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멀쩡했던 산벚나무를 왕벚나무로 교체한 산외면 봉계리~장갑삼거리 도로변 가로수가 망가졌다. 산외면 주민조차 가로수 연장이 6㎞나 되는데도 올해 꽃이 피었는지 기억조차 못할 정도로 올해 벚나무 꽃은 초라했다.
산외면은 작년 5월 수령이 20년이 지난 산벚나무 1000여주를 어린 왕벚나무로 모두 교체했다. 보은군이 군예산 2억 1200만원을 들여 직경 30㎝ 정도에 달하는 산벚나무를 직경이 10㎝도 되지 않는 왕벚나무로 수종을 바꿨지만 잎이 아예 나오지 않았거나 고사된 나무를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탁주리 주민 A씨는 “벚나무 170그루 정도가 죽었다. 올해 70여주 보식도 했지만 싹도 나오지 않고 있다.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구티리 주민 B씨는 “가로수를 교체하기 전에는 아이들과 오가며 꽃도 보고 벚도 따먹었지만 올해는 꽃이 피지 않아 열매는 아예 구경조차 못했다”고 전했다.
보은군이 가로수를 교체한 이유는 주민들의 건의에 따랐다. 지난해 초 700여명의 산외주민들로부터 서명을 받은 진정서가 군에 접수됐고 이전에도 가로수를 교체해달라는 건의와 진정을 수시로 받았다. 교체 주문은 산벚나무의 꽃 피는 시기가 제각각이어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주민 C씨는 이와 관련 “주민 서명이 있었다지만 서명이 과연 제대로 된 것인지 마지못해 서명에 응한 것이지는 모르지만 산외면 지역은 온도차이가 있어 벚꽃이 동시에 필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주민은 “종전의 산벚나무는 입찰을 통해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로 간 것으로 알고 있다. 전에는 왕벚나무가 인기수종이었지만 공급과잉으로 왕벚나무가 남아 돈다”며 종전 산벚나무를 교체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수종교체는 입찰에 의해 제천의 한국자연환경연구소가 작업했다.
보은군청 공원녹지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한 후 올 가을에 고사된 나무를 교체하도록 하자보수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