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1887년에 뜻을 함께 한 13명의 회원들이 옛날에 쌀을 거두어 늘린 금액으로 장학기금을 마련하고 누구든지 서울대학에 들어가면 장학금을 주기로 했었다.
그때 당시 쌀 두가마니 값이었다. 서울대학에 들어 간 두 사람에게 쌀 두가마니씩을 주고 나니 그 시절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춘추강회계에서 다른 안건을 내어 남은 금액으로 종곡 삼성골 안에 터를 내어 강당을 짓고 훈장을 두기로 하고 한문책과 천자문 책 등을 장만하였다. 그러자 인근 각지에서 학도들이 모여 산외면에서도 한문 공부를 하러 오곤 하였다.
그 시절 한학을 배우던 사람들은 늙어서도 행동거지가 남달랐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자금부족으로 강당에서의 글공부는 멈출 수밖에 없었다. 훈장도 먹고 살기 힘들어 떠나고 강당을 비우게 되었다.
덩그러니 남게 된 강당에는 도둑이 들어 책도 훔쳐가고 큰 홍수로 건물도 쓰러지고 말았다. 생각해봐도 안타까운 사연이다.
강당의 땅 몇 마지기만 남아있는 현재 실정에서 다시금 후손들이 63명의 계원을 확보하여 매년 봄에 계를 하게 되었는데 공부 잘 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자는 어르신들의 뜻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옛날엔 봄이면 야외에서 계를 많이 했지만 지금은 연로한 노인들이라 매년 월드컵가든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
춘추강회계가 명맥을 잃지 말고 그 때 그 시절의 마음과 듯을 모아 후손들이 대대로 이어 받아 훌륭한 인재 육성에 앞장서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흥섭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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