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가신나라 어디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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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가신나라 어디매요
  • 이흥섭 실버기자
  • 승인 2011.03.1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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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치마 폭 지금도 생각나요. 안골산 바라보면서 내가 자란 보은 강신 7번지 내가 나고 자란 곳, 있을 수 없이 생각 나는 곳.
어머니 행주치마 검은 끄름 조롱조롱 자식들 걱정, 잊을 날 없으시고 질화로에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던 시절, 누에 처서 명주 짜고 목화 농사 무명 짜시고 쉴 새 없이 일 하시던 어머니.
아래 체 희 박꽃 피어날 즈음, 보리쌀 안치시고 저녁준비 서두르고 구겨진 양제기에 텃밭에 감자 캐서 저녁준비 바쁘시던 석양이 지는 저녁 어둠이 가려오면 마당에 모깃불 피으시고 치마 끝에 등불 밝히고 앞마당에 멍석 깔고 온 가족이 오순도순 밤하늘에 별을 세고 담 밑에 귀뚜라미 찌르찌르 울어대고 반딧불 반짝반짝 허공에 수를 놓던 그 시절이 아련히 떠오른다.
우리 어머니 하늘나라 가신지가 43년 훌쩍 지나 내 나이도 84세라 세월 속에 세월은 유수와 같다 했지만 어머닌 72세에 세상 떠나 선산에 안장하신지 43년이 되었지요. 부모자식 사랑이란 세월이 가도 못 잊는 것이지요. 지금도 생각하면 초롱초롱 생각나요. 어머니 계신 곳은 달나라인지 별나라인지 하늘나라 어디인지 제가 이 세상 떠날 때엔 이리오라 손짓 해주세요. 부모자식 사랑보다 더 귀한 사랑이 있으리요. 지금도 내가 자란 보은 강신 1구 7번지를 둘러보면 어머니가 밥 지으시던 부엌고 간 곳 없고 뒤 뜰에 아름들이 모란화도 간 곳 없고 아버지가 쓰시던 사랑방도 간 곳 없어도 꿈속에선 그 옛 집이 완연하게 보여지네요.
그 시절 그대로 남아있고 동천 하늘 해 뜨고, 달 뜬 모습도 변하지 않았네요. 허둥지둥 살아온 세월 속에 17세 나이에 종곡리로 출가하여 둥굴둥굴 새싹 인생 간 곳 없고 84년 사라온 길 백발이 날리네요.
고요한 밤 생각하면 어머님 간 곳이 어디메인지 그리움만 사무치네요. 인생이란 무상합니다.
/이흥섭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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