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맨 보은군
상태바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맨 보은군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3.06.06 07:1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옛말에 ‘참외밭에서는 신발 끈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 는 속담이 있다. 참외 밭에서 신을 고쳐 신으면 멀리서 보는 사람이 참외를 훔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쓰면 오얏을 훔치는 것으로 의심받게 되므로 삼가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비슷한 중국 고대 악부고사에 ‘군자는 재앙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여야 하나니 절대로 협의를 받을 상황에 몸과 마음을 두지 말라’ 라는 말이 있는가 하면 영국이나 미국에서 ‘혐의’ 를 받는 고위 공직자는 일단 그 직책에서 ‘휴직’ 을 당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인과 대표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덕목이다. 다른 사람들을 앞에 서서 이끌어 가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일 수 있겠는가? 참으로 힘든 일이다. 하지만 공인뿐만 아니라 대표성을 띄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슨 일에 있어 명분을 바르게 세워야 한다’ 고 논어는 말하고 있다. 명분이 서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최근 보은군이 보안등 관련 수의계약 체결을 놓고 특혜 논란에 휩싸여 있다. 보은군의 보안등 관련 수의계약에 실리와 명분이 무엇인가? 수의계약을 통해 보은군이 얻어낸 이익은 무엇이며 특정업체와의 수의계약을 추진해야 할 명분이 무엇이었는지...
48억여원이라는 군민의 혈세를 지출하는데 열악한 예산을 아끼고자 하는 노력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번 특혜논란에 보은군의 해명은 고작 중국산 저가제품이라는 명분으로 대변하고 있으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심지어 이해 당사자에 대한 ‘특혜’ 에 대한 논란 그 자체만으로도 공직을 책임지고 있는 공인의 신분을 망각한 사실에 대한 명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 사업은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등 관련 법규에 따라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하더라도 공모제를 하지 않은 점과 경쟁업체에서 제안한 사업비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점 등에서 특혜시비는 처음부터 예견되었다.
이런 가운데 보은군이 내놓은 해명 역시 급한 불부터 꺼보겠다는 마음으로 줄어든 사업비 발표로 특혜 의혹은 일파만파로 점점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어느 것 하나 해명이나 명분은 납득할 수 없는 불신투성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담당 실무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한 업무처리였다면 이해 당사자간의 민원 발생의 소지와 특혜논란 그 자체만으로도 응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법기관의 범죄 사실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분명 형평성을 상실한 보은군의 행정은 실추되었고 공직을 수행하는 공인의 책무에 대한 기본을 저버린 것이다.
합당한 보은군의 어떠한 조치가 없는 한 그 불똥은 최고 책임자 대표에게 화살이 돌아간다는 사실은 불보듯 뻔하다. 멀리서 바라 보는 지역주민들 앞에서 보은군은 분명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멘 것이다.
/박진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선조 2013-06-13 09:56:06
눈 크게 뜨고 주둥아리님 똑바로 놀립시다.행정이 주둥이로만 돌아간답니까.갓 끈도 메고 신발끈도 메야 돌아간다는 것을 모르시남요.화살이 대표자에게만 날아가고 주둥이는 무서워서 쉬는 화살도 있답니까.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