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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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 조순이 실버기자
  • 승인 2012.11.2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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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바람 부는 데로 고개를 높이 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쪽을 위해 헤메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져 있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홀로 선다는 것은 가슴을 치며 우는 것 보다 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 메는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가슴을 채워줄 수 없는 결국은 혼자 살아간다는 걸 한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 나는 또 다시 쓰러지는 느낌이었다.
지우고 싶다. 이 표정 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깊은 수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데 내 손엔 아무것도 없는데 외로운 미소를 지으며 체념할 수 밖에. 위태롭게 부여잡고 있던 것들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어느날 나는 허전한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야만 했는가.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는 듯한 그 모습, 다가오면 나는 쓸쓸히 헛것이 보이는 듯한 외로움을 느끼고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서 멀어져갈 땐 발을 동동 구르며 돌아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파오는 가슴 한 구석의 나무는 심한 강풍에 흔들리고 있다.
떠날 사람은 보내야만 한다. 한번 가려고 마음을 가진 사람은 언제 가도 가야만 하기에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일지라도 보내야만 한다.
나는 나를 지켜야 한다. 홀로서기라도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 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 닫아야만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 내 마음 한 구석에 외로움과 쓸쓸함을 이겨내야 한다. 결국 인간에게서는 더 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닫는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을 수 있는 삶을 견뎌내야 한다.
아무도 대신 죽어주지 않는 나의 삶,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인생이지만 허전한 그 마음 구석 홀로서기에는 너무나 쓸쓸하고 외로운 것이다.
말로써 행동을 만들지 않고, 행동으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쓸쓸함과 외로움을 이겨 혼자가 되리라. 그 겉 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디며 이겨 내리라. 부리의 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홀로서기의 그 힘을 익혀가며 홀로의 외로움을 이기며 익혀야 한다.
죽음이 인생의 종말이 아니기에 그 숱한 나날들을 홀로 익히며 꿋꿋하게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음을 명색하면서 나의 얼굴에 대해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홀로임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새기며 살아댜 한다. 그리고 어딘가에 홀로서고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밝히고 싶다. 허전한 가슴을 메일 수는 없지만 이것이 인생살이라고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저 멀리서 누군가가 나를 지켜볼 지도 모르는 그 세월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랑하며 꿋꿋하게 살아가고 싶다.
/조순이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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