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알 행정이 비리를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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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알 행정이 비리를 없앤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4.01.16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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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11시 보은읍주민자치위원회가 열리는 보은읍사무소를 찾았다. 신년 초라서 올해 주민자치위원회가 무슨 일들을 할까 취재 차 방문했다. 주민자치센터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낯익은 이들도 있고 자치위원들과 새해 인사를 건네는 도중에 “주민자치위원이 아닌 분은 나가달라”는 담당공무원의 정중한 말에 그만 주민 1명과 함께 쫓기듯 발걸음을 되돌렸다. 나오는 도중 비공개 회의냐고 물어보니 담당공무원은 “자치위원 28명의 임기가 다돼 이에 대한 논의와 함께 임원을 선출해야 한다”며 “다음번에 오면 거하게 환영할 것”이라고 애매한 말만 늘어놓았다.
세상에 주민차지위원회 회의조차 참관을 금하다니 납득하기 어려운 읍사무소의 처사에 온 종일 기분이 씁쓸했다. 지난해 11월 단순히 누구를 수사하고 있다고 알려준 것 하나로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 소환에 임한 군수님의 억한 심정처럼 “특급비밀이나 대외비도 아닌데.”
이날 회의 안건은 무엇이었을까. 알아보니 올해 주민자치 관련 예산 설명과 2기 주민자치위원회 결산 그리고 여가선용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예산 배정, 임원 선출 등이었다. 그간 보은읍주민자치위원회가 무슨 일을 했는지 위원들은 누군지, 한해 1000만원의 예산을 쓰는 주민자치위원회에 대해 주민들은 깜깜이다. 보은신문을 통해 주민자치위원회가 한 일들을 뒤져보니 무료급식 정례화, 이미용 실시, 무료급식소 쌀 전달 소식 단 3건에 불과했다. 주민 참여나 의견을 수렴하는 말 그대로 주민자치기구조차 그들만의 리그로 운영되는 단체자치가 된 것은 아닌 지 돌아볼 일이다.
정상혁 군수는 신년사에서 ‘신뢰, 공감, 감동 군정의 구현’에 방점을 찍었다. 군민들의 군정참여 확대를 위해 군수실을 개방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냈다. 그런데 말이 아닌 실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 일선 공무원의 과잉충성은 오히려 윗선을 욕보이게 한다. 비공개나 대외비가 아닌 이상 모든 행정에 대해 과감한 공개를 촉구한다. 그래야 비리니 부정이 사라진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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