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조에 투철한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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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조에 투철한 여인
  • 이흥섭 실버기자
  • 승인 2011.05.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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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에 굶주리던 시절 이종순 할머니는 젊은 새댁 시절에 삼승면 달산리에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남편 박남희씨는 공사장에서 흙더미에 깔려 불구자가 됐고, 생활에 어려움을 안고 북실 종곡 마을로 일곱 식구와 함께 이사를 왔다.
각중에 누가 농사 지을 땅을 주기도 어려운 일이다. 부자들이 농사거리를 주어 열심히 농사를 지어 심성이 바른 이 부부는 지주들에게 서운치 않게 진실한 마음으로 일을 하여 칭찬이 자자했다.
그러다 제실 농사거리가 생겨 산날망에 제실집으로 이주, 제실 땅을 부치며 6형제를 키우고 중,고등학교를 보내고 열심히 알뜰살뜰 살아 몇 천평의 밭도 사게되었다.
몸이 불편한 남편과 소달구지를 타고 열심히 먼 밭과 논에서 농사를 지었고, 아들들은 기술전선에 나가서 열심히 살아 비포장에 물 길어 먹기도 힘들었던 생활을 청산하고 동네 평지에 집을 사 이전하여 동네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고 먹고 살만한 토지도 장만하였다.
박남희씨와 이종순 할머니는 이제 자식들도 대학을 나오고 6형제들이 수시로 찾아와 나무도 심고 대추나무 밭도 관리하고 일을 도와주고 있다.
논 농사도 힘이 들어서 식량 할 만큼만 하고, 삼밭을 내주었다며 이종순 할머니는 경로당에 나와서 지난날에 설움을 털어 놓고는 한다.
새댁 시절에 권력가들이 공연히 밤에 찾아와 안 가고 있을 때 이종순 할머니는 투철한 지조 정신으로 권력에 굴하지 않았다.
옛날에 시부모님을 모시고 불구의 남편과 6형제를 키우며 받았던 설움들을 하나 둘 이야기 하곤 한다.
춥고 배고프던 시절을 회생하며 고왔던 얼굴엔 골이 깊히 파였으나 지난 세월은 연속드라마 같은 이야기이다. 이제는 나이가 더 많은 할머니들에게 봉사정신으로 쌀과 기름을 이동장사가 오면 사서 겨울에 경로당을 찾아온 독거노인들에게 점심식사도 해드리고 화투도 치고, 윷놀이도 하고 즐겁게 사는 모습이다.
경로당 할머니들에게 이종순할머니는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사람이다. 모쪼록 건강해서 돌아오는 겨울에도 나이 많은 독거노인들과 함께 할 수 있길 바란다.
평생동안 어렵고 고통속에서도 가정을 지킨 이종순 할머니. 가정의 달에 이종순 할머니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흥섭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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