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회 유치는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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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회 유치는 좋은데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3.04.0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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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리그 등 유치 비용 상승
주말 생활체육공원을 찾으면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스포츠가 바꿔놓은 보은의 풍경이다. 보은군이 스포츠 메카로 고공행진 중이다. 2010년까지 전국대회다운 변변한 대회를 단 한 건도 유치하지 못했던 보은군이 2011년부터 전국이 주목하는 스포츠의 고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나날이 불어나는 개최비용은 지자체에 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은군은 지난해 20개의 전국 규모 대회를 유치하고 340개 팀, 5200여 명의 전지훈련 선수단이 다녀가 스포츠 도시로 입지를 굳히며 올해도 20여개의 각종 전국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이미 올해 실업양궁연맹회장기 실내 대회와 전국우슈 쿵푸 선수권 및 국가대표 선발전, 2012-13 FK리그 등 굵직한 대회를 성공리에 마쳤다. 다음 달 24∼28일에는 2013 보은장사씨름대회가 보은국민체육센터 특설경기장에서 씨름 팬을 만나는 것을 비롯해 여자축구 국제전 등 굵직한 각종 대회가 보은에서 열릴 예정이다.
보은군은 지난해 각종 전국 대회를 치르는 동안 선수와 임원, 응원단 등 모두 6만1000여 명이 다녀갔다. 이들이 지역에서 쓴 돈은 약 40억 원에 달한다. 전지훈련단도 5200여 명이 찾았다. 이들은 훈련기간 중 약 30억 원의 경제 유발 효과를 냈다. 올해는 5500여 명의 훈련단을 유치할 계획으로 각종 대회 유치와 함께 80억 원의 경제 유발 효과를 군은 기대하고 있다.
보은군이 이처럼 체육대회와 전지훈련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전국 어디서나 2시간대면 올 수 있는 데다 공설운동장을 중심으로 전천후육상장과 테니스장, 실내체육관 등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선수단 유치활동을 하는 전지훈련계 설치 등 스포츠마케팅도 한몫하고 있다. 또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에 레포츠용 임도 개설, 구병산관광지 천연잔디축구장 조성 등 종목별로 최적의 훈련장소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열심이다. 여기에 2016년까지 성주리 일원에 야구장과 축구장 등 경기시설과 체육회관 등을 조성하는 스포츠파크가 건립되면 스포츠마케팅 사업이 지금보다 훨씬 약진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스포츠마케팅에 너도 나도 뛰어들면서 개최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충북에서만도 제천과 단양, 충주 등이 스포츠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보은군은 2011년 추계전국중고육상선수권대회를 비롯해 WK-리그, 전국장사씨름대회 등 전국적인 명성에 걸 맞는 전국대회 9종목 유치에 개최비용으로 7억여 원을 지출했다. 2012년에는 20건 유치에 10억6500만원, 올해에는 14건 대회 유치비용으로 9억9000만원 외에 여자축구 교류전 1억 5000만원(도비 3000만원 포함), WK-리그 2억3000만 원 등 스포츠 유치에 적어도 14억 원 이상이 투입된다.
2011년부터 보은군이 개최해오고 있는 WK-리그의 경우 지난해 개최비용이 1억80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5000만원이 상승한 2억3000만원을 지불한다. 내년까지 보은에서 개최되는 WK-리그는 시즌 개막을 한 달여 남짓 남겨 두고도 개최지를 확정하지 못해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당초 보은군과 경기도 이천, 강원도 화천 등 단 세 곳의 경기장을 섭외했지만 우여곡절을 거쳐 당분간 화천 대신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으로 대체해 대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12년 이 대회 챔피언 대교의 연고지면서 지난해까지 정규리그가 치러졌던 고양시도 올해는 개최지에서 빠졌다. 고양시 측은 지난해까지 1억8000만원의 유치비를 요구했던 여자축구연맹이 올 시즌 2억5000만원을 달라고 하면서 부담감으로 유치를 포기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은장사씨름대회도 지난해 2억3000만원에 개최했지만 올해는 2억4000만원에 개최한다. 2011~2012년 연속 유치했던 한씨름 큰마당 대회 비용이 5000~55000만원 들어간 것과 금액 차이가 크다. 2011~12 FK리그(풋살)는 1500만원 개최비용이었지만 2012~13 FK리그에는 예산 3000만원이 반영됐다. 내년도 개최도 타진 중이다. 전국우슈대회도 지난해 5500만원에서 올해 청소년 국가대표 대회를 겸해 7000만원으로 개최비용이 뛰었다. 올 초 열린 한국실업양궁연맹회장기실내양궁대회도 지난해보다 개최비용이 500만원 상승한 6000만원이 들어갔다.
체육인 관계자는 “스포츠 유치는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계산할 수 없는 측면이 많다. 대회유치로 경제효과도 나타나지만 지역의 이미지를 올리고 홍보 효과도 노리면서 화합과 단결을 유도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젠 투자 대비 실속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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