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망2리, 주민들 경비 지원 "화제" (이동훈·이종분부부)
가정형편의 어려움으로 결혼식도 올리지 못한 채 가정을 꾸려온 삼승면 내망2리 이동훈씨와 이종분씨가 사모관대를 하고 족두리에 장옷을 입고 전통혼례를 올렸다. 부부의 연을 맺은 지 16년만의 일이다. 신랑 나이 61세, 신부 나이 44세. 내망2리 마을은 온통 축제 분위기로 슬하의 2남4녀의 아들, 딸과 마을 사람들이 이동훈씨의 집에 모여 늦깎이 신랑신부의 잔치상을 벌여주고 축하의 인사를 하며 웃음꽃을 피웠다.슬하의 아들, 딸 6남매도 모두 부모의 늦은 결혼식을 축하해주고 그동안 못다한 효도를 다하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또 85세된 노모는 그동안 못다한 한을 이제서야 풀었다는듯 기쁨의 눈물을 훔치면서도 며느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날의 전통혼례는 땅 한 평없이 목수 일을 하면서도 어렵게 집안을 꾸려온 이동훈씨와 이종분씨의 성실한 생활에 탄복한 마을이장인 윤종구씨를 비롯해 노인회(회장 김지상), 부녀회(회장 정기순)등 전 주민들이 나서서 일체의 경비를 지원, 주선해준 것이다.
이들은 음력으로 2월8일 병자(丙子)일 오후 1시는 아주 좋은 날이라고 택일까지 해주고 떡이며, 고기, 술, 떡 등의 푸짐한 음식을 만들어 함께 나누며 이들의 백년해로를 기원했다. 16년전인 93년 경주 출신으로 당시 처녀였던 이종분씨가 홀아비인 이동훈씨에게 마음을 준 것은 이씨의 성실함 때문으로 주저하지 않고 그의 아내가 될 것을 자청했다.
그러나 가정형편상 결혼식을 올릴 처지가 못돼 이들은 부산에서 단칸 방을 얻어 성실하게 생활하면서 막내 아들은 대학교까지 졸업시켰을 정도로 2남4녀의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냈다. 6남매 모두 이종분씨와의 사이가 아닌 전처 소생이지만 그래도 이종분씨는 자신이 배아파 낳은 자식처럼, 그리고 자신을 낳아준 친어머니처럼 가족애를 쌓았다.
이제서야 머리를 올린 신부 이종분씨는 "마을 주민들이 베풀어 주신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 지 막막하다" 며 "앞으로 시어른 공경하고 남편과 함께 성실하게 생활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행복에 겨운 눈물을 보였다. 그동안의 고생을 위로라도 하듯 신랑 이동훈씨는 신부 이종분씨의 손을 꼭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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