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지원하는 ‘이웃사랑실천모임’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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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 지원하는 ‘이웃사랑실천모임’ 만들고파”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2.09.13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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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 사람 이영희 총알가스 대표
우리 주변에는 그저 평범한 이웃이지만 그냥 바라만 보아도 미소가 지어지고 반짝 반짝 빛나는 이웃사랑 실천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평범은 위대하다’란 말을 실감케 하듯 작은 돈을 푼푼이 모아 소외된 이웃들에게 몸소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우리네 인생에서 진정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나만 위하는 팍팍한 세태 속에서 빠듯한 가게운영을 꾸려가며 한 달 동안 모아진 목돈으로 소외이웃을 위해 아낌없는 나눔을 실천하며 그 보람에 살고 있는 한 소박한 이웃을 만났다. 그 주인공은 바로 보은읍 수정리 소재 가스업을 운영하고 있는 총알가스(☎043-542-3591~2)대표인 이영희(36)씨다. 〈편집자 주〉

‘십시일반’ 정신으로 ‘이웃사랑 실천모임’ 만드는 것 소원
겉으로 보기에도 아담한 사무실을 찾아 들어갔을 때 그 느낌은 단정하다는 느낌이었다.
조그마한 공간에는 화사한 개나리빛깔의 스웨터를 입고 사무를 보고 있는 야무진 주인의 분위기가 풍겨 나왔다.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던 일들이었어요. 적은 돈이지만 꼭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먼저 시작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무조건 매월 10만원씩 저축하여 1년 동안 목돈이 모아지면 전달하는 방법을 실천 해온지 아마 2~3년쯤 되나 봐요. 얼마 전인가, 저도 모르는 사이 모 일간지에 제 기사가 났더라구요. 세상에, 요즘에는 남을 돕는 기사라 하면 큰 금액을 지원하는 분들이 많고도 많은데 저처럼 적은 액수를 지원하는 사람까지 지면에 실어주어 무척 고맙고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어요. 평소 생각은 무엇이든 ‘십시일반’이라고 ‘여럿이 작은 것이라도 한데 모으면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철칙 같은 것을 크면서 차츰 알게 됐거든요. 그냥 그런 생각에서 시작했던 일입니다.”

3세 때 어머니 여의고 사고무친의 운명 이웃사랑 깨달아
보은읍 장신 출신인 그는 3세 때 어머니를 여의고 친할머니 손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사고무친(四顧無親)했던 시절을 살아오면서 세상에 대해 유별난 ‘당찬 고집’ 같은 것을 키웠다고 했다.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요. 정든 고향을 떠나 무작정 청주로 이사를 나갔어요, 청주석교초를 나와 청주일신여중, 일신여고를 다니던 중 핸드볼을 시작하게 됐어요. 제 몸이 그때 단련된 것 같아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2학기 때쯤 보은상고(당시)로 다시 전학을 오게 됐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고향을 지키게 된 거죠.”

사무실 첫 방문객 무조건 ‘사랑의 열매’ 상자에 기부해야
누구라도 가게에 처음 들어오기만 하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무조건 기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랑의 열매’라는 조그만 플라스틱 상자인데요. 그것이 꽉 차면 기부금으로서 도로 가져갑니다. 우리 가게를 처음 찾는 분이면 누구나 기부금에 대해 강제성을 띠고 그곳에 자유로이 금액을 넣도록 하고 있어요. (웃음) 이제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웃들이 따라주고 있어 고맙지요. 그것 외에 매월 제 통장에서 3만원이 자동이체로 빠져 나가요. 바로 ‘사랑의 열매’로 기부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평소 참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그 외에 매월 10만원씩 1년 만기 적금을 붓고 있지요. 쉬운 금액은 아니지만 평소 하고 싶었던 일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하는 데 까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것을 이해하는 이웃들이 생기면 함께 이 일을 한다면 더 큰 힘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매월 10만원 씩 1년 만기 적금통장은 이웃위한 새 희망
그는 또순이처럼 가게 운영도 만만치 않지만 늘 지켜야 하는 철칙처럼 매달 10만원씩 꼬박꼬박 떼어 적금을 붓는 열정을 실천하고 산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돕고 싶었는데 도울 방법을 전혀 알지 몰했어요, 그러다가 당시 6학년이었던 아들이 중학교 수학여행을 앞두게 되자 곰곰이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도 수학여행비가 없어서 못가는 아이들을 위해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지요. 그래서 행정실로 전화를 했더니 못가는 학생이 4-5명 되더군요, 상의를 했더니 버스나 숙박관련, 이미 계약이 끝나 어쩔 수 없다고 하더군요. 죽전주유소를 운영하는 사춘언니도 당시 절반의 마음을 실어주었었거든요. 이렇듯 어떻게 돕는 방법을 몰라 걱정하다가 작년, 매달 10만원씩 1년을 모아 목돈이 마련됐을 때 이평리의 송인옥 이장님의 도움을 받아 보은군노인정에 라면 등 필요한 것을 사드렸어요. 착한일도 부담스러우면 안 된다는 사실과 그것이 또 하나의 보람이라는 것을 느낀 후부터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적금을 붓게 됐어요.”

독거노인·소외 아동 등 이웃사랑에 모두가 동참 기대
“지역에도 어려운 이웃이 많다는 것을 실감하는 계기가 있었어요. 가스 업을 취급하다 보니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할 기회가 종종 있었어요. 나가서 보면 이분들은 정말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호적상 자식은 있는데 실질적으로 경제에 도움을 줄 자식이 없는 노인들이 바로 그분들이더군요. 구부정한 허리를 해서 없는 반찬에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정말 가슴이 아프더군요. 그때 생각한 것은 우리 이웃들이 하나의 모임을 만들어 이분들을 돕는 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요. 정말 이웃을 돕는 일은 혼자선 불가능해요, 함께 힘을 합쳐야 가능한 일이더군요.”

유난히 사회적모임 잦은 남편에게서 착안한 기부금 쌓기
“남편은 다른 사람에 비해 사회적 모임이 무척 많아요. 보은군교육발전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보은지부 등등 회원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구요. 그렇다보니 잦은 모임에 참석을 하게 되고 그럴 때마다 느끼게 되는 것은 먹고 마시고 노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점점 아까워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것을 모아 이웃을 돕는 일에 쓴다면 어떨까 하구요. 그래서 기부금에 대한 착안이 떠올랐어요. 그런 모임에 들어가는 돈으로 이웃을 돕는 그런 날이 오리라는 것을 확신해요, 아직은 미완성이지만...”

남편에게 기부관련 해피바이러스 옮기는 과정 행복감 커
“남편과 저는 무척 닮은 꼴 이에요. 이 세상에서 의지할 곳이라고는 부부밖에 없다는 동병상련 때문이어서 그런지 마음이 잘 통합니다. 남편이 늘 이웃을 좋아하고 많은 모임을 갖는 생활들이 바로 그런 원초적인 외로움을 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죠. 그러한 모든 감정을 모아 해피바이러스를 옮기는 과정에서 오는 감정도 바로 일상의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부분에서 만큼은 남편에게라도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이웃사랑에 대한 논의를 자꾸 하다 보니 남편도 이제는 서서히 전염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를 대신해 보은에 소재하는 충청대학 사회복지과 야간대를 졸업했어요. 이제는 남편이 저보다 복지관련 꿈이 더 큰 것을 보면 완전히 전염이 된 것 같아요.”
가족으로는 남편 류정환(39)씨와 다솜(보은여중3), 영웅(보은중1)의 1남 1녀의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한 번에 많은 돈이 아닌, 적은 돈을 푼푼이 모아 지역의 소외받는 노인이나 아동들을 지키고자 하는 그는 미덕의 수호천사로 많은 이웃들이 동참해 ‘이웃사랑 실천모임’이 만들어지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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