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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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북면 노인회장 김 정 범
  • 승인 2011.03.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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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연배들에 비하면 꽤나 늦은 편이라 할 것이나 이제 손자 아이가 5살이 되어 유아원에 가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제 엄마가 휴직을 하고 키워왔지만 이제는 새 학기에 복직을 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유아원에 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아이들이 그 나이가 되면 유아원이나 유치원에 가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 요즈음의 일반적인 제도처럼 되어 버렸다. 어쩌면 일찍부터 사회성을 기르며 자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라고 생각 할 수 있겠으나 인성이 형성 되는 중요한 시기에 가정교육의 기회가 희소된다는 사실도 간과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예전 농경시대의 우리 가정에서는 손자를 귀여워하면 할아버지 수염이 남지를 않는다는 속담처럼 할아버지 할머니 무릎에서 훈육을 받으며 자랐으므로 가족관계의 범위가 넓어지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 되었는데 이제는 아주 어려서부터 경쟁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라게 되었으므로 나만을 중심으로 한 사고를 갖게 되어 불합리한 가정과 사회를 형성하는 모순이 나타나게 되는 것 같다.
며칠 전 어느 모임의 자리에서 가족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을 설문 조사한 결과가 방송 된 내용을 가지고 약간의 토론을 벌인 적이 있다. 그 내용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조부모나 삼촌을 가족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과 오히려 외가 쪽의 이모나 외삼촌을 더 좋아 하고 가깝게 여긴다는 것이었다. 방송에서는 그저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평범한 뉴스였는지 아니면 너무 변해버린 가족 개념이 안타까워서였는지 또는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드려야 한다는 뜻이지 그 진의는 알 수 없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된 이들이 이 말을 들을 때에는 너무 어처구니없어 씁쓸한 웃음을 지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어느 분은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양육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어느 분은 그것은 노인들 생각이지 젊은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 노인들이 생각을 바꾸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노인들도 손자를 맡아 기르려는 것을 기피하고 있으니 그 책임 또한 어른들에게도 있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한 마당에서 팔촌이 난다는 말처럼 대 가족 시대에서는 4촌, 6촌도 한 가족으로 여기며 살았는데 이제는 삼촌은 고사하고 조부모까지도 가족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하니 이는 격세지감이라고 하기 보다는 잘못된 교육에서 비롯된 변화의 필연적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가족이라는 사전적 뜻은 부부를 중심으로 한집안을 이루는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부모와 자녀가 벽으로 둘러싸인 집이라는 같은 공간에 같이 살지 않는다하여 가족이 되지 않을 수 없듯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같은 집에 살지 않는다하여 아이들이 가족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은 1, 3세대 간의 괴리일지모르나 아이들의 생각이 잘못 되었다고 하기보다는 기성세대들에 의해 잘못 조성 된 가정의 제도와 교육, 그리고 가족 간의 대화와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때문일 것이라 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젊은 주부 한분이 누가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느냐 라고 묻기에 누구든 교육 정책을 바로 세울 수 있는 분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하니 자기도 공감 한다고 한 적이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 교육이 잘못 되어가고 있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성 가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길들여지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운 것이다. 우리 선조들의 학문이란 대개가 삶의 도리를 가르침으로 인격과 인성을 중요시 하였는데 언제 부터인지 가정에서도 그렇듯이 학교에서도 인성이나 인격 성장을 위해 가르쳐야 할 윤리 도덕 같은 교과목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배제 된 채 지식 위주의 교육으로 친구들과의 경쟁에서도 뒤 지면 안 된다는 강박 관념 속에 아이들을 가두어버리고 있으니 가정과 사회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기는 어렵다는 우려를 떨칠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가족이란 어떤 정의로 규정 되고 구성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은 피가 서로의 혈관에 흐른다는 사실로 인하여 사랑과 희생이라는 고리로 서로를 엮어주고 있으며 이 관계는 내게 생명을 주어 이 땅에 태어나게 하여 주었기에 이들에게 감사하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 해 봄으로 참 된 가족의 관계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북면 노인회장 김 정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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