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에 만난 친구야, 우린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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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에 만난 친구야, 우린 행복했다!
  • 서골청소년수련원 원장 손진규
  • 승인 2011.09.08 10: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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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3월, 우리는 고등학교 입학식장에서 만나 클라스메이트가 되었고 함께 밴드부에서 클라리넷을 연주 했으니까 누구보다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음악성이 뛰어나 밴드부에서는 악장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친구! 늘 새 튜너를 사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는 것 외에는 말 수가 적었으며 검정 안경에 조금 작고 마른 체격이었던 친구!
그렇게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에 진급한 후 얼마나 지났을까?  친구는 결석하는 횟수가 잦아지고 어려운 가정 형편과 음악 실기를 독학한다는 소문이었으며 음악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던 친구를 우리 모두는 부러워했다.
졸업 후 친구는 서울대 음대로, 나는 대구교육대학으로 진학 하면서 고향에 친구들을 만나는 기회가 별로 없었고 서로의 소식은 두절되고 말았다.
그 세월이 45년이 흘렀는데 수련원으로 한걸음에 친구가 달려왔다. 지난 해 여름 청주에서 만나 담임선생님을 찾아 뵙고 두 번째 만나는 친구다. "반갑다 친구야!"
지난 해 여름 생각나지? 어느 시인의 블로그에서 '우리 사랑은 천년도 짧아라'라는 악보를 보고 작곡가가 자네라는 것을 확인하여 45년만에 목소리를 들었던 순간을!
긴 이야기 끝에 고등학교 3년 간 담임을 하신 선생님이 청주에 계시니?찾아뵙자는 나의 권유에 쾌히 찬동을 했고 선생님이 계신 아파트 마당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한 눈에 자네를 쉽게 알아 볼 수 있었지. 학창시절의 그 모습이 어렴풋이 남아 있었으니까.
내게 건넨 가곡집 20,21,22집 CD 3장의 귀한 선물! 수천 곡의 가곡을 작곡한 유명 음악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열정과 노력하는 자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집념 강한 예술가임을 친구로 두었다는 것이 두 배의 기쁨 이었다네 
아파트 마당까지 우리를 맞으러 나오신 담임선생님! 자네는 졸업 후에 처음 뵈었지만  몇 번 뵈었던 선생님이 너무 연세 들어 보이는 백발에 몸이 편찮으셨다는 우울한 표정에 마음이 무거웠지만 반가움에 우린 선생님의 두 손을 꼭 잡고 포옹을 했잖아.
따가운 8월의 태양 볕 아래서 선생님 내외분을 모시고 사진 촬영을 하던 순간은 열여덟 소년으로 다시 돌아간 한없는 행복감! 우린교육자의 함께한 동지 의식 때문이었을까?
내외 분을 모시고 간 한정식당에서 게장 정식을 그렇게 맛나게 드시는 것을 보고 다음번엔 선생님을 모시고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모셔야겠다고 약속했던 그 시간들.
고등학교시절, 학교 내의 사택에 사셨던 선생님 댁을 방문했을 땐 삼십대의 고우셨던 사모님이 백발로 머리 양 옆으로는 바닷물처럼 파란 나비 머리핀을 곱게 꽂으시고 추억의 장을 펼쳐 주셨으니 우린 타임 머쉰을 탄 기분이었지.
친구야! 나의 대학 진학 문제로 삼 십리 시골집을 오셔서 부모님과 긴 겨울밤을 보내셨던 선생님과의 1박 2일 !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지금도 가슴 한켠에 자리 잡고 있다네
우린 선생님께 드릴 선물 때문에 고민했잖아. 일흔 여덟 연세의 선생님께 드릴 선물을 고르느라 고심하여 한 갈색 무늬의 긴팔 와이셔츠에 갈색에 황금 빛 반짝이가 들어간 타이와 전미가 풍기는 타이핀 그리고  정성으로 마련한 촌지.
편찮으신 몸으로 제자들의 방문을 마나 기특해 하셨을까? 아와 주는 것 만으로도 맙다 시던 선생님 내외분!
친구야! 인생은 60부터!
우리 이제부터 정년퇴임의 기쁨을 만끽하며 범사에 감사하고 초선을 다하는 삶을 가꾸세. 멋지게 나이 들어가며 영원한 우정의 나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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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제 2011-09-28 22:39:33
향수를 부르는 한편의 멋진 드라마 같은 글에 감사하면서 한 말씀드리자면 선생님과 친구분은 어떤분이신지 궁금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보고 듣는바, 보은사람 중엔 잘난 분들이 괭장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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