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은농협 선거에 정가 희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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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은농협 선거에 정가 희비 교차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2.03.0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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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은농협 관할 구역이 마로 탄부 삼승면에서 수한과 회인 회남면 지역까지 광역화되면서 그만큼 신인이 조합장으로 진출하기 힘든 여건이었음에도 박순태 후보가 지난달 28일 실시한 남보은농협 조합장 선거에서 현역인 구본양 조합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박 당선자는 출신지인 삼승면을 비롯해 탄부와 회남에서 우위를 점유, 마로 수한 회인 지역에서 우세를 보인 구 조합장을 482표차(유효득표의 15%차)로 따돌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 사실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는 적지 않은 이들이 현역 프리미엄에 인지도가 앞선 구 조합장이 우위를 점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위기였지만 예상을 뒤엎고 교체론을 앞세운 박 후보의 벽에 막혀 고개를 숙였다.
이번 선거결과를 놓고 보은지역 정가는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민심을 반영한 결과”라며 희색이 도는 반면 민주통합당은 “입에 쓴 약으로 삼아 전열을 정비한다”는 각오다.
먼저 박 후보가 승리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나오겠지만 뚜렷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었던 회인과 수한에서 구 조합장이 기대했던 표차가 나지 않은 점과 삼승과 탄부에서 박 후보의 압승이 승패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
수한에서는 이 지역 출신의 김종덕 후보가 나옴에 따라 표심이 분산돼 상대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회인과 마로에서도 지명도 등을 내세운 구 조합장의 압승이 예상되었지만 표차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승과 탄부에서는 박 후보가 거점지역으로 완승을 거둬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삼승지역의 조합원들은 본점을 원남리에 두었음에도 6년간이나 다른 지역출신에게 조합경영을 맡겨 이번에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무언의 단결이 표심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3선에 대한 거부감도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구 조합장은 마로 탄부 삼승농협이 통합한 2006년 임기 2년의 초대 조합장을 역임하고 다시 재선에 성공해 이번에 횟수로는 세 번째 조합장직에 도전했다. 따지면 농협법 개정으로 이번 임기 3년은 연임규정을 적용받지 않음에도 3선 도전이란 인식이 퍼져 구 조합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반면 보은중 출신으로 동문들의 단합과 사과작목반의 전폭적인 지지가 지명도가 뒤처졌음에도 박 당선자에게는 큰 힘이 됐다고 보고 있다.
구 조합장이 이향래 전 군수의 사람으로 여겨진 점도 눈여겨 볼 점이다. 남보은농협 조합장 선거 5일전 이 전군수가 출범시킨 농업회사법인 속리산유통이 부진으로 청산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이 전군수의 역량이 구 조합장에게는 역으로 민심이반을 가져오는 계기였다고 지역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마로신협 이사장 선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 전 군수의 사람으로 인식된 장태원 후보가 구정서 후보에게 완패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이 전군수와 막역한 사이인 이용희 국회의원의 힘이 빠진 선거로도 해석한다. 이 의원이 18대 국회를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함에 따라 레임덕이 이번 선거에 투영된 것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총선을 앞둔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결과를 냉철히 바라볼 부분이 있다”며 “각성과 아울러 새 각오를 다지는 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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