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경력 40여년 ‘기본 바로선 교육’ 인생 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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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경력 40여년 ‘기본 바로선 교육’ 인생 외길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3.08.01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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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성 보은교육지원청 교육장
42년 5개월이란 교직경력 기간 동안 묵묵히 인생 외길을 걸어온 사람이 있다.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퇴임의 길목에서 초임시절, 맑고 투명했던 순수한 영혼들을 상대로 현장교육에 몸 바쳐 온 지나온 세월이 자꾸 눈에 밟히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이제 와 돌이켜보면 크게 잘한 것도, 크게 이뤄 놓은 것도 크게 대과도 없었던 세월이었지만 그 상황에서 더욱 잘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만이 오롯이 남아있다. 불과 얼마 남지 않은 시간들이 마치 화살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직도 가슴에 남겨진 초심에 담았던 교육열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일관된 마음으로 교육이란 무대에서 알차고 바른 인성교육을 세우기 위해 노력해온 그 주인공은 바로 홍기성(61)교육장이다. 본란은 오직 ‘기본이 바로 선 인성교육’만을 강조하며 오랜 세월 일선 교육현장에서, 교육행정을 통해 학업·인성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질주해온 40여년 경력 한 교육자의 무지갯빛 교육철학을 정리해본다.〈편집자 주〉

쾌적한 교육환경조성·인성교육에 올인

-취임 시 교육장으로서 계획은 무엇.
“교육청이 아니라 교육지원청의 교육장으로 교사들이 가르치고,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쾌적한 교육환경조성은 물론 서로 마음 모아 사랑하고 웃으며 생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었다. 그런 환경 속에서 능력과 품성을 고루 갖춘 기본이 탄탄하고 알찬 정이품 보은교육을 이루고 싶었다. 아울러 올바른 생활 습관과 함께 기본이 바로 선 학생을 키우는 것으로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고자 했다”

소규모학교 교육력강화 이루지 못해 아쉬움

-임기동안 성과와 아쉬움이 있다면.
“각종 평가결과가 교육의 성과로 하기는 모순이 있겠지만 작은 성과로는 공공기관청렴도 평가(1등급), 교육행정기관 평가(1위), 교육홍보 평가(1위), 민원행서비스평가(1위), 전화친절도 평가(1위), 성과관리(BSC)기관 평가(1위)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이것은 학교, 학생, 학부모, 선생님, 보은교육지원청 등의 교육 가족이 힘 모아 노력한 결과라 더욱 값지고 귀하다. 아쉬운 점은 보은은 소규모학교가 많다. 특성화고, 인문계고 재배치와 적정규모학교 육성으로 소규모학교의 교육력 강화에 있어 못다 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마음은 가볍다. 큰 과오 없이 교직생활을 마치게 된 것이 보람이라 생각하니 섭섭함은 없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 가장 보람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막 끝냈을 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무 기르는 마음으로 아이들 교육해야

-수십 년간 교육계에 봉직하면서 느낀 점은.
“하루살이 같이 당장 결과만을 바라며 버둥거리는 교사, 교장, 교육장이 되고 싶지 않았다. 어떤 버섯은 6시간이면 자라고, 호박은 6개월 정도 자라고 참나무는 6년이 걸리고 건실한 참나무로 자태를 드러내려면 100년이 걸린다고 한다. 나무와 인재를 키우는 것에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물을 주어야 한다, 도중에 잘라내는 우를 범하지 않고 인내하고 키워내면 산에 나무가 우거지듯 훌륭한 인재로 가득할 것이다. 교직이란 진정한 사랑으로 순수한 믿음으로 보수가 아닌 보람으로 묵묵히 나무를 대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고 본다. 뒤돌아보면 교육장의 자리보다는 교사로 있으며 아이들과 신나게 공부하고 뛰놀고 노래하면 깔깔거리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때가 참 좋았지 싶어 나도 모르게 빙그레 웃음 지을 때가 있다.

기본 바로선 학생교육에 중점 둬야

-고향 선배로서 후배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은.
“교직경력 42년 5개월 중 초임으로 4년 5개월 정도 영동지역 초등학교에서 근무한 것을 제외하면 평교사, 교장, 교육장까지 38년을 보은에서 보냈다. 보은교육발전 위해 고생 많았다고 위로도 받지만 결국 내가 좋아 못 떠났으니 그리 칭찬 받을 일 아니다. 고향에서 근무하는 것은 가르치는 아이들뿐 아니라 지역사람 모두가 선후배, 제자, 학부모나 이웃이다, ‘가족 앞에 영웅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인정받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 행동하나를 더 조심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정년까지 무사히 임무 수행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고 세워주었다. 돌아보면 주위 분들 덕에 살았다는 생각이다. 교직의 선배입장에서 후배교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오직 기초, 기본교육을 바로 세워 지킬 것은 지키고 안 되는 것은 결코 안 되는 기본이 바로선 학생교육에 중점을 두어 달라는 것이다”

아이들 훈육에 필요한 사랑·이해 실종

-옛날 교육과 현재 교육을 비교한다면.
“시대 변화는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사람들이 중요시 하는 가치 기준도 많이 달라졌다. 남을 배려하는 사랑, 정, 이해, 여유는 점차 줄어들고 나 중심, 물질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 다른 사람과 어울려 생활하는 학교에서 내가, 내 자식이 중심되어야 한다고 우기면 결국 다툼만 생기게 된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선생님께 혼났다고 하면 ‘넌 어떻게 했길래 선생님께 야단맞느냐’고 집에 가서 부모님께 또 혼이 났다. 그런데 요즘은 ‘왜 우리 아이를 야단치느냐’ 되레 선생님을 탓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다 보니 선생님들은 학생지도에 더더욱 힘들어 하고 있다. 하지만 가치 있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는다고 본다”

골프보다 농사짓기 수련에 재미 쏠쏠

-퇴직 후 하고 싶은 것.
“요즘 농사를 배우기 시작했다. 과일, 콩, 팥 등 50여종의 농작물을 가꾸고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짓수가 많아 돈벌이보다는 위로를 받는다. 농사란 정성들인 만큼 보람과 재미가 있다. 요즘 매일 새벽 5시쯤 일어나 한 바퀴 돌고 별다른 약속 없으면 퇴근 후 밭에 다녀온다. 지인들이 골프를 배우자고 하나 솔직히 골프보다는 농사가 훨씬 재미있다. 국궁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 4년 전 개인적으로 마음이 몹시 심란할 때 마음을 달래려고 산으로 들로 돌아다녔다. 그러다 동학공원 활터를 지나게 됐고 먼발치에서 기웃거리다 세 번째 찾아가 용기를 내어 시작했다. 국궁, 그 활의 매력은 과녁을 겨눌 때 집중력, 무아 경지를 맛본다. 2년 전 교육지원청에 들어오면서 손을 놓았는데 다시 활을 잡고 싶다. 또한 성경이든 불경이든 붓글씨를 통해 틈틈이 사경을 배워 마음의 수련을 쌓으며 정진하고 싶다.
가족으로는 아내인 허경숙(57)씨와의 사이에 석범(37·신공항하이웨이), 수진(34·컨벤션PN), 수미(31·정보업체(주)이도링크) 등 1남 2녀와 누님인 홍란성(75·동광초 돌봄교사)씨를 두고 있다.
/천성남 기자

◇경력·훈포상 ▲경력 조동초, 황간초, 북암초, 삼승초, 판동초, 소여초, 관기초, 삼산초, 회남초(1971.4.16~2000.8.31), 판동초(교감), 동광초(교감) (2000.9.1.-2000.2.28), 판동초, 보은동광초(교장)(2006.3.1.-2011.8.31), 보은교육지원청 교육장(2011.9.1.-2013.8.31) ▲포상 농수산부장관표창(식생활개선유공표창 1986.12.19), 교육부장관표창(국민교육유공표창 1998.12.18), 황조근정훈장수상(2013.8.31.) ▲저서- 교내수업장학의 실태와 개선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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