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을 떡국과 함께 새로운 마음을 나누고 싶어서, 몇몇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였다. 조촐하지만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마음은 한 없이 행복했다. 이미 전화로 새해인사를 했지만 얼굴을 보며 서로의 손을 잡고 복을 빌고, 덕담을 주고받으니 분위기가 참 따뜻했다.
그리고 새롭게 출발하는 올해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친구는 “7가지의 생활수칙을 적은 행복수첩을 만들어 실천할 계획”이라 했다. 그 내용은 “자신을 비롯하여 남을 칭찬해주기, 남 배려하기, 예쁜 말하기 등”이었다. 좋은 내용은 다 들어 간 것 같다. 모두가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너무 많아 다 잘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한 친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편과 자녀를 위한 비중이 컸는데 자기계발에 치중하고 남편 말을 잘 듣겠다.”고 했다. 즉 “남편에게 잘 순종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 친구의 어투와 표정을 보며 우리는 약간 코믹하게 받아드려 배를 잡고 웃었다.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많이 갖는 것, 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남편의 말을 잘 듣는 다는 것은 남편을 편안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 배우자가 행복할 때, 나도 행복하고 내가 행복해 할 때, 배우자 역시 같은 마음일 거란 생각을 하며 모두가 박수를 쳤다.
한 친구는 “두 번째 손녀딸이 태어나고 더욱 바빠지는 시간이 될 것 같고, 우리 모두 건강하게 싸우지 말고 지금처럼 잘 지내자!”고 하여 맞장구를 쳤다. 우리는 한 친구의 이야기가 끝날 때 마다 서로의 의견도 교류하며 한바탕씩 웃곤 했는데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건강이었다.
나도 새해 새 약속을 “내 소중한 것들을 잘 지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정말 내게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되찾고, 그것을 지키며 소박하게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소중한 것에 대한 분류가 필요한 것 같다. 이 세상에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내 남편의 아내와 내 자녀들의 엄마자리, 그리고 나를 성장하게 했던 부모와 형제들에 대한 것들, 즉 가족은 누구나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이다. 그들에게 어떻게 해야 된다는 이야기는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게 영향을 주었던 사람들을 되새겨본다. 많은 사람들 중에 내 삶의 옆에서 내 생활을 지켜보며 우정을 지켜온 친구들이 있다. 함께했던 많은 시간 속에 추억도 많고 때로는 기대심리가 너무 많아 서운했던 적도 있었고, 고마움도 많았던 친구, 때로는 나의 결점 때문에 친구를 힘들게 해도 그 단점까지 수용했던 친구, 그 친구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껴본다. 앞으로도 늘 함께 걸으며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잘해주고 서로를 존중하며 지켜나가고 싶다. 또 많은 세월 멀리 떨어져 소식을 전하지 못하는 친구도 있다. 그런 친구는 만나도 너무 오랜 세월 다르게 살아 공통대화를 찾기 힘들지만 그 옛날 공유했던 추억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소중하다. 이제는 그런 친구들을 찾아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또 우정을 지켜 나가고 싶다.
소중한 것이 어디 가족과 친구뿐일까? 든든한 후원자인 선배와 친근감이 넘치는 후배, 그리고 어린친구들... 자주 또는 순간순간 만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도 늘 웃음과 좋은 에너지를 주고 서로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싶다.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동안, 언제부터인가 밖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우리의 따스한 우정을 한데 모아 하얀 눈을 바라보며 함성을 질러 보았다. 모든 것은 흘러간다. 힘들었던 것도, 좋았던 순간도 다 흘러간다. 정녕 한 해를 보내고 또 새해에 또 다른 꿈을 가진다 해도 친구들과 함께한 그 순간만은 마음이 꽉 채워진 느낌이었다. 어떤 부러움도 부족함도 하나 없는 듯 했다. 올 한해에도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소망이 이루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우린 또 다른 놀이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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