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의 일이다 보은 노인대학에서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몇 가지 물품을 구입 하려고 어느 건재상에 들렸는데 세분의 노인들이 들어와서는 서로 눈짓으로 무어라 하고 있으므로 건재상 사장님이 어떤 일로 오셨느냐고 묻자 그 중 한 분이 머뭇거리며 하는 말이 노인들이 어디 관광 여행을 하려는데 여비 를 찬조하여 달라는 것이었다. 주인이 일언지하 거절을 하자 머쓱하여 돌아가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도 공연히 마음이 언짢아지고 난감 해 하자 그 사장님도 민망 하였는지 내게 하는 말이 왜 어르신들이 어른으로 대접을 받도록 행동하지 못하고 자꾸 젊은 사람들 밑으로 들어가려 하는지 모르겠다, 어른이면 어른답게 당당히 위에 계셔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맡겨놓은 돈 찾아 가려는 듯 말씀 하시니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다 라고 한다. 찬조금을 주지 않은 변명인지 아니면 노인들의 처신을 나무라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노인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노인대학에서 당당하게 살으시라고 당부하고 온지가 불과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리고 노인들이 어른답지 못하고 왜 자꾸 젊은이들 밑으로 들어가려 하는지 모르겠다. 라고 한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여행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야 이해가 되지만 그리고 그 분들의 처지나 입장은 잘 모르지만 만일 노인들의 부탁이니 조금은 들어주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체면 불구하고 나선 것이라면 또 설령 그렇게 모금하여 경비를 마련 한다 하더라도 이는 분명 노인들이 각성해야 할 문제이다. “부양 받는 노인에서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이 되자” 라는 것이 대한 노인회에서 추구하는 노인의 상이기도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어떤 경우이든지 절대로 비겁하거나 비굴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늙게 되면 사회에서 소외 되고 주변에서 밀려나기 마련이라고는 하여도 그래도 노인은 스스로가 물러날지언정 자격지심으로 밀려나지는 말아야 한다. 노인이 자존심마저 잃는다면 무엇으로 살겠는가?
당신 멋져, 이 말을 들으면 누구나 기분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이 말은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려는 말이 아니라 서로를 격려 해주는 말이며 어느 모임의 자리에서는 서로가 외치고 화답하는 축배의 구호이기도 하다. 즉 당당하고, 신나고, 멋있고, 져주며 살자, 라는 뜻에서 그 머릿자를 딴 말이다.
노인 들이시여 “당신 멋져”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