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을 잡아라
총선 향배 '보은표심' 좌우
“보은지역에 인재가 없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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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을 잡아라
총선 향배 '보은표심' 좌우
“보은지역에 인재가 없는 게 아니라...”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1.05.12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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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정가가 11개월 앞으로 다가온 19대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는 곳이 보은군이다.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한 지역인데다 보은지역을 대표할 뚜렷한 주자가 부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18대 총선의 경우 자유선진당 이용희 의원이 남부3군에서 3만790표로 승리했다. 2위 한나라당 심규철 후보를 1903표차로 따돌렸다. 이 의원이 보은에서 9875표(52.8%)를 얻은 반면 심 후보는 이 의원보다 3288표 뒤진 6587표(35.2%)를 얻었다. 영동에선 텃밭인 심 후보가, 옥천에서는 이 의원이 압도적 지지를 받은 가운데 보은군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는데 이견이 없다.
총선 이후 심 전의원은 보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동, 옥천에서는 예상대로 표가 나왔다. 옥천에서 7000표 이상 나온 선거는 이번이(18대) 처음이었다. 예상한 9000표보다는 못 미쳤지만 나름대로 선전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은에서 돌풍이 불었다. 보은에서 그렇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보은에서의 격차를 패인으로 풀이했다.
2007년 대선에서도 옥천과 영동에서 한나라당이 우위를 보였지만 보은군만은 통합민주당이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곳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 때문에 18대 총선을 앞두고 보은지역에서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면 한나라당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팽배했지만 심 전의원측은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당시 이용희 의원은 통합민주당 정당공천에서 제외된 데다 같은 옥천 출신의 정서용 민주당 후보가 출마함에 따라 표가 분산되는 악조건 속에서 당선을 이끌었다. 보은에서 이 의원의 저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남부 3군에서 총선 입후보예정자로 박덕흠, 손만복, 심규철, 이재한, 조위필 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보은 뱃뜰공원에서 선관위가 주최한 공명선거 기원제에도 이들이 참석했다. 이 중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장과 심 전의원은 한나라당을, 이재한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과 손만복 옥천발전연구소장은 민주당 공천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위필 한국민속소싸움협회장도 내심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눈치다. 조 회장은 작년 보은군청에서 19대 총선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정당으로는 의석수가 많은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어야 힘도 있고 법률안 제·개정에도 유리하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조 회장과 손 소장의 경우 완주나 경쟁력에서 미심쩍어 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아직 인지도가 미미한 수준인데다 활동반경도 제한적이어서 지역정가는 이들의 질주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손 소장은 무엇보다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한 점이 걸린다. 조 회장의 경우도 기자회견을 자청할 당시 극히 일부 언론만 보도가 나갔고 올해도 상대적으로 조명을 그리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보은의 유권자 수가 적은 것도 장애물로 보고 있다. 이현재 한나라당사무부총장이 그랬듯 당선 가능성이 그만큼 멀게 보이기 때문이다. 보은출신의 홍상표 수석의 경우도 이런 점에서 출마를 가정한다면 남부3군보다는 상대적으로 정국 기류를 탈수 있는 대도시에서의 출마가 점쳐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렇게 보면 출신지별로는 보은 1명, 옥천 2명, 영동 1명이지만 심규철 전의원과 박덕흠 회장이 한나라당 공천을 놓고 경합 후 이들 중 한명이 이재한 부회장과 격돌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다.
이 부회장의 경우는 민주당 손 소장과 공천경쟁을 예상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는 손 소장의 공천가능성에 대해 “글쎄요. 그렇게 될까요.”란 표현으로 우회적으로 손 소장이 공천을 거머쥐기가 녹록치 않음을 시사했다.
조 회장도 정당을 등에 업든 무소속이든 출마가능성은 열려 있다. 어떤 경우든 승부 열쇠는 보은군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많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예비주자들이 특히 보은군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지역정가는 보고 있다.
남부 3군 유권자 수는 대략 보은 2만9000명, 옥천 4만4000명, 영동 4만1000명. 지역세로는 옥천과 영동이 유리하고 보은이 불리하다. 이와 관련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어준선 안국약품 회장은 작년 2월 본사와의 인터뷰에서 과거를 이렇게 떠올렸다.
“보은지역에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있어도 지역민들이 한데 그들을 밀어주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내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을 때 표심을 열어보니 67%라는 지지율이 나옵디다. 당시 96년도에 보은지역 유권자수는 4만 명이었어요. 그때 심정으로는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지지할 것’이라는 생각에 꽉차있긴 했었지만….”
“보은에서 전국구 국회의원을 만들어 낼 비책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보은군민이 똘똘 뭉치면 가능합니다. 적어도 보은지역에서 75%의 지지율을 만들어 준다면 옥천이나 영동에서도 그 여세를 몰아 당선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 지역출신이 그 지역에서조차 지지율이 낮기 때문에 어려운 겁니다.”
보은군은 1948년 실시된 제헌국회의원 선거 이래 1960년 5대 민의원을 지낸 박기종씨와 어 회장밖에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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