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제일 빛나는 다이어로 수놓은 사랑의 백금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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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제일 빛나는 다이어로 수놓은 사랑의 백금반지!
  • 서당골 청소년수련원 원장 손진규
  • 승인 2011.10.06 2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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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세 번 바뀌고도 몇 년이 지난 그 해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1년여 교사로서의 꿈을 펼치다가 군 복무를 마치고 복직하여 교직 생활에서 처음으로 6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의 제자들 이야기다.

학급 운영에 최선을 다하며 작은 것 하나에도 소홀함 없이 오직 사랑으로 많은 정을 쏟았고 하늘 우러러 부끄러움 없는 교사가 되자고 늘 기도했던 날들이었다.

6개 반 중에서 어떤 교육활동이던지 다른 반보다 앞서야만 직성이 풀렸던 욕심쟁이 스물 몇 살 젊은 교사의 패기!
성적부터 시작해서 학반별 체육대회, 백일장, 그리기 대회 등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관심을 가지고 지도하여 늘 두각을 나타내었던 정말 사랑했던 아이들!

특히 일기쓰기 강조와 거짓말을 했을 때는 사랑의 매를 약속하여 용서하지 않았던 그 시간들이 흘러 제자들이 벌써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으니 세월의 흐름이 쏜 살 같다는 이야기가 무색하다.

학급 운영에 잘 따라 주었던 반 아이들과 너무 깊게 정이 들어 졸업식장에서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내빈들 보기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교문 앞까지 아이들을 배웅하고 나서 눈이 붓도록 눈물을 흘렸던 그 잔잔한 기억들!

소식을 자주 주고받던 그 제자들이 어느 날, 환갑 축하 파티를 열겠다며 연락이 왔다.

나는 일언지하에 "요사이 환갑을 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마음은 청춘인데 나이 들었다는 사실을 강하게 부정하고 싶었기에 진심으로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러나 제자들은 울산 H고등학교의 학생부장인 성규를 중심으로 여름휴가를 내어 경향 각지에서 모이기로 이미 결정을 했다는 통보 형식이었고 집결 장소는 대구의 여 제자 M의 집이란다.


돌이켜 보면 참 고맙고 의리 있는 제자들이다.
스승의 날 아기를 등에 없고 땀을 흘리며 카네이션꽃바구니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교무실로 들어서던 M의 모습!

동료 교사들의 감격의 환호성!

해마다 스승의 날이면 정겨운 사연에 귀한 선물을 보내 주었던 제자다.

큰아들이 서울로 대학진학을 하게 되었을 때 기뻐하며 자기 집에서 머물게 하며 돌보겠다던 M!

그 한마디가 너무도 고마운 말! 천금을 주고 살 수 있을까?

유달리 배려심이 많은 M은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던 그 여름날, 자기 집에서 귀한 음식상을 차려 열대여섯 명의 친구들을 맞이하였으니 그 성의가 대단하지 않는가?

레스토랑 음식보다도 정성이라며 모든 음식은 밤 세워 혼자서 요리를 했다니 감동이었다.

그 날 늦게 도착한 S!

초등학교시절 유난히도 부끄러움이 많고 복덩이처럼 생겼던 소녀가 소문대로 명랑 쾌활한 모습에 화려한 패션으로 나타나 친구들의 환호성을 받았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 졸업 후 처음 만난 S는 날 보더니

"예는 누구야? 처음 보는데...... 우리 반 맞아?" 라며 악수를 청하는 것이었다.

맙소사! 아닌 밤중에 날벼락이었다.

모두가 배꼽을 잡고 방바닥을 구르며 완전 웃음바다가 되었으며 무슨 영문인줄도 모르던 S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내 손을 잡고 "선생님! 불로초 잡수셨어요? 동안 대회 나가면 대상 감"이라며 위기를 모면하려고 수다를 떨었다.

“S야! 고마워. 내가 너희와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젊게 봐주니 ”

세월은 그렇게 흘러 함께 나이 들어가니 구별하기가 어려웠겠지?

그 날 제자들은 다이어로 수놓은 백금 반지를 끼워 주며 스승의 노래를 합창했고 모두가 행복에 취해 건배의 잔을 들었다.

나의 재산 목록 안에서 숨 쉬는 사랑하는 제자들! 눈물이 나도록 감사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우린 1974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가 그 여름밤이 깊어 가도록 추억을 반추했으며 그 후 정년 퇴임식에도 제자들 이 십 여명 이 참석해서 감동적인 이벤트 축하를 받았으니 분명 나는 축복 받은 행복한 사람이다.

제자들, 영원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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