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날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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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날의 단상
  • 송원자 편집위원
  • 승인 2012.02.0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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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눈을 뜨면 유리창사이로 바라보기만 하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베란다 화초들, 며칠 전에 그중의 향기로운 로즈마리가 보라색 꽃을 피운 것을 보았다. 무척 반가웠지만 몇 송이가 피었는데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나의 무심함에 조금은 화가 났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꿈을 갖고 도전하지 못하고 쉽게 안주하려는 나의 습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날씨는 겨울 한복판에 있는 것처럼 바람이 쌩쌩 불고 무척 춥다. 예쁜 꽃을 들여다보며, 그래도 봄은 결코 멀지 않아 올 것이며 거기에 맞춰 새로운 꿈을 갖고 도전해 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 곧 학교마다 졸업식이 있고, 입학식이 이어지는 시기가 올 것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을 둔 부모의 마음은 설레면서 공부를 시작하는 시기라 걱정도 될 것이다. 40년이 훌쩍 지난 나의 초등학교 입학시기에는 우는 아이들도 많았고, 콧수건을 가슴에 달고 다녔지만 다반사가 콧물을 질질 흘리고 다녔다. 요즘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분리시기가 이미 유아원이나 유치원을 거쳤기에 입학식에서 우는 아이도 콧물을 흘리는 아이도 없다. 그 옛날 우리 때보다, 요즘 아이들은 환경에 대한 적응과 자기관리가 빨라진 것이다. 드디어 아이들은 학교교육에 입문을 하게 된다.
이렇게 순간순간 우리에게는 새로운 환경이 주어지고, 또 그것에 맞게 적응해야하는 시기가 찾아온다. 6년간의 초등교육을 마치고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익숙해져야 할 것들이 우선 교복이고, 과목마다 다른 선생님들과의 만남일 것이다. 또 한 번 피곤한 시간을 맞이할 것이다. 고등학교는 중학교와 별다른 것이 없지만 대학진학을 위한 시기라 빠르면 입학하자마자 수험생으로 변신해야 할 수도 있다. 대학생활은 가장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많은 자유가 주어지고 그래서 자신이 선택해야 할 일도 덩달아 많아지고 그것에 의해 자신의 길도 달라질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자신의 일을 자신이 개척해야하고 책임성이 따르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후, 직장을 갖고 독신의 길을 걷는 사람도 있지만 배우자를 만나 부모로부터 완전독립을 하여 가정생활을 꾸려갈 것이다.
이렇게 변화를 거치며 살아가는 동안, 그 변화에 적응을 하게 되고 강제성을 띤 학교교육 기간에는 일방적으로 누군가에 의해 길들여질 것이다. 반추해보면, 길들이는 사람에 따라 그것을 받아드리는 태도에 따라 결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러다가 많은 사람을 만나는 속에서 그 사람들로부터 삶의 향기나 색깔을 배우고 서로 간에 영향을 주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사람들에게 길들여지고 또 길들여가며 주고받는 형태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친구를 만나도 오랜 시간 같이 있다 보면 친구의 성격을 파악하게 되고 해서 그 친구가 싫어하는 것들을 하지 않게 되고 서로를 배려하게 된다.
결혼 생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상대방의 못마땅한 생각과 말과 행동을 바꾸기에는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 상대방도 자신에게 못마땅한 것이 얼마나 많을까? 해서 처음에는 갈등도 많이 일어나지만 차츰 자신이 상대방에 의해 길들여지고 상대방도 자신한테 조금씩 길들여져 서로를 닮아 가는가보다.
희망을 갖고 끝이 없을 것처럼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리고 가치관도 변한다. 앞으로 난 누군가를 길들이는 것 보다 내가 누군가에게 길들여지는 삶을 살고 싶다. 온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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