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갈등’으로 무산되는 지역발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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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갈등’으로 무산되는 지역발전 기회
  • 나기홍 기자
  • 승인 2013.05.1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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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부재로 무산된 호국원과 LNG복합화력발전소
<기획취재> 지역발전 걸림돌 ‘공공갈등’ 못 넘을 산(山)인가

우리 보은군은 국가의 산업화 근대화로 1980년대 이후 지속되는 이농으로 10만을 넘던 인구가 급감 2012년 말 현재 15,577세대 34,438명의 인구로 재정자립도는 전국평균 52.3%를 크게 밑도는 13.2%로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보은군GDP의 대부분을 농업에 의존하는 현실속에서 대학유치, 물류센터유치, 종합리조트조성, 대규모 국책사업, 대기업유치 등 공공개발을 통한 지역발전을 갈망하는 군민들의 염원은 그 어느 때 보다 높아가고 있다. 이러한 군민들의 여망과는 달리 2012년 한해만 해도 ‘공공갈등’으로 인해 중부권호국원과LNG복합화력발전소 유치라는 보은발전의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에 본보에서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으로 공공갈등의 원인과 해법을 마련 신뢰를 바탕으로 한 소통을 통해 공공갈등의 해법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공공갈등’으로 무산되는 지역발전 기회
② 합의하지 못한 갈등, 잃어버린 가치
③ ‘공공갈등’해소로 호국원 유치한 괴산
④ 합의와 양보없는 기회는 없다.
⑤ 준비 없으면 실패는 반복된다.
⑥ 갈등을 넘어야 지역이 산다.

2012년 보은군은 800여 억 원이 투입되는 중부권호국원유치사업과 무려 1조원이 투입될 LNG복합화력발전소 두 개의 대형사업 유치가 모두 무산됐다.
두건의 사업 모두가 지역민의 이해부족과 지역이기주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보은발전의 좋은 기회였다는데서 소통부재에 따른 ‘공공갈등’의 결과였다.

◇ 선정되고도 포기한 호국원
중부권호국원 유치사업은 국가유공자들이 안치될 호국원으로 국립묘지의 가용면적이 줄어들자 2010년 국가보훈처에서 중부권호국원 건립사업 추진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보은군이 장안면 구인리 산17-1번지 일대 90만여㎡를 중부권호국원입지로 제시하고 유치에 뛰어들면서 시작됐다.
보은군에서는 유치조건으로 9만9170㎡(3만평) 규모의 보은군 군립묘지 조성, 주민지원사업비(15억)지원, 꽃 판매사업권, 농산물 판매장 무상임대, 일자리 창출 등을 제시하고 철저한 보안속에 유치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정작 입지로 거론된 구인리 대부분의 주민들은 2012년 2월에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장안면 구인리에 호국원을 유치하려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구인리 주민들은 “이 지역은 대부분이 경지정리를 완료한지 얼마 안되는 농지지역으로 호국원이 들어서면 농경지를 잃어 살길이 막막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에 나섰다.
구인리 주민들이 호국원유치를 반대활동을 지속하고 있던 중에 국가보훈처는 2012년 4월 24일 “2011년 3월 충북 괴산군과 보은군 두 지자체로부터 접수한 후보지를 대상으로 부지선정 평가단을 구성, 2차례에 걸친 입지선정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67.32점을 받은 보은군이 괴산군(65.44)에 앞선 보은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구인리 주민들은 군청과 보훈처를 오가며 1인 시위와 집단시위를 반복하며 강도 높은 저지활동을 벌였고 결국 보은군은 주민과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보은군이 제시한 △호국원내 보은군 공원묘지 9만9000㎡(부지는 보은군 부담) 조성 △호국원내 보은농산물 판매장 설치 및 편입 토지주에게 운영권 무상제공 △폐농보상(2년) △상용 또는 일시 인력 편입지주 우선 채용 △수익사업 제공 △마을 숙원사업비 지원 등을 호국원측 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6월 13일 포기선언을 했다.
조성비투자 800억 원에 연간 방문객 1200만 명으로 경제기반을 조성하고자 했던 장밋빛 꿈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보은군의 포기로 호국원은 경합을 벌였던 괴산군으로 넘어갔고 호국원입지로 선정되고도 이를 쉽게 포기한 것에 군민들은 의아해 했다.

◇ LNG발전소는 어떻게 추진됐나
보은군이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회사인 트루벤 인베스트먼트㈜와 지난 16일 LNG복합화력발전소 투자 협약을 군청 소회의실에서 체결했다.
트루벤인베스트먼트(대표 구본진)는 보은첨단산업단지 내 LNG복합화력발전소를 부지 16만5289㎡(5만평), 설비용량 1000MW 규모로 약1조원을 투자, 2017년까지 건설을 계획했다.
다만 이 투자협약은 트루벤인베스트먼트에서 2012년 4월중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의향서를 지식경제부에 제출해 지식경제부의 평가를 거쳐 12월 정부의 제6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되면 2013년 환경영향평가 발전허가를 취득하고 2014년 지식경제부의 공사계획인가를 얻어 2015년 공사를 착할 계획이었다.
특히 이 예정부지인 삼승면 우진리 일대는 타 지역에 비해 현재 보은군이 추진하고 있는 첨단산업단지를 관통하는 국도 19호선 지하로 LNG진입배관이 매설되었고 변전소가 근접해 있어 차별화된 입지요건을 갖추고 있는 등 입지조건이 큰 강점으로 꼽았다.
또 첨단산업단지는 고속도로 및 국도와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LNG가스공급소, 변전소 등 주요 인프라와도 근접하는 등 차별화된 입지요건을 갖추고 있어 유리한 입장으로 내세웠다.
정상혁 군수는 “민원 및 건설비용 등의 측면에서도 보은군이 매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사업추진 지역으로 지식경제부 사업지로 선정될 조건을 충분히 구비한 지역”이라며 유치를 기대했다.
군은 LNG복합화력발전소가 보은첨단산업단지에 유치되면 산업단지 조기분양을 통하여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 발전소 건립으로 향후 약 30년 동안 매년 약 30억 원 이상 군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발전소 건설기간에 연인원 30만 명, 준공 후 발전소 운영 관련 상시 근무인원 약 300명 필요에 따라 주민 고용 안정 및 소득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극심산 주민갈등 불신이 원인
그러나 정작 삼승면 주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삼승면주민들은 2012년 9월 17일 LNG복합화력발전소 유치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발전소가 들어오면 신활력사업, 과학영농특화지구사업 등으로 애써 구축한 농업기반이 무너져 삶의 터전이 무너지고 생존권을 잃게 된다.”며 반대서명을 받아 지경부에 전달하고 11월 15일 보은군민체육대회에 불참하는 대신 대규모 반대집회를 열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반투위측은 군청입구 주차장에서 11월 16일 부터 2013년 1월 27일까지 70여 일간의 천막농성도 이어졌다. 군청을 믿지 못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유치찬성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확인되지 않은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했으며 유치찬성과 반대, 주민소환제 추진과 반대 등 군민의 여론은 갈기갈기 찢어졌다.
끝내 2013년 1월 18일 지식경제부가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3~2027년) 신규 발전소 건설의향서를 낸 사업자를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하고, 평가점수를 각 기업들에 개별 통보하면서 LNG복합화력발전소 유치는 군민들에게 큰 상처만 남긴 채 무산됐다.
불신으로 비롯되는 ‘공공갈등’이 지역발전에 얼마나 큰 걸림돌인가를 보여준 교훈이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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