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유통’ 항해 3년 만에 ‘침몰’
상태바
‘속리산유통’ 항해 3년 만에 ‘침몰’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2.02.29 1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찬성 29만주, 반대 9100주로 해산 결의
정 군수 “사죄할 일 있으면 사죄하겠다”
농업회사법인 속리산유통이 출범 3년 만에 해체된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원 속에 보은군청 등 기관과 1600명의 주주가 참여한 속리산유통은 지난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의했다.
해산을 묻는 찬반 투표에서 주주들은 해산 찬성 28만여주, 반대에 9100주를 던졌다. 지분 49.9%를 소유한 보은군도 해산을 선택했다. 용지투표에 앞서 실시한 거수에서는 찬성 177명, 반대 49명으로 나타나 군도 해산하는 쪽에 표를 던졌다.
이날 법인 청산인으로 선임된 장신리 출신의 안성용(회계법인 겸임) 변호사는 “상법에 따라 주주 특히 소액주주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청산절차를 투명하게 해 한 점의 의혹과 불신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산 시일은 적게는 6개월 길게는 2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다.
속리산유통은 이날 제3기 정기총회를 열고 “지난해 79억9424만원 매출을 올려 10억 6251만원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이로써 속리산유통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막을 내리게 됐다. 누적결손금도 15억2000만원에 달해 자본금은 45억 9900만원에서 30억원으로 줄었다. 한 주(1만원)당 3283원, 자본잠식 32% 손실을 입었다.
속리산유통 경영관리팀장은 지난해 결손이 나게 된 주요인으로 “양파매입으로 1억 9900만원, 강남한우매장 운영에서 구제역 여파로 6100만원, 농산물 6500만원 등의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감사는 “NS유통과 거래협약에 따라 1년 물량공급으로 양파를 타지역에서 구입해 공급하게 됐다”고 거론한 뒤 “금액으로는 7억 1000만원, 4만 3500망을 들여와 5000망을 판매해 현 시세로 1억 9900만원의 손실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당초 지역농산물만을 판매할 목적의 계약이었지만 복숭아와 포도 등 지역농산물 물량확보에서 실패하면서 대체품목으로 양파를 선정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NS 담당직원이 문책을 당하고 계약이 파기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해산논란에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지원이 준 것도 적자폭이 늘어난 요인이다.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농식품부는 2009년 5억원, 2010년 5억원을 지원했지만 2011년에는 1억 6000만원 지원에 그쳐 적자도 2기에 비해 3억 4000만원 늘어났다. 당초 정부는 3년간 20억원 지원을 제시했었지만 매출실적 등을 따지면서 점차 지원을 줄이고 있다.
정상혁 군수는 “자본과 경영의 분리(농식품부) 방침에 따라 대주주인 군이 경영에 참여할 수 없었다”며 “보은군의 지분이 49.9%로 더 이상 증자도 할 수 없고 융자받을 길도 없다. 누구든 임원도 하지 않으려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 군수는 그러면서 “원망스러운 것은 설립 초장기 사장은 보은군 마음대로 선임하게 돼 있지 않았다. 농림식품부에 등록된 50인의 인사로 한정했다. 누가 유능한지 검증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다보니 농업이 뭔지도 모르고 군사정도 잘 알지 못하고 농산물 유통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사장을 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 군수는 이어 “여러 여건이 안 돼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 이향래 군수 후임자로 사죄할 일이 있으면 사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현직 군수들이 군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점은 한번쯤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해산찬반을 총회 안건으로 상정한 것에 대해서는 “대주주이기 때문에 내년 총회에서 더 큰 적자가 날 경우 군에 모든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며 “소액주주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정도”라고 복잡한 심경도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 주주들은 양파 구입배경, 강남매장을 구입하게 된 경위, 담보로 잡혀 있는 정기예금의 용도, 책임소재, 손실분 요구, 활성화 방안 및 대주주 협의회 내용, 존속 시 운영자금 대안 등을 따졌지만 사장 공석에다 매끄럽지 못한 의사진행과 추궁으로 어물쩍 넘어갔다.
한편 속리산유통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속리산유통의 자산은 59억 9581만원(유동자산 33억 7872만원, 고정자산 26억여원), 부채는 농산물유통공사 산지활성화 자금 22억 5000만원과 강남상가 임대보증금 1억 5000만원 등 총 29억16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자본잠식률이 32%인 점을 들어 해산을 진행할 경우 주당 손실률을 60~70%까지 확대될 것으로도 추정하고 있다. 강남매장 등의 부동산 시세와 군과 농수산물유통공사의 보조금 지원 처리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주당손실은 달라진다.
해산절차로는 청산인 선임등기, 회사재산조사보고, 채권신고 공고 및 최고, 채권 추심 및 재산매각, 채무변제 및 잔여재산 분배, 결산승인보고, 청산종결 수순을 거치게 된다.
/김인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