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 등 예술통한 ‘교정선교’로 나눔·섬김의 삶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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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등 예술통한 ‘교정선교’로 나눔·섬김의 삶 실천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3.01.1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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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근 백석교회 목사

청주여자교도소 수용자로 구성된 ‘하모니 합창단’을 통해 세간에 뜨거운 관심과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하모니’를 세상에 알린 것은 물론 보은지역에 사단법인 ‘힐링 콰이어(치료 코러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그는 백석마을 주민과의 화합으로 거친 세상을 밝히고 있다. 지난 1995년 보은에 정착, 산외면 오지마을에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진 눈 덮인 비탈길에 세월의 흔적을 안고 오롯이 서있는 백석교회에서 머물고 있다. 1980년 지어진 이 교회는 점차 마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사랑의 등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매주 합창연습을 위해 여자교도소로 달려가는 그는 혈육처럼 소통하는 사랑의 하모니를 통해 삶의 기쁨을 전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조성근(57·산외면 백석리 444-1) 목사로 점점 황폐해가는 세상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온기와 기쁨의 메신저로서 예술 활동을 통해 ‘교정선교’를 펴고 있는 다채로운 인생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출소한 하모니합창단원이 보내온 ‘대구’로 마을잔치 열려
눈이 몹시 내려 온 천지가 새하얗게 변하고 사람 다니는 길이 빙판을 이루었던 날, 때아니게 산외면 백석리 경로당 겸 마을회관에는 60-70대의 남녀 어르신들의 모여 신나는 마을잔치가 열렸다.
남정희 백석마을 부녀회장은 “김연순 이장사모님을 비롯 마을에서 내로라하는 요리사들이 모여 20여명 정도가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대구탕을 끓여내 추운 날씨 속에서 서로 따뜻한 정을 보듬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조 목사님 덕분에 바닷가 산지에서 직접 보내온 싱싱한 대구탕을 먹을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마을잔치의 주인공이었던 대구(?)는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수용생활을 마친 하모니합창단원 이었던 한 수용자가 조 목사의 은혜를 잊지 못해 바닷가인 고향으로 내려가 싱싱한 대구를 백석교회로 선물한 것이란다.
이외에도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조 목사를 중심으로 교회 인근 991.74㎡의 텃밭에 옥수수를 심어 1200자루를 수확해 10가구에 각 100자루씩 맡겨 불을 때고 삶아서 각 차에 싣고 청주여자교도소에 전달한 바 있고 이 과정에서 서로 감동의 눈물을 쏟아냈던 이심전심을 느끼며 살아온 마을주민들이다.

(사)힐링콰이어 창립 노인·왕따생 등 소외계층 지원 계획
서울출생으로 2남 중 장남이었던 그는 지난 1995년 보은으로 이주해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고자 노력해왔다.
“이방인으로서가 아닌, 주민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는 고향 같은 생활 실천으로 머잖아 지역 내 (사)힐링콰이어(치료코러스)를 창립 준비 중에 있어요. 설립목적은 합창을 널리 보급해 노인과 아이들,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는 왕따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합창을 통한 치유과정을 통해 함께 사는 지역 분위기 확산에 노력하고자 이를 계획 추진 중에 있습니다.”

보은문화원 사우회강사로 활동·시니어합창단 지휘 맡아
그는 지역 내에서 합창 지휘자로서, 사진을 통한 문화 예술 활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7년부터 3년간 지역문화의 맥을 잇고 있는 보은개나리합창단 지휘자는 물론 보은문화원 사우회 회장으로 지역민들에게 사진을 통한 예술 활동을 5년 동안 지속적으로 펴와 친근한 이미지를 정착시켰다.

오는 30일 법무부 주최 ‘하모니합창단 음악회’ 개최예정
“벌써 5년째가 다되어가요, 사우회가 처음에는 20명 정도로 출발했다가 나중엔 5명 정도로 줄어들더라구요. 꾸준히 전시회를 가질 정도로 끝까지 남는 분들이 많지 않아요. 이번 사진 문화교실은 4~11월까지 열립니다. 일정은 월부터 금요일까지는 눈 코 뜰 새 없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하모니합창단’을 맡으면서 처음엔 수용자들인 줄도 모르고 시작했다가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을 만난 느낌은 외부 인에 대한 경계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정서적인 소통이 먼저란 생각으로 유머를 섞어 사용했어요. 처음엔 무감각해 하다가 6개월 정도 지나가고 나니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는 것을 느꼈어요. 감사했지요. 이후에는 유머도 받아주고 제 이야기도 경청하는 등 마음이 열렸어요. 매년 가을이면 세진회 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은 법의 날 이나 법무부 교정의 날 등을 통해 정기적인 음악회를 열고 있어요. 새해 돌아오는 30일에는 포항에서 법무부 주최 ‘하모니합창단’ 공식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하모니합창단’ 영향 전국 8곳 교도소합창단 잇따라 창립
조 목사가 이끌고 있는 ‘하모니 합창단’ 영향으로 전국교도소 8곳에서 합창단이 잇따라 창립되는 경사를 낳고 있다.
"무척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전 이귀남 장관님과 수차례 대화를 통해 그 필요성에 대해 누차 말씀드린 적도 있어요, 그 어떤 것보다도 교정행정에서 가장 효과가 있는 것이 합창이라고 봅니다. 이귀남 장관은 퇴임하면서 전국 교도소에 합창단 창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들었어요. 또 하나 감사한 일은 전 세계를 통틀어 최초로 다국적 수용자들로 구성된 천안교도소합창단인 ‘온누리합창단’도 맡고 있어요. 베트남, 미국, 프랑스, 인도네시아 등 다국적 수용자들이 모여 구성된 남자 합창단은 반항이 심해 무척 공이 들었어요. 영어도 안 되고 중국말로도 안 되고... 이 때 대화는 말로도 하지만 마음으로 하는 것이란 걸 알았어요. 2009년부터 시작했으니까 벌써 3년이 다 되어 가네요.“

구랍인 9월 권재진 법무부장관 표창 등 다수 수상경력
음악과 예술, 사람을 특히 좋아하는 그는 구랍인 지난 9월 권재진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은 것을 비롯 교도소장 표창 등 다수의 표창 경력을 갖고 있다.
“글쎄요. 제가 주는 것 보다는 그 사람들에게 받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삶을 통해 알게 됐어요. 이런 삶을 살고 있다는 그 자체가 무척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최근에는 니오타니족(죽은 고목에서 싹이 나온다는 뜻)이란 새로운 실버유형이 생겨났지요. 바로 실버세대들이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열망을 나타내는 것이지요, 그것을 모태로 구랍인 12월 8일 보은순복음교회 윤경헌 목사와 뜻을 모아 지역의 50~70대가 모여 보은시니어합창단을 창단했어요. 이것이 바로 새로운 인생의 서막을 알리는 중요한 관문이 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고목에 싹이 난다’는 니오타니족 정신 시니어합창단 모태
서울장신대학 합창지휘를 전공한 그는 현재 시니어합창단에서 지휘를 하고 협성대학교 음악학과를 나온 윤신자(소리엘 피아노 원장, 전 개나리합창단 반주)씨와 함께 보은시니어합창단을 이끌고 있다.
그는 “처음엔 순복음교회 성도들이 중심이 되었으나 차차 9명만 남고 다 그만둬 종파를 초월해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새로 구성하여 만들었고 ‘고목에 싹이 난다’는 니오타니족의 정신처럼 이를 통해 지역문화에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매김 되고 활성화하는 계기를 마련하여 개나리합창단처럼 지역의 어떤 행사에라도 출연하여 복음과 함께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새 시니어 문화를 만들어가는 시니어합창단이 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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