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확보는 의회하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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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 확보는 의회하기에 달렸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3.05.02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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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군수가 보은군의회 임시회 개회식에 등장한 것은 의미가 있다. 통상적으로 집행부에서는 부군수나 각 실과소장 등이 본회의장 의사진행 과정을 지켜보는데 지난주 열린 임시회에서는 군수까지 자리를 채웠다. 의회에 평상시 잘 나타나지 않던 정 군수가 정례회도 아니고 더욱이 특이한 사안도 없는 상황에서 임시회 본회의장에 잠시나마 모습을 보인 이유는 뭘까.
보은군의회는 이날 임시회에 앞서 지난 12일 임시회를 열고 보은군 1차 추경예산 295억 원 중 21억여 원을 삭감했다. 삭감한 예산은 모두 12건, 21억 원으로 이 중 속리산유통 강남매장 매입비 17억 원을 제외하면 예년 수준의 평범한 예산심사다. 하지만 지난해 본예산 심의에서 삭감했던 한중일 여자축구교류전, 전국시도대항 장사씨름대회, 전국민속소싸움대회 등 10여건 이상이 이번 추경심의에서 되살아나 내외적으로 소신도 자존심도 팽개치고 느슨한 예산심사를 했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이와 관련 A의원은 “예산편성 절차상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 예산편성 그 자체는 타당한 항목”이라며 삭감한 예산을 살려준 이유를 들었다. B의원은 강남매장 매입비 예산 삭감과 관련해 “집행부가 군의회와 사전 충분한 협의나 조율도 없이 예산을 편성하고 제출했기 때문에 검토할 시간도 부족했다. 설령 보은군이 건물을 감정가격으로 매입해준다고 해도 속리산유통 주주들이 좋아할 성 싶냐”고 반문했다. C의원은 “의회의 힘을 보여주고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는 호기를 스스로 내쳤다”고 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군수와 공무원이 의회와 자주 접촉하고 소통한다면 집행부의 요구들을 안 받아줄 이유가 없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다.
앞으로 군의회와 군수 그리고 공무원들의 관계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 있는 듯하다. 전후 사정으로 보아 이번 정 군수의 본회의장 방문은 이런 불통 인식을 훌훌 털어내고 소통을 취하겠다는 시그널을 몸으로 보낸 것으로 분석하고 싶다. 이번을 계기로 집행부가 예산편성이나 기타 추진할 현안들을 관철시키기 위해 군의회 문턱이 닳도록 넘나드는 적극적인 모습이 나와 주었으면 한다. 군의회도 대의기관으로 존재감과 상징성을 한껏 보여줄 때 얕잡히지 않는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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