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홍보로 마을부흥 꿈꾸는 ‘하얀민들레종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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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홍보로 마을부흥 꿈꾸는 ‘하얀민들레종군기자’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3.12.1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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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불(하얀민들레권역생태마을사무장)
SNS를 통한 악착같은 홍보로 마을부흥을 꿈꾸는 ‘하얀민들레 종군기자’가 있다. 회인면 부수리 하얀민들레 생태마을의 가을동화축제가 작년대비 훨씬 많은 2천여 명의 방문객을 끌어 들인 성과 뒤에는 우종선(70) 이장을 비롯 마을주민 등의 노력이 반짝 빛나고 있다. 페이스북, 카톡, 스마트폰, 강연장, 신문칼럼 등등 그가 활용할 수 있는 SNS는 참 다양했다. 수년 전, 최면지도사로, 1년 전에는 BBS청주불교방송 앵커로 2년여 활동하다가 접고 최근엔 충남대 등을 돌며 자신감 동기부여강사로, SNS를 통해 마을의 이런저런 화젯거리를 실시간 올려 마을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일명 ‘하얀민들레 종군기자’라 칭하고 있다. 바로 그 주인공은 하얀민들레권역생태마을사무장인 남불(48·동기부여강사)씨다. 얼마 전, 페북(페이스북)을 통해 한 농부가 직접 수확한 갓을 판매하면서 말도 안 되는 헐값을 받아야 한다는 서글픈 농촌 현실을 당당히 고발하고 나선 그를 만났다.〈편집자 주〉

‘하얀민들레 종군기자’로 활약하며 농촌현실상 ‘고발’
“이래도 되는가싶었어요. 김장철 끝나기 전 부랴부랴 마을의 한 농부가 직접 수확한 갓을 부인과 함께 정성껏 다듬은 175단을 차에다 싣고 대전농협공판장에 내다 팔았어요. 그러나 한단 가격이 고작 170원, 그들이 손에 받아 쥔 것은 모두 합쳐 2만9750원이었어요. 집에 돌아온 농부는 힘이 쭉 빠졌다고 하시더군요. 현실가로 치면 한단에 수천원은 받아야 하는데 이렇듯 중간상인들만 배불리고 농부들은 정작 인건비도 못 건지는 것이 바로 오늘의 농촌현실이지요. 이곳이 생태마을로 지정되면서 쓰레기 소각이 불가능해졌어요, 마을에서 전부 모아진 생활쓰레기가 한 트럭분이 되더군요, 이것을 싣고 속리산 인근 쓰레기 매립장에 갔더니 버리는 비용만 4만5천원이나 나오더군요, 실생활 속에서의 가격대비, 바로 이것이 진정 농촌의 현실이구나 싶었어요.”

하얀민들레생태마을 홈피통해 무료씨앗나눔행사 ‘진행’
인심 좋고 풍광 좋은 조용한 산세가 일품으로 알려져 있는 회인골 부수리 마을은 수년전, 농림식품부로부터 생태마을로 지정받아 체험, 숙박 등을 통해 도·농간 활발한 교류를 꾀하고 있는 곳이다.
현재 그는 주민들과 함께 ‘회인면 부수리 하얀민들레생태마을(www.busuri.com)’ 홈피를 활용, ‘하얀민들레씨앗 무료나눔행사’를 벌이고 있다.
“우선 하얀민들레생태마을 홈피 자유게시판에 들러 단 몇 줄의 글만 올리면 신청되는데요. 벌써 준비된 100개의 하얀 민들레 씨앗 중 절반가량이 신청을 마쳤어요. 많은 분들이 하얀민들레 씨앗을 가져다가 유용하게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하얀민들레는 즙을 내 먹기도 하고 쌈채로도 활용 가능하며 특히, 간과 위궤양에 효능이 있어 최근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야생초이지요.”

일류기업서 개인사업까지 들쭉날쭉 ‘인생역정’
청주고와 고려대 법대 86학번인 그는 그동안 SNS에 올린 행복한 깨우침인 짧은 글을 모아 ‘힘내라 얍’(비움과 소통출판)을 출간했다. 일류기업인 삼성에 근무할 때는 응원단장을 맡을 정도로 적극적이었으나 8개월 만에 그만두고 내려와 학원을 차리고 학생들을 가르쳤다.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좋아지고 있다’는 프랑스 심리학자 에밀꾸에의 말을 신념처럼 당시 그에게 사회공포증, 대인공포증 등 다양한 심리증세에 시달리던 한 학생을 만나 치유시킨 일화를 꺼내 놨다.
“청주에 내려와 고시공부를 시작하기 위해 형법전서로 바꾸던 날, 우연히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8개월간의 병원신세를 질만큼 큰 사고였어요, 처음엔 세상을 원망하다가 나중엔 ‘내 탓이로소이다’가 되더군요. 보상금 1천만 원을 종자돈 삼아 학원을 차렸어요. 고생 끝에 낙이라고 당시 웬만큼 돈도 벌고 큰 집도 사보았지요. 당시 아들은 중2였고 딸은 7세였어요. 그러나 그 후 최면클리닉을 차리고 나서 다시 무일푼으로 돌아갔어요, 그것이 인생이더군요. 그럼에도 불구, 가장 보람 있었던 일도 그 때생겼어요. 당시 사회공포증 등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고2학생을 만난 일입니다. 많은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학생이었는데 끝까지 손을 놓지 않고 치유의 결과를 안았어요. 가장 보람되고 기억에 남는 일이지요.”
하얀민들레 가을동화축제에 2천여 명 방문 ‘신기록’
하얀민들레 생태마을권역사무장을 맡은 지 불과 몇 개월 되지는 않았지만 대내외를 통한 마을홍보는 물론 도·농 교류에 앞장서기 위한 그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올해로 5회째 맞는 하얀민들레 가을동화축제에 전국각지에서 방문객 2천여 명이 방문했어요. 작년행사 때보다 훨씬 많은 방문객이 찾아준 이번 가을동화축제 덕분에 인생의 보람이 됐어요. 마을행사 홍보를 위해 주야로 스마트폰, 페이스북, 카톡 등을 통해 수 없이 많은 홍보물을 띄웠거든요, 외부지원자들과 지역민들이 단합해 각종 이벤트와 전통체험행사로 치러진 이번 행사는 공연 팀은 물론 주민들이 직접 만든 먹거리 등으로 인해 풍성한 가을동화축제라는 평을 받았어요. 아마 도농교류 활성화법에 따른 농촌의 향수를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주었던 결과겠지요.”

운당 이쾌동 선생의 친필로 쓴 노래시비 건립 ‘보람’
그가 이곳 생태마을에 와서 또하나의 보람은 마을에 도종환 시인 등 5명의 시를 인용해 유명서예가들이 명문글씨체로 마을에 노래시비를 건립 한 일이다.
“모두 민들레관련 시들인데요. 보은의 송찬호(서예가 신철우) 시인을 비롯 도종환(운당 이쾌동 서예가), 강소천(서예가 서정은), 조지훈(사예가 조병구), 류시화(서예가 안희주) 시인들의 시에다, 서예계의 전설로 불리는 운당 이쾌동 선생의 친필로 노래시비를 세운 것이지요. 평소 친분 있던 운당 선생의 흔쾌한 수락으로 이뤄진 결과들이지요. 5개의 노래시비가 마을에 건립되던 날 주민들과 함께 기쁜 마음 감출 수 없었어요. 돌비석에 글씨를 써 마을에 기증한 노래시비 개막식이 열린 지난 2일 공개됐지요.”

가을동화축제 성공으로 받은 25포기 배추 ‘행복감’
“물론 마을주민들의 노력이 가장 컸지만 그래도 이번 행사가 잘 치러졌다고 외부 지원가인 한 지인이 감사의 선물로 건넨 배추 25포기로 맛있는 김장 김치를 담갔어요. 이것보다 더 감동적인 선물이 어디 있겠어요. 바로 학교선배인 정영수 변호사님으로 마음의 선물을 받았어요. 이런 노력들이 모여 도시민과 마을 간 활발한 교류로 과일, 채소류 등 다양한 농산품판매에도 올인 할 겁니다. 주민도 좋고 청정 환경에서 자란 좋은 식품들을 구입하는 도시민도 좋고 바로 도농이 상생하는 그런 것 아닌가요. 요즘엔 좋은 사람들과 좋은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것이 최고의 인생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첫 귀농인 고대법대 선배와 청년회 발족 ‘희망가’
유일한 귀농인으로 정착한 고대법대 선배인 허정규(62)씨는 “아직 2명밖에 안되지만 젊은 층으로 구성된 청년회를 조직, 마을의 대소사 등을 이끌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고 싶었다”며 “며칠 전 한 노인가구의 얼어터진 주방을 고치기도 하는 등 많은 일을 계획하고 있으며 때마침 우종선 이장님의 손자가 출생해 마을의 겹경사가 되고 있다.”고 밝게 웃었다.
‘농촌은 곧 생존’이란 말로 마을의 부흥을 강조하는 ‘하얀민들레 종군기자’는 지난 3일 청년회에 입단해 내년 가을동화축제의 전설을 이어갈 희망찬 포부를 다지고 있었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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