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밥 사건’ 미제로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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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밥 사건’ 미제로 빠지나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3.05.0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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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3대 미제사건으로는 1991년 3월 26일 발생한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1891년 1월 29일 이형호군 유괴살해사건, 1986년 9월 19일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손꼽히고 있다.
이 사건들 모두 15년의 공소시효를 넘겨 미제 사건의 한 페이지로 넘겨졌다.
공교롭게도 이 사건 모두는 ‘국민영화’로 만들어져 보는 이들의 분노와 전율감을 느끼게 했다.
지난 2월 20일 오후 7시30분경 보은읍내 한 음식점에서 콩나물밥을 먹었던 주민 6명이 구토 등 이상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중 1명은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일명 ‘콩나물밥 사건’으로 알려진 농약 중독사건에 대해 경찰이 전면 수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도 확증할 만한 단서를 잡지 못하고 있어 미제 사건화 될 소지를 남겨놓고 있다.
“그래도 경찰 수사를 믿어야지 어떡합니까. 우리가 전문적인 기술도 없고 개인적으로 수사를 할 수도 없고...(중략)...너무 억울합니다. 할 말도 못하고 이제나 저제나 해결해 줄 날만 바라고 있는데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답답해 죽을 지경입니다.”
목숨을 잃은 희생자의 아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이같이 토로했다.
“처음만 식당관계자에 의문점을 문의했을 뿐이지 지금껏 한 번도 물은 적도 없습니다. 경찰에서는 서너 번 연락이 왔었고 ‘수사 중’이라는 말 이외에는 다른 말은 한 것도 없고 몇 번 찾아갔으나 ‘범인을 잡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같은 말만 되풀이 할 뿐 아직까지 다른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어요. 너무 답답합니다.”
가족들은 지쳐있었다. 수사의 진전이 없는 답답함에 노모와 자식들은 하늘만 쳐다보며 끼니조차 제때 챙겨먹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 사건은 지역경제에도 많은 파장을 일으켰다. 서민밥상의 꽃이라 불릴 만큼 대중밥상에 빠질 수 없었던 콩나물이 한동안 천대를 받기도 했다.
콩나물공장 주인은 농약사용 여부를 묻는 전화들로 인해 수면장애를 입을 만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재래시장 콩나물가게도 때 아닌 된서리를 맞고 10분의 1로 줄어든 매상에 속앓이를 앓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경찰은 이번 사건수사에 대해 원점으로 되돌아가 재수사를 시작했다고 했다.
용의선상에 올라있는 한 인물은 당시 정황에 대해 오락가락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를 위해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했지만 뚜렷한 단서가 나오지 않은 등 난항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이 답보상태에 빠져버린 이른바 ‘콩나물 사건’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도 답답하고 울화가 치밀게 하고 있다고 한다.
한 지역민은 이 사건을 두고 “누가 한 소행인지 정말 괘씸하다, 어떻게 먹는 것에 사람이 죽을 수 있는 농약을 섞었는지 모든 것을 동원해서라도 빨리 범인을 잡았으면 한다”고 분개해 했다.
“사람이 믿고 사는 세상에 먹거리에 농약을 넣는 세상이 무섭다”는 한 노인은 경찰이 범인을 꼭 잡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 사는 세상, 다함께 사는 세상을 표방하고 있는 시점에 소지역 농촌에서 일어난 이 사건이 빨리 해결되었으면 하는 마음들로 가득하다.
청풍명월 고장 보은에서 터진 이 사건이 미제 사건으로 남아 영원히 지역민의 가슴 속에 멍울이 남지 않도록 경찰의 빠른 수사해결을 촉구한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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