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실처럼 따뜻한, 해바라기 수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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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실처럼 따뜻한, 해바라기 수예점
  • 김충남 실버기자
  • 승인 2014.01.0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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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정감어린 여성들의 ‘사랑방’
보은읍 내 중앙시장 안에 들어서면 뜨개질, 모자, 방석, 자동차 시트카바, 가방 등 손으로 만들 수 있는 재료를 구비한 ‘해바라기수예점’이라는 가게가 있다.

털실은 그냥두면 실 그대로 아무 소용이 없지만 대바늘로 코를 만들어 한땀 한땀 뜨게질을 하다보면 어느새 옷이 되고, 목도리가 되고 가방이 된다.
해바라기수예점(대표 조창래 58)의 재료들로 못 만드는 옷이 없고 생활용품인 모자, 방석, 핸들카바, 자동차시트 카바, 가방 등 무엇이든지 응용하여 각양각색의 작품을 만든다.

조 사장님은 각종 생활용품을 연구해 무엇이든 아름답고 튼실하게 만들어낸다. 이런 모습을 보노라면 신기하고 감탄스럽기만 하다.

이 수예점은 여인들의 손 뜨게 공장이자 사랑방이다.
보은읍, 내북면, 속리산면 등 11개 읍면 마을 마을마다에서 이곳을 찾아 많은 사람들이 지도를 받는다. 망설이던 초보자도 이곳을 찾으면 금새 기술을 배워 능숙하게 잘 한다.

손 뜨게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사장님의 지도만 받으면 자기가 원하는 옷이나 소품들을 짤 수가 있는 기술자가 된다.

조 사장님은 각 학교에 가서도 뜨게질 강의를 하시고 읍, 면 주민자치 프로그램에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뜨게질은 치매 예방에도 좋아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해 앞으로는 각 경로당에도 가서 강의도 할 계획 이하고 한다.
손을 많이 놀리고 손끝에 자극을 주니 혈액 순환이나 신경 자극이 많아 치매예방에 효과적 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닫는다.

실의 색상도 다양하여 수예점 진열장은 꽃 가가게 보다 더 아름답다.
조 사장님은 인심역시 넉넉한 인상에 부잣집 맏며느리 감이다. 뜨게질을 처음으로 배우려고 온 이들에게 자상하고 친절하게 지도하고 잘 못되면 불편한 내색한번 없이 늘 웃으며 몇 번이라도 풀어서 다시 고쳐준다.
또 점심때가 되면 그 많은 사람들에게 점심식사도 대접한다. 기술도 배우고 점심도 먹고 친교도 나누고 좋은 새 친구도 생기고 해바라기 수예점은 여성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뜨게질을 할 때마다 옛날 일이 생각난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우리 선생님은 뒷굼치가 구멍 난 양말을 신고 다니셨다. 나는 선생님 양말을 떠드리려고 엄마가 안 계실 때 준비해놓은 무명실을 조금씩 잘라 모아서 학교에 가서 방과 후에 양말을 떠 선생님을 드렸던 기억이 난다.

손 뜨게는 하면 할수록 매력이 있어 자꾸만 하고 싶고 더 하고 싶어서 여인들의 여가선용은 물론이려니와 잡념을 없애는데도 한 몫 한다.

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따뜻한 목도리 하나 떠보시지 않겠어요? 목이 따뜻하면 감기도 안 걸리고 참 좋아요.
/김충남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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