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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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가을
  • 김충남 실버기자
  • 승인 2012.10.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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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결실의 계절 또는 추수의 계절이라고들 하지요.
두 말이 모두 맞는 말이지요.
가을은 모든 열매들이 봄에 심겨져 여름에 모진 비바람과 폭염을 견디며 알찬 열매를 맺기 위해 온갖 고난을 이기고 탐스러운 열매로 영글어 풍요로움을 이루고 들국화 향기는 들녘을 더욱 아름다운 풍광으로 인간들을 부르고 손짓하면서 산과 들에서 우리를 부르고 있다.

변함없는 계절은 올해도 추석이 지나고 조석으로 싸늘한 바람은 옷깃을 여미게 하고 한기를 느끼게 한다.

어린 시절, 황금 들판에서 메뚜기를 잡아 풀줄기에 꿰어서 길게 매달고 메뚜기 따라 뛰어다니다 쌍으로 붙어있는 메뚜기를 먼저 잡았다 나는 큰 메뚜기는 엄마고 업혀있는 것은 애기 메뚜기인줄 알았다

집으로 오는길에 빨간단풍 노란단풍잎 주어다가 책갈피 속에 끼어놓고 하도 예뻐서 자다가도 생각나 행여 찢어질까봐 걱정했던 아름다운 추억들이 지금도 생각이 난다.

이른 봄에 찾아와 추녀끝에 둥지를 짖고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던 제비도 강남갈 준비를 하느라 날마다 전깃줄에 모여앉아 회의를 한다. 떠나는 아쉬움을 작별인사 하나보다 모든 만물이 그렇듯이 인간 또한 봄이 가면 여름이가고 가을이오고 겨울이 온다. 이 대자연의 섭리와 계획을 어느 누가 막으며 바꿀 수 있을까 순리에 따라 가는 것이 인생이다.
어제의 지난날을 후회하지 말고 주어진 오늘을 감사하며 우리네 삶도 가을 같은 인생이 지나고 한설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진리를 믿으며 늦은 가을길에 동행하는 가족과 벗. 친구를 소중하게 여기고 이제 황혼의 길을 아름다운 단풍잎을 한잎 두잎 지나온 자욱마다 뿌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사랑하고 기억하도록 알찬 열매로 맺혀진 추수의 계절을 맞이한다면 만추의 단풍처럼 더 아름답고 즐거운 여생이 될 것이다.
/김충남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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