 경품도 라면 봉지 하나 당첨 되어 본 적이 없으니 요즘의 로또 복권이라는 것은 아예 관심도 없지만 어떻게 하는 것인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복권에 당첨 되어 큰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런 행운이 자신을 얼마만큼 행복하게 하여 줄지는 그 돈을 어떻게 관리 하느냐에 따라 좌우 될 것이다. 오늘날 같이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한 현실에서 내가 행복의 기준을 운운하며 돈에 대한 가치의 평가를 말하고 그 쓰임의 옳고 그름을 이야기한다면 가지지 못한 자의 궤변이라고 할는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분명한 것은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듯이 또 한 행복의 기준이나 척도로도 가늠 될 수는 없다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라는 것이다.
언젠가 방송에서 뉴스 시간에 영국의 어느 한 사람의 이야기를 소개 하였는데 그는 십여 년 전 열아홉 살 때 165억의 복권에 당첨 되어 그 중 일부는 가족과 형제들에게 나누어주고 나머지는 사치와 음주, 도박, 매춘과 마약 등으로 돈과 인생을 탕진하고 그 간 감옥에도 두 번이나 다녀왔는데 지금은 개인 파산 상태로 주급 35만원의 공장 노동자로 일하고 있으나 오히려 지금이 복권에 당첨 되었을 때 보다 더 행복하다고 한다는 것이다. 물론 복권에 당첨 된 이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고 그 행운을 좋은 곳에 기부하거나 뜻 있게 쓰는 이야기들도 듣고는 있지만 그래서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모두를 다 탕진하지 아니하고 일부는 가족이나 형제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였다니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참 된 행복의 가치를 깨달았으니 그 간 그렇게 탕진한 돈과 인생에 대한 보상은 받은 셈이라는 생각이다.
사람이 살아가려면 얼마만큼의 경제력은 있어야 하고 그러기에 그 바탕이 되는 돈은 모든 이에게 필요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돈의 가치란 정직한 노동의 대가가 기준이 되고 흘린 땀에 비례되는 것이 원리이므로 어떤 경우로 인해서 큰돈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할지라도 그 돈의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관리가 더욱 어렵다는 것도 생각 해 볼만한 문제 일 것이다.
어쨌든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고 관심도 없는 복권이야기가 그냥 스쳐 들은 이야기로 해서 오늘 저녁 화제가 된 것이 우습지만 그래도 정말 내가 복권에 당첨 되어 내게 큰돈이 주어진다면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변하게 될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 보면서 나는 원래 큰 욕심을 가지지 못한 위인이니 지금처럼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는 생각이다.
/김정범 내북면노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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