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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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 회남초등학교 교감 이영란
  • 승인 2013.11.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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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누구에게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쁜일도 있고 슬픈일도 있으며 또 일이 뜻대로 잘 될 때도 있고 그렇치 않을 때도 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는 것이 인생이지만 우리는 모든 일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혹은 어떤 사실을 보고 느끼는 태도에서 두 가지의 큰 유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무슨 일이든지 긍정적인 면에서 보는 사람과 부정적인 면에서 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부정적인 면을 생각하여 발전의 기회를 삼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긍정적인 면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즐겁고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 해 본다.
초등학교 국어 책에 나오는 짚신 장수 아들과 우산장수를 둔 어머니는 항상 걱정의 연속이었다. 날이 맑으면 우산 장수 큰 아들이 걱정이 되고, 비가 오면
짚신 장수 둘째 아들의 걱정만 하는 마음에는 다른 사람이나 자신에게 고맙다고 생각하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이와 같은 걱정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날이 맑으면 큰 아들의 장사가 잘 되어 고맙고, 비가 오면 둘째 아들의 장사가 잘되어 고맙고.....고맙습니다!
보은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7남매 중, 있으나 마나 표시도 안 난다는 여섯째로 태어난 딸이 씩씩하게 생활하고, 무엇이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도록 키워주신 아버님 고맙습니다. 7남매의 학비 때문에 어머님은 가정 살림을 꾸리시고 아버님은 직장 따라 여러 고장으로 옮기시며 철없는 중학교 2학년 딸과 함께 어려운 생활을 하셨지만 항상 웃음으로 대해 주셔서 저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셨던 아버님! 밥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저와 생활하시는 것이 얼마나 불편하셨을까? 지금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리고 쓰립니다. 고등학교를 졸업 할 무렵 대학을 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나만 알고 철없던 딸은 고3 담임선생님과 반 친구들에게 오빠 따라 서울로 대학 진학한다고 자랑을 하였지만 아버님의 경제 형편은 서울로 보낼 형편이 되지 못했다. 아주 작은 월급으로 5남매의 학비를 책임지시고, 두 오빠를 서울 명문 사립대학교에 진학시켜 월급날 당신의 수고비는 자식들에게 모두 송금하시고 빈 지갑이 되어야하는 힘겨운 때였다. 그러나 자기가 똑똑하다고 착각하고 있던 넷째 딸은 아버님의 형편을 알지도 이해도 못하여 서울로 간다고 떼를 썼다. 둘째 언니의 발품으로 교육대학에 원서를 냈지만 가기 싫다고 일주일동안 친구의 집으로 가출 아닌 가출로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그런 딸을 나무라시기보다는 눈물을 흘리시며 조용히 받아주시고, 오히려 부모님의 능력이 부족하여 생긴 일이라며 달래주셔서 지금의 저로 만들어 주신 아버님, 고맙습니다. 제가 남매를 키워 결혼을 시켜보니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지만....한 세기를 사시며 갖은 고생을 웃음과 너그러움으로 살아오신 아버님의 마음에 비하면 빙산의 일 조각일 뿐이다.
나보다, 남편보다 훨씬 멋지게 자란 아들과 딸을 보면서 난 아버님과 같이 자식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도록 말과 행동을 하였는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용서 할 수 있는 마음의 아량을 갖도록 솔선수범했는지? 아버님의 주름진 얼굴을 보면서 나 스스로 점수를 매겨본다. 아직 멀었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든다.
고맙습니다!
주말에 아버지를 뵈러 가면 퇴직이 가까워진 딸에게 ‘넌 오늘 아이들을 위해서 무슨 교육을 했으며, 최선을 다했느냐고’ 물으실 때 지금의 시간을 아끼며 근무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이 건강하도록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날까지 가정을 잘 꾸리고 직장에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 할 수 있는 마음을 길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는 아버님이 일러 주신 이야기를 마음에 새기고 살겠습니다. “등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먼 길을 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인생을 급하게 달리지 말고 천천히 가야 한다.”는 말씀을 곰곰이 음미하며 ’고맙습니다‘ 라는 마음을 표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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