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무료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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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무료밥집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2.04.0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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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노인들에게 따끈한 한 끼의 식사를 대접하는 대신 수십 배의 보람과 기쁨을 얻는 것은 크나큰 신의 선물이다.
예년과는 사뭇 다른 시샘하는 봄기운 덕에 눈발 훨훨 날리는 날 점심 봉사하는 봉사자들의 일손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는 날씨다.
군 소유 땅에 천막을 짓고 소외된 노인들에게 찰진 밥을 지어 공양해온 지 어언 10년이 다됐다.
이제야 비로소 그 누더기 천막 무료밥집을 벗어 놓고 드디어 인근에 번듯한 건물을 지어 올려 서민의 오롯한 밥집을 완성했단다.
차가운 날씨 속에 훈훈한 김을 뿜어 올리는 국솥의 허연 김이 서민들의 무료밥집을 무척이나 정겹게 하는 풍경이다.
아무리 호사라 한 들 추운 날씨에 언 손 호호 불어가며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짓는 그 밥 한 그릇의 사랑에 비교할 까.
무료급식소를 운영해온 대찬 60대의 아주머니는 두터운 손 두 깨만큼이나 마음도 후덕하다.
그 정겨운 사랑의 무료급식소가 오는 7일 오전10시 30분부터 개소식을 한다고 시끌벅적하다.
두루두루 축하해주는 보이지 않는 이웃들의 마음의 소리들이다.
새털같이 많은 날들 속에서 오늘의 무료밥집이 터를 옮겨 새집을 지어 옮길 때까지는 많은 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들이 있었고, 밥집을 할 수 있게끔 종자돈을 선뜻 내어준 후원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가장 앞장서서 노인들의 식사를 대접한 것은 후덕한 김양수 소장이다.
유난히 어렸을 적부터 고아원을 운영하고 싶었던 그 밥집주인은 고아원의 뜻은 못 이뤘지만 배고픈 70~80여명의 노인들을 위해 곡기를 채워주는 든든한 대모가 되었다고 기뻐한다.
삼산1구에서 30여 년 간 이장 일을 맡아왔던 부군의 일을 그는 기억한다.
부군이 세상에 없자 그는 세속의 욕망을 모두 내려놓고 오로지 오갈 데 없는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 이 차디찬 세상을 함께 덥히고자 한다고 했다.
그가 소유한 땅에다 여기저기 지원된 H빔을 세우고 벽돌을 쌓고 드디어 무료급식소를 세웠다.
개소식 날에는 H빔 5천만 원과 TV50인치를 지원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한 (주)거흥산업 이규석 대표이사, 수년째 매주 토요일이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직원들과 함께 급식봉사를 해온 (주)대흥식품 대표이사, 무료급식소 신축설계를 무료로 완공 때까지 지속적인 도움을 약속한 (주)에이원종합건축사무소 이기현 대표이사, 7년 간 보은무료급식소에서 겨우내 노인들에게 제공할 사랑의 김장봉사를 해온 한국전력보은지점사회봉사단 등에게 감사패를 증정한다고 한다.
거기에다 군수, 군 의장 축사에 노인위안잔치까지 벌인다니 동네사람들과 무료급식노인들의 기대는 하늘만큼 커지고 있다.
가수 이보은이 출연하고 서울에서 내려오는 타고성국악예술단의 흥겨운 국악잔치가 벌어 질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사랑의 밥집개소를 축하해 주는 것은 또 한 번의 사랑을 체험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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