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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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아니니…”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3.09.1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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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군수와 이달권 군의장이 공무원들을 대동하고 중국을 다녀왔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지난달 27일 출국해 9월1일 귀국했다. 중국 흑룡강성 영안시와 우호협력 관계를 맺고 유적지 탐방 등을 들러보는 것으로 5박6일간의 일정을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수장들의 해외방문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때마침 민생과 직결된 2차 추경예산안 심사가 보류된 시점에서 해외방문이 이뤄져 시선이 더 냉했을 줄 모를 일이다.
어느 자리건 해외방문이 얘깃거리로 등장하면 너무 잦다는데 별 이견이 없다. 정 군수는 재임 3년여 사이 3개월에 한번 꼴인 13번 정도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추산된다. 집권 초창기 일본방문과 미국 글렌데일시 방문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출장을 비공개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를 무슨 목적으로 해외를 다녀왔는지 알기가 무척 까다롭다. 보은군에 질의해도 시원한 답을 듣기도, 일정조차 묻기도 민망하다보니 그냥 지나치는 게 당연지사처럼 됐다. 더 솔직히 이런 저런 연을 생각해 넘어가게 되고 알아도 피곤한 점이 더 많아 신경을 끄게 된다. 지역 전체에서도 공인들의 해외연수에 대해 그 흔한 ‘연수니 외유니’ 적절성 논란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군의회도 언제부터인가 일 년에 한번 해외연수를 나가는 것이 관행처럼 됐다. 지난 7월에도 어김없이 4박6일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 곳곳을 훑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군의회는 올해 연수국가를 선정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웬만한 곳은 거의 가봤고 유럽은 적지 않은 경비가 소요돼 우즈베키스탄이 적지로 채택되었다는 후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3선 의원들은 11년간의 의정활동을 하면서 해외에 수차례 다녀왔으니 납득이 갈법하다. 그나마 주민들을 의식해 해외연수 후 보고서를 작성하고 대외에 공개하고 있다는 점은 평가할 부분이다.
선출직들의 해외나들이. 어쩌면 글로벌 시대 시야를 키우고 우호협력을 한다는데 눈치 줄 일도 아니다. 게다가 전국 대부분이 대동소이한 실정이니 말이다. 그러나 너무 잦다보니 구설수에 오르내린다. 주민들은 해외출국에 대해 한마디로 “내 돈이 아니기 때문에 자주 나가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해외 나가기 위해 그 어려운 선출직에 도전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비아냥도 나온다. 미국을 한번 다녀오는데 드는 왕복 항공료는 비즈니스석 700여만원, 이코노석은 200여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니 일반인은 어지간해선 엄두를 못 낸다는데.
결론은 공무로 필요에 의해 해외 나가는 일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해외 연수건 교류건 단순견학이건 필요에 따라 선별적으로만 공개하지 말고 나가기 전후에 꼭 투명하게 밝히고 나갔다왔으면 한다. 정보 공개는 수장들의 행보를 궁금히 여기는 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이며 공개 못할 하등의 이유도 없다. 알게 모르게 잠행하듯 다녀오는 해외출국은 공짜 외유라고 돌려세워도 할 말이 없게 된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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