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축포에 놀란 송아지 4마리 폐사
IBK기업은행 WK리그가 3년째 보은에서 개최되고 있는 가운데 2013WK리그 개막식에 쏜 축포에 놀라 송아지 4마리가 폐사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3월 18일 개막식에서 한국여자축구연맹 오규상 회장의 개회선언과 함께 축포를 쏘아 올렸다.
관계자들과 관중들은 환호했지만 이곳에서 불과 600여m거리에 있는 보은읍 성주리 최모 씨 축사에서는 송아지가 죽어나가 눈물을 흘려야 했다.
축포소리에 놀란 송아지 두 마리는 당일 밤 죽었고 다음날 또 한 마리의 송아지가 놀라 죽은데 이어 몇일 후 어미소가 사산된 송아지를 낳았다.
이 한우농가에서는 여자축구개막식에서 쏜 축포로 송아지 4마리가 죽었다.
최 씨는 보은군청에 이를 항의하며 대책마련을 요구했으나 차일피일 책임을 회피하다 한 달이 다 되어서야 “금전적 보상은 할 수 없다.”며 한우농가에서 필요한 100만원 상당의 생균제와 이법제, 염분공급용 블럭을 지원하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최씨는 “송아지 4마리가 죽어 피해본 것을 생각하면 10분의 1도 되지 않지만 기왕에 벌어진 일인 만큼 이번은 넘어가지만 같은 일이 되풀이 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근처의 또 다른 한우농가는 “여자축구 개막식전에 군청으로부터 축포를 쏜다는 연락을 받고 개막전이 벌어지는 동안 축사에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빈 카터기를 돌리며 소가 놀라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으나 예정일이 지난 소가 송아지를 낳지 않아 걱정”이라며 “축구도 좋지만 주변 축산농가에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자축구리그를 비롯한 각종행사가 빈번히 이루어지는 보은공설운동장 인근에는 5농가에 260여두의 한우가 사육되고 있으며 다수의 번식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기홍 기자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