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에게 쓴 소리 마다않는 공직출신 지역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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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쓴 소리 마다않는 공직출신 지역원로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3.03.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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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수 (사)대한노인회 보은군지회장

70대 후반의 나이임에도 ‘인생은 육십부터’란 말이 전혀 무색치 않을 정도로 탄력 있게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는 다름 아닌 보은 수한면 출신의 이응수(76·대한노인회 보은군지회·보은읍 삼산리 ☎043-544-2661) 지회장으로 30여년 경력의 공직출신답게 언제나 노익장을 자랑하며 지역노인들의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대소사에 과감히 쓴 소리를 마다않는 감초역할의 지역원로다. 현재 충청북도 홍보위원으로 활동하며 공직시절에는 대통령상, 장관상을 두루 받아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는 그는 지역발전을 위한 일에도 물불 안 가리고 목소리를 내는 성격이다. 기획감사실장을 지내는 등 공직경험을 토대로 공직후배들에게 쓴 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는 그를 통해 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지역의 노인들을 위한 공무원들의 지원대책과 바람직한 노인복지 방향이 무엇인지 들어본다.〈편집자 주〉


지역경제발전 위해선 누군가의 이해와 희생 뒤따라야

지역경제발전 위해선 누군가의 이해와 희생 뒤따라야 “LNG복합화력발전소 유치문제와 관련, 주민소환이다 뭐다해서 매우 지역이 시끄러웠지요. 무언가 지역발전을 위한 것에 있어서는 법과 질서에 따른 정확한 이해가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참여시점은 다소 늦은 바 있었지만 그래도 무언가 실천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뛰어들었지요. 후배공무원들에게는 쓴 소리를, 사안의 중심이었던 일부 지역주민에게는 이해를 구하는 등 노력했어요. 현지답사에도 참여를 했지요. 바람직한 현실타개를 위해서는 누군가의 이해와 희생이 뒤따라야하는데 그렇지 못했지요. 지역경제발전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지금도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식경제부를 방문했을 때 삼승 선곡출신인 최태현 원전산업정책관이 했던 격려의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지금도 그가 생각하는 후회스럽고 속상한 일이라면 “지역의 몰이해로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일이 정당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수한면 출신 당시 평화약국 일대서 부친 ‘조일상점’운영
“박종기 전군수와 같은 동향으로 보은읍 수한면이 고향입니다. 삼산초(38회), 보은중(3회), 청주고등학교(30회)를 나와 더 이상의 고등교육은 못 받았어요. 그놈의 가난 땜에 공부를 더 할수도 없었어요. 하고 싶은 공부를 더하기 위해 친구 집에 얹혀 있기도 하고 기차통학도 마다않았어요. 할아버지 때는 농사를 지었지만 아버지 때부터는 당시 ‘조일상점’이라고 평화약국 일대에서 백화점식으로 상점을 운영하셨어요. 당시 사는 것에는 걱정이 없었으나 6·25동란이 터지면서 집이 말 그대로 불에 타 초토화 되었지요. 모든 물건이 깡그리 타버리고 남아있는 3-4평으로 생활을 시작한 거지요. 그 이후부터 삶이 무척 어려워졌지요.”

후배공무원들에게 철저한 교육시키지 못한 것 후회막급
“1963-1999년까지 37년 간 면서기를 지낸바 있어요. 공직생활을 시작하며 41세에 서기관급으로 고속 승진하는 기회도 맛 보았구요. 그래서인지 초대 기획감사실장을 2년 6개월 정도 지냈어요. 사무관급으로 가장 먼저 승진하는 기회를 안은 거죠.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후회스러운 면이 많아요. 공직선배로서 지역 후배들에게 보다 철저한 교육을 시키지 못한 것이 미안하기도 하지요. 공무원은 주민대표로 업무에 있어 주민이 업무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이 맞잖아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많아요. 군정 전반에 걸쳐 자기 업무를 할 때도 동료 간 돕지 못하는 풍토가 약해 아쉽기만 해요. 주체적으로 일을 해가는 것에 책임이 미약하다는 것이죠. 군 행정 동우회를 6년간 이끌어본 경험에서 보면 그렇다는 것이죠. 공무원들이 억지로 하라니까 하는 식이 바로 그것이죠. 공무원은 모름지기 주체적인 사고로 주도적인 업무를 해가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 거라 생각합니다.”

독거노인 대상 정확한 유형파악 맞춤형 노인복지 필요
“지역의 고령화가 매우 빨라지고 있어요. 현재 군에서는 9766명의 노인가구 중 독거노인 2863명을 대상으로 카드별 중점 관리한다고 하였지만 글쎄요. 내 생각에는 숫자관리보다는 독거노인들의 가정을 가가호호 방문하여 그 사람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노인복지를 진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례로 자식이 있는 사람이 자식들을 교육하고 시집장가 보내고 나니 아무것도 남는 게 없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고, 처음부터 자녀가 없이 나이 들어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 상황별로 구분해 노인복지 문제를 펴가는 것이 노인복지의 첩경이라 봅니다.”

노인의 외로움 해소·노후생활 지원 및 건강관리 강화
“간혹 밤에 잠을 자는데도 전화가 걸려올 때가 있어요. 그들이 하는 얘기는 살기가 어렵고 힘이 들어 죽고 싶다는 말로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것이 우리 노인세대들이 겪는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 중에서도 사각지대에 갇혀 정부의 어떤 혜택조차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복지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현실문제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노인들의 외로움 해소와 노후생활 지원 및 건강관리를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시킬 필요가 있어요. 이를 위해 군과 보은군정신보건센터, 보건소와 함께 자살예방네트워크 구축, 생명사랑지킴이, 읍면 이장단, 자원봉사자 등 민간조직의 적극 참여를 비롯 법적·제도적·재정적 지원 및 사회적지지 기반체제를 구축하는 등 다각적인 제도정비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노인 현황파악에 대한 실질적인 데이터 구축돼야
“무엇보다도 사각지대에 갇힌 소외노인들을 구제하려면 공무원들의 실질적이고 협력적인 지원체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노인들의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부족한 것 같다. 예를 들면 지역에 주민등록을 두고 관내 요양시설에 있는 노인들의 숫자가 얼마인지, 또는 외부 요양시설에 있는 노인들의 숫자가 얼마인지 아직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서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려해도 문제가 있어요. 탁상공론이 아닌 공무원들의 실질적인 복지업무가 이뤄져 정확한 데이터구축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제가 잘 아는 분 중에도 이 같은 과정으로 요양시설에 있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도 특수시책인 ‘9988행복 나눔이 사업’ 이달부터 진행
“이시종 도지사의 특수시책 사업으로 진행되는 ‘9988행복나눔이’ 사업은 작년 7월부터 시행됐어요. 작년까지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 5명 행복나누미 강사를 초빙했는데 올부터는 행복나누미 강사를 10명으로 늘리고 경로당 수도 80개로 늘리는 등 본격적인 진행을 하려합니다. 프로그램에는 미술그리기, 수지침, 요가, 율동과 노래 등 다양한 프로그램르호 진행되는데 그중 노래와 율동이 가장 효과적인 것 같아요. 구석에서 힘없이 쪼그려 앉아 있다가도 막상 노래와 율동이 시작되면 표정이 무척 밝아지고 경쾌해지는 몸동작을 보니는 것을 볼 때 그것을 알 수 있었어요.”
고위공무원을 지낸 노인회장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인들의 현실이 매우 안타깝기도 하지만 노인복지발전을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각성 없이는 어렵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노인복지란 사각지대에 갇힌 노인들이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는 그는 공무원들의 적극적 지원에 대한 자발적 의식을 기대하고 있었다.
가족으로는 부인 권규화(74)씨와 1남 3녀를 두고 있는 그는 잔여 임기2년 동안 행복한 노복지가 정착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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