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병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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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병상에서
  • 김정범 내북면 노인회장
  • 승인 2012.11.29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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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입원을 하였다. 지난 주말 김장을 하기위해 준비를 한다고 좀 과로하는가 싶더니 기어이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다. 원래가 건강이 좋은 사람은 못되지만 그래도 잘 버티고 있다 했는데 몸은 생각지 않고 과로한 것이 화근이 되었나보다. 그렇다고 그 때문에 입원까지 할 것은 아닐는지도 모르지만 과로가 빌미가 되었는지 요즘에는 가끔씩 가슴이 아프다고 하니 또 심혈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싶어 더럭 겁부터 나기에 병원엘 갔더니 의사 이야기가 검사를 해 보아야겠으니 우선 입원부터 하라고 한다.
몇 년 전에도 그랬다. 그 때도 가슴이 꼬집는 것처럼 아프다고 하여 급히 병원에를 갔더니 의사가 진단에 필요한 영상사진을 찍어 본에 후 당장 입원하여 스텐트 시술(심혈관 확장)을 받아야 한다고 하여 그 날로 입원을 하고 스텐트 시술을 받았는데 재발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으니 항상 조심하라는 당부였다. 그렇게 하여 그래도 몇 년을 잘 지냈는데 요즘 들어 전처럼 심하지는 않아도 또 가슴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잘못되어 심근경색이라도 일어나게 되면 큰일이다 싶어 병원엘 오게 된 것이다. 더욱이 날씨가 추우면 혈관이 수축 되어 혈액순환이 저하됨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도 조심해야 한다고 하니 더욱 걱정되기도 하였다.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어떻게 아프지 않고 항상 건강하게 지낼 수만은 없는 것이지만 같은 연령대에 비하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아내이고 보니 병원에 자주 오게 되는 것도 어쩔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번에도 입원 다음 날 검사를 받기 위해 환자를 심혈관 센터실로 데려가고 보호자인 나는 밖에서 대기 하고 있다가 검사 결과에 따라 주치의의 설명을 들으란다. 그런데 일각여삼추(一刻如三秋)라더니 그 기다리는 그 몇 분이 몇 시간은 되는 것 만 같다. 전에의 경우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병원에 왔다가 스텐트 시술이 불가피 하다 하여 시술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검사 결과에 따라 시술 여부가 결정지어지기 때문에 기다리는 사람이 더욱 초조 할 수밖에 없는데 다만 검사 결과가 좋게 나오기를 간절히 기도 할 뿐이었다. 그런데 조금 후 문이 열리며 들어와 보라고 하기에 조심스럽게 문을 밀고 들어서니 담당 주치의께서 영상 모니터를 보여주며 두세 군데 혈관 협착 증상이 보인다며 그 중 한 곳은 심각한 상태이므로 스텐트 시술을 해야 된다고 설명해 주는데 내가 보기에도 증상이 뚜렷해 보였다.
혈관 확장 시술을 하면 괜찮다고 하는 의사의 말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언제 또 다른 곳이 나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어차피 병원에서 환자나 보호자는 모든 것을 의사에게 맡기고 신뢰 할 수밖에 없는 약한 존재이기에 의사가 실수 없이 잘 해주기를 마음속으로 기도 할 뿐이다.
병원 올 때마다 느끼는 마음이지만 건강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 모른다. 공기가 없으면 우리가 잠시도 살수 없음에도 그에 대한 감사나 고마움을 모르고 사는 것처럼 건강도 건강할 때는 그 소중함과 감사를 잊고 사는데 생각 해 보면 나의 어리석음도 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면 건강 뿐 아니라 몸이 조금은 불편 하더라도 또 지금은 아프고 괴로워도 절망적이지 않고 치유 될 수 있는 병이라면 그것도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번에도 늦지 않게 병원에 오게 된 것도 오히려 감사하다는 마음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대로 평소에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겠지만 지금의 노인들이 모두 그랬듯이 아내 역시 젊고 건강할 때에는 이런 사실이 어쩌면 사치였으며 그런 여유를 가지고 살 수 있는 형편이 못되었기에 이제 와서 어쩔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온 세월에 보람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위로를 얻어 보기도 한다.
회복실에서 병상에 누운 아내의 손을 잡아 본다. 40년을 넘게 아내로 어머니로 살아오면서 그동안 오로지 가정과 가족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 해 온 아내의 삶이 가엽다는 생각이 든다. 살림하는 재미가 제일 좋다고 하며 집밖에 모르는 사람이지만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고 하니 그동안 함께 해 온 세월에 대한 고마움 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그래서 아내의 건강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어 보지만 먼저는 본인이 해야 할 일이기에 이제라도 아내가 삶의 여유가 무엇인지 생각도 하면서 짐을 좀 내려놓고 쉬어가며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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