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안 맞는 보은군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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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안 맞는 보은군의회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1.08.2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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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의회가 지난 12일 2차 추경예산 심사에서 보은군이 편성한 학교급식지원금 4738만원을 삭감했다. 이 예산은 고등학교와 유치원 등에 급식비로 제공할 비용이었다. 반면 무상급식을 실시 중인 초중학교에 들어갈 친환경 쌀 차액금(나라미와 친환경 쌀의 차액) 7445만원에 대한 예산집행은 승인했다. 이번 예산 심사결과를 보면 군의회 행보가 갈지자를 걷고 있다는 느낌이다. 결과적으로 학교급식을 둘러싸고 나라미냐 친환경 쌀이냐 논란을 몰고 온 지난 6개월 동안 친환경 쌀 제공보다는 그 비용으로 학교급식 지원 대상 폭을 넓히는 편이 낮다는 논리는 한낱 말재주였으니 말이다.
애초 보은군은 2010년 11월 25일 교육경비보조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초등 15개교와 중등 5개 학교에 대해 군비와 도비 등 학교급식비 5억64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었다. 또 친환경 쌀 차액 지원으로 보육시설 8개소, 병설유치원 14개소, 고등학교 4개소를 대상으로 정부미 고시가와 친환경쌀의 차액 8900만원(전액 군비)을 지원키로 하고 2011년 본예산에 예산을 편성했었다.
그러나 군의회는 지난해 12월 ‘2011년 보은군 본예산’ 심사에서 친환경 차액급식비 지원 8900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이어 올 2월 민들레희망연대가 주민발의로 발의한 보은군친환경학교무상급식 지원조례안을 부결했다.
군의회는 이 조례안을 부결한 배경에 대해 “초·중학생 뿐 아니라 장차는 유아·유치원, 고등학교 학생들에까지 고른 무상급식 혜택을 주어 학부모·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고육지책에서 나온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곤 가장 중요한 부결요인으로 “초·중생을 위한 친환경쌀 지원금 8900만원에 대한 예산삭감”을 거론하면서 “현행조례인 ‘보은군친환경학교급식지원에 대한 조례’에 따르면 유아·유치, 고등부까지 급식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현행 방침으로는 원안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초·중등 친환경쌀 지원예산 확보로는 고른 혜택을 줄 수 없다고 판단, 삭감한 것”이라고 밝혔었다.
일련의 과정을 볼 때 군의회는 이번 2차 추경안 예산심의에서 앞뒤 맞지 않는 예산심사를 벌였다. 군의회 말처럼 “현 학교급식 조례에는 유치원과 고등학생까지 급식지원이 이뤄지도록 되어 있지만 초중학교에만 친환경쌀을 지원하는 것은 형평이 맞지 않는다”며 “유치원과 고등학교까지 이루어진 다음에 친환경쌀 지원을 논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스스로 뒤집고 학교급식지원금 4738만원을 삭감했다.
이 뿐 아니라 올 본예산 심사에서 친환경 차액급식비 지원 8900만원을 삭감한 것도 납득할 수 없게 됐다. 당초 이 예산은 교육경비보조심의위원회 심의를 바탕으로 보육시설 8개소, 병설유치원 14개소, 고등학교 4개소를 대상으로 편성됐을 터인데 초중생 친환경급식비 차액을 삭감했다고 하니 혼선이 간다. 차라리 자존심이 구겨질지언정 소모적 논쟁이었음을 자인하고 군이 올린 학교급식지원금 4738만원과 친환경 쌀 차액금 7445만원 모두를 승인했다면 수긍이 간다.
주민을 대표해 조례 제·개정과 예산심의, 그리고 행정감사의 기능을 짊어진 군의회가 예산편성을 이렇게 뒤죽박죽 방향을 진행해서야 군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는가. 군의회는 오락가락한 예산심사에 대해 군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해명이건 명분이건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군의 지원을 기대했던 학부모들이나 기타 관심을 갖고 추이를 지켜본 군민들을 우롱하면서 본인들 입맛대로 예산편성을 주물렀다고 밖에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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