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계약재배 확대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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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계약재배 확대되길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3.08.1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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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산지유통센터(APC)를 들이면서 보은농협이 올해 첫 시도한 감자 계약재배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계약재배로 작년과 비교해 값이 반 토막 난 감자를 높은 값에 수매해 농업인들이 판로 걱정 없이 소득을 올리는데 도움이 됐다. 올해 감자는 재배면적과 수확기 기상 호조로 생산량이 급증했다. 경락값은 지난해보다 절반가량 낮은 1㎏당 300~4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보은농협은 올봄 계약 재배한 농가의 감자를 당초 계약대로 1㎏당 670원을 주고 매입했다. 이제 초보단계지만 계약재배의 첫 단추를 연 것으로 평가할만하다.
보은농협은 계약농가 뿐 아니라 가격 하락으로 판로에 어려움을 겪은 비계약 농가의 감자까지도 수매했다. 비계약 농가에게는 감자 한 개당 무게가 100g 이상인 경우에는 1㎏당 650원, 100g 이하는 200원으로 계약재배농가와 차등을 뒀다. 추후 계약재배쪽으로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보은농협은 이달 초까지 1300t의 감자를 사들여 8억 원 정도를 농가에 지급했다. 특히 시장출하가보다 높은 값에 감자를 수매하다 보니 농가들이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출하했음에도 보은농협은 이를 마다하지 않고 직원들이 밤샘작업까지 펼치면서 농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농협은 각 지점별로 1~2명씩 직원을 경제사무소로 차출, 다음날 1~2시까지 농가 편의를 돕는데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농협은 농가들에게 상자포장이 아닌 톤백이나 농산물 전용 플라스틱 상자 등으로 감자를 출하토록 해 농가의 일손뿐만 아니라 박스비와 물류비 절감에도 큰 도움을 줬다. 농협은 수매한 감자를 농협중앙회와 협력해 연합 사업으로 판매하고, 일부 물량은 대기업 등에 식자재용으로 납품하고 있다.
농민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보은농협과 계약재배를 한 한 농민은 “감자값이 폭락해 수매 취소를 걱정했지만 농협에서 경영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수확량 6t을 모두 높은 값에 수매해줘 마음이 놓였다”며 “특히 감자를 선별하지 않고 출하할 수 있어서 일하기가 무척 수월했다”고 했다. 보은농협은 앞으로도 농가 수취값 향상과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감자 계약재배를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곽덕일 조합장은 “농업인들이 정성껏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에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농협의 임무”라며 “농가들이 농협을 믿고 계약재배에 성실히 임해주면 농산물 판매를 책임지겠다”고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모처럼 시도한 계약재배가 안정적으로 지속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뢰와 신용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시장가격이 높게 형성되더라도 생산자가 시장에 출하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실천이 따라야겠다. 감자계약재배가 안착돼 다른 농산물까지 확산되는 계기였으면 한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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