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황귀선 선배님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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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황귀선 선배님을 기리며...
  • 김 상 문 拜
  • 승인 2012.11.0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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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황귀선 선배님!

부음소식을 접하고 정신이 혼돈하고 마음이 무너져 한참이나 힘들었습니다.
그날 밤 빈소에 가 향을 사르고 술잔을 올리며 영정을 뵈니 웃는 그 모습이 여전하신데 이승을 떠나셨다니 이 무슨 일입니까?

일찍이 보은 외진 시골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지극한 사랑을 받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보은에서 고등학교는 청주에서 마치고 청운의 꿈을 품고 서울로 와서 성실하고 노력하는 삶으로 일관하시어 국내굴지의 문구종합회사인 모닝글로리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주시고, IMF의 그 어두운 질곡에서 부도난 회사를 살리겠다고 말할 수 없는 간난고초를 이겨내고 회사를 회생시킨 그 공을 모두가 압니다.

그 바쁜 와중에서도 당신이 가지신 본연의 시심을 표출하시어 시를 통하여 세상의 작은 빛이 되고 소금이 되시겠다고 9권의 시집까지 펴내신 분이 선배님입니다.
그 많은 시의 내용을 채우는 고향이며 어머니 그리고 나라 걱정.
주변의 많은 이들을 사랑하고 격려하며 써내려간 그 많은 마음들은 아직도 제 마음에 가득한데 무에 그리 바쁘시다고 사랑하는 사모님과 가족들을 남겨놓고 훌쩍 가시는 겁니까?

20여년전 이 못난 후배가 선배님을 처음 뵈올 적에 격려하고 축하해주고 이끌어 주신 기억이 이리도 생생하게 어제 일인 듯한데 이제는 뵐 수 없다는 현실이 참으로 원망스럽습니다.
선배님이 고향후배들을 위하여 꼭 해야 한다며 보은 장학회 이사로 선임하시어 이끌어 주신 인연으로 부족한 제가 장학회 일을 맡고 지도를 받아야하는 시간에 선배님은 뒤도 보지 않고 가시니 어디 가서 가르침을 구하겠습니까?

타관객지에서도 고향 보은 일이라면 앞장서서 해나가시고, 그 많은 고향사람들을 가리지 않으시고 술잔 나누며 용기와 격려해 주시고 충고와 타이름을 해주시던 선배님을 이제는 어디에서 만날 수 있습니까?
선배님과 마음을 나누던 이 많은 이들의 허전한 마음과 아픔은 어찌하시렵니까?
병마와 싸우신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하던 차에 만나 뵈니 선배님이 의연하게 괜찮다고 하시며 오히려 제 걱정을 해주시더니 이리도 속절없이 가시니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이 세상에 죽지 않는 이 누가 있으리요만은 그래도 좋은 사람, 훌륭한 선배님을 떠나보내니 인생사 허망함에 한숨이 나옵니다.
그러나 선배님은 잘 살다 가셨습니다.
사람답게 살다가셨습니다.
좋은 남편이요, 훌륭한 아버지요, 존경받는 선배로 존재하다 가셨습니다.
피안의 세상에 가시면 선배님이 그토록 그리워하고 사랑하시던 어머님이 기다리시겠지요.
그리도 어머님을 생각하시더니 두 분이 만나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하시겠습니까?

이승의 걱정은 접어두시고 편히 영면하십시오.
사모님도 의연하게 여생을 지내실 것이고, 큰아드님도 훌륭한 역할을 할 그릇입니다.
선배님의 영혼과 마음으로 지으신 시들도 시공을 넘어 많은 이들에게 불리어지겠지요.
고향 걱정도, 장학회 일도 다 잊으시고 훨훨 날아가십시오.
불초 후배 부족하지만 나름 선배님의 누가 안 되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며칠 후 선배님이 잠드신 유택으로 찾아뵙고자 합니다.
생전의 좋아하시던 소주도 가득 채워 올리고 말씀도 나눌까 합니다.
날씨가 제법 찹니다.
그러나 선배님의 그 뜨거웠던 열정과 사랑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저도 부족하지만 열심히 살겠습니다.

선배님!
그동안 받은 마음 너무나 고맙고 감사합니다.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故 황귀선 선배님의 영전에 삼가 올립니다.

2012년 11월 1일

김 상 문 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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