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이 의원을 따라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진당으로 당선된 남부 3군 군수들과 도의원, 기초의원 등 선출직 20여명의 줄 탈당이 예상된다. 시간이 문제일 뿐 당적을 변경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거취에 관심을 끄는 이용희 의원의 행보는 유보적이다. 내년 총선출마를 앞둔 재한씨가 민주당으로 직행함에 따라 이 의원은 자유선진당 잔류나 탈당 후 민주당 복당 등을 놓고 고심을 거듭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선진당에 남아 정국상황을 지켜보면서 연말 또는 정기국회가 끝나는 10월말쯤 거취 표명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이재한씨의 민주당 입당은 남부 3군에서 충북 교두보를 구축한 선진당의 사실상 몰락을, 반면 제1야당이면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후보조차 내지 못해 자존심이 구겨질 때로 구겨진 민주당에게는 반전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지역에서는 이번 이재한씨의 민주당 입당은 3년여 간 지속해온 선진당과 한나라당의 대결구도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정쟁구도로 판이 바뀌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이재한씨 민주당 입당
이재한씨가 지난달 26일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재한씨는 입당하기 전날 “갑작스럽게 내일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입당하게 됐다”며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입당소식을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손학규 대표 등이 참석한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재한 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의결 임명했다. 이재한씨는 “민주당의 자존심을 살리고 서민과 소외계층의 답답함을 해결하여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정치목표로 삼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한씨가 당대표실에서 공석인 지역구위원장으로 입당식을 가진 것에 대해 민주당 충북도당은 특별배려로 간주하고 있다. 이재한씨의 민주당 입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를 지지한 이용희 의원이 7월경 이시종 지사와 손학규 대표를 만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 3군 선출직 대거 이동 예고
이재한씨의 민주당 입당으로 자유선진당 소속인 보은 옥천 영동지역의 군수를 비롯해 도의원과 기초의원 등 당적 이동이 예상된다.
보은의 경우 이재한씨 입당 전 정상혁 군수, 유완백 도의원, 이재열 보은군의회 의장, 김응선 부의장, 정희덕 의원, 이달권 의원 등은 자유선진당 탈당서와 민주당 입당원서를 이미 작성해 놓았다는 전언이다. 다만 탈당과 동시에 의원직을 상실하는 비례대표 하유정 의원은 제외됐다.
보은에 이어 옥천군과 영동군도 보은과 맥을 같이 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재한씨의 민주당 입당 이후 영동과 옥천지역의 측근들도 탈당서를 작성해놓았다는 말이 나돌고 있으나 본인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옥천주재 기자에 따르면 옥천군수는 이재한씨 입당 후 입장을 묻는 물음에 “이용희 의원과 함께 가면 몰라도 당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연합통신은 익명으로 “이 의원의 도움을 받아 군수에 당선됐는데 배신할 순 없지 않느냐”며 “재한씨에게 힘을 보태려면 나를 포함한 선진당 군수 3명의 민주당 입당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추석을 전후해 입당시기와 방식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용희 의원의 도움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남부 3군 선출직은 이 의원의 뜻을 저버리기 힘든 상황이라 시기와 형식의 문제이지 어쨌든 민주당으로 당적 변경이 예상된다.
▲ 자유선진당 잔류나 민주당 복당이냐
이 의원은 지난 2008년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됐다. 그러나 자유선진당으로 기수를 돌려 당선됐다. 이후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남부 3군 군수를 비롯해 도의원 기초의원 대다수를 후원해 석권했다. 이 의원의 영향력과 힘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의원은 그간 당원들의 민주당 복당 권유에도 신의와 명분을 들어 선진당을 탈당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재한씨 입당에 앞서 지방선거에서 후원한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와 손학규 대표를 만나 재한씨 입당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 의원의 향후 행보에 대해 대략 두 가지 추정이 나온다. 자유선진당 잔류와 탈당 후 민주당 복당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연말쯤 자유선진당 잔류나 탈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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