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뿐이와 곱분이!
상태바
이뿐이와 곱분이!
  • 서당골 청소년수련원 원장 손진규
  • 승인 2012.11.22 0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H자동차에 근무하는 둘째 아들이 지난 주 결혼을 약속한 예비 며느리와 동행해서 인사 차 다녀갔다. 나의 대학 후배 이며 대구에서 교편을 잡는 며느리 감은 친지의 소개로 만난 지 서 너 달 이었는데 필연이었던지 주말마다 만나 사랑을 키워 생각보다 빠르게 결혼을 약속한 것이다. 어떤 규수감인지 궁금하여 수소문 해 봤더니 최고의 신부 감 이라며 주위 분들이 극찬을 해서 기대를 했는데 만나는 순간 첫 인상도 메너도 만점을 줄 정도였다. 큰 아들 내외처럼 아들과 다섯 살 차이고 양가의 종교도 같으며 원했던 교직을 가진 규수라 완전 맞춤형 결혼이라며 친척들이 모두 대환영이었고 3년을 끌어 온 큰 아들의 결혼에 비해 쉽게 결정된 둘째의 결혼이라 아내의 기쁨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딸이 없는 우리 집에 딸 노릇하는 정 많은 아들이 2013년 2월에 웨딩마치를 울린다. 성장 과정에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 초, 중, 고 때까지 1기 반장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야심찬 아들! 늘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고 재수 한 번 없이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여 변리사 공부를 하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졸업 전 취업!
해외 출장이 잦은 두 아들은 각종 의류, 화장품은 기본이고 아내의 명품 핸드백까지 선물하며 결혼 하면 곤란하다며 내게 그랜즈 승용차를 선물한 정 많고 큰 꿈을 가진 아들이다. 입사 후 3년간의 기숙사 생활을 접고 울산에 새 아파트를 구입하여 전 가족을 초청하던 날 놀란 것은 신혼집처럼 인터리어를 꾸며 놓아 어안이 벙벙했던 일!
신부 감을 데려 오면 어떤 이벤트로 맞이할 것이며 맛난 요리를 해 줄 것을 아내에게 다짐 받던 아들! 며느리 감이 다녀 간 후 아내와 장모님과 내게 3통의 꽃 엽서를 보내왔다.
<참 따뜻하며 닮고 싶은 분 ,빈이 오빠 아버님께! 대학 선배님이라고 할까, 선생님이라고 할까 고민하다가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어 실례를 무릎 쓰고 아버님이라고 함을 용서해 주세요. 가정과 사회에서 존경 받으시는 아버님을 뵙게 되어 몹시도 가슴 설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빈이 오빠를 이렇게 반듯하고 멋진 저의 반려자로 길러주신 아버님을 뵙게 되어 너무 행복했고 부족한 저를 딸처럼 반갑게 맞아 주시고 자상하게 아껴주셔서 눈물이 날것 같이 감사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입을 모아 존경하는 아버님! 교직 생활도, 참 아름다운 삶의 모습도 꼭 닮고 싶습니다. 앞으로 아버님께서 많이 가르쳐주세요. 존경합니다. 새롬 올림> 글을 읽는 순간 과찬이었지만 시부모를 신임할 수 있음에 감격하여 눈시울이 붉혀졌다. 카카오톡으로 답장을 보냈다.
<이젠 한 집 식구가 되니 아가야라고 부르마. 처음 만나던 날 예의범절이 깍듯하고 환하게 미소 짓는 모습에서 만점을 주었단다. 부족한 아들에게 쉽게 마음을 주고 결혼을 약속했으니 난 지금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 자식자랑 팔불출 이라고 하지만 빈이가 넘 반듯하게 사회인으로 생활하고 있으니 아가 앞에 부끄럼 없는 시부모라고 자부하고 싶구나. 이제 우리 가문에 왔으니 사랑과 배려로 행복이 넘치는 나날을 꾸며 가잤구나. 상견례가 기다려지는구나>
이뿐이와 곱분이! 36년 째 모시는 장모님이 큰며느리와 둘째 며느리 감에게 명명한 애칭이다. 인사차 온 예비 며느리에게 장모님이 “곱분이”로 불러서 온통 웃음바다가 되고 말았다. 큰 아들의 결혼이 미루어지자 늦은 밤 "손 과장! 왜 결혼을 자꾸 미루나?" 라며 흐느끼며 자주 전화를 했다는 에피소드는 큰아들이 결혼 후 장모님과 똑 같은 목소리로 들려준 이야기다. 큰 아들의 서울에서 직장 생활 10여 년 동안, 손자 사랑이 도를 넘어 맛난 것만 있으면 손자부터 우선 챙기고 심지어 각종 산나물 무침에서부터 참기름, 들기름까지도 손수 짜서 보내는 극진한 사랑! 곱분이가 다녀 간 이튿날, 장모님의 지극한 사랑에 힘입어 큰며느리 이뿐이가 임신했다는 소식에 온 가족이 덩실덩실 춤을 추고 말았다.
이 감사함!
진리는 단순하다. 생각을 바꾸면 길이 보이고 마음이 행복하며 미래가 달라지고 기적이 나타나는가 보다. ‘탈무드’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는 사람이라고 했다.늘 감사함에 기분이 좋아져 자연스럽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다. 감사란 내 삶을 인정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의미한다. 인생은 생각대로 되며 말대로 되고 꿈대로 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는 요즘이다. 좋은 생각을 가지고 좋은 말을 하면서 좋은 꿈을 꾸며 살아간다면 100세 시대에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꽃에 핀 사랑은 꽃이 시들면 지고 땅에 새긴 사랑은 바람이 불면 날아가지만 내 마음에 새긴 이뿐이와 곱분이 두 며느리 사랑은 영원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