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직과 사명감이 20여 년 외길 걷게 한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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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직과 사명감이 20여 년 외길 걷게 한 큰 힘”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1.01.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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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식 보은우체국 우편집배원
“당시만 해도 수백 통의 우편물 배달을 정확하게 완수하려면 신체적, 육체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어요. 아침 일찍 출근해 우편 발송물을 오토바이나 자전거에 싣고 비포장 도로였던 시골 구석구석을 다니다보면 겨울에는 미끄러지는 일이 다반사였어요. 다행히 죽을 만큼 큰 사고는 없었어요. 이 일을 지금까지 해 온 것은 순전히 천직으로 알고 사명감을 갖고 살아온 것이 큰 힘이 되었지요.”
20여 년 세월 한결 같이 우편물 발송에만 전심전력을 다해 온 보은우체국 소속 우편집배원인 김천식(50·보은읍)씨는 오래 전부터 우편배달 일을 시작하며 겪어왔던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았던 크고 작은 어려움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간략하게 피력한다.

◇집배원으로 주민과 희로애락 20여년 세월

농사짓는 김영수(74) 강정자(71) 부모 사이에 3남1녀 중 장남이었던 그는 1985년 2월 전투경찰 제대 후 바로 결혼과 함께 수한우체국 사무원으로 입사했지만 5년 후 답답하고 맞지 않다는 스스로의 판단 하에 힘들고 어려운 우편집배원의 길을 선택했다.
‘봉사’와 ‘업무’란 우편집배원의 사명감으로 일관해 온 그는 동광초등(5회), 보은중(26회)을 나와 보은농고(31회)를 졸업한 이래 그동안 동광초등 총동문회 감사, 기별회장 등을 맡을 만큼 활동적이고 인정미 넘치는 고향 보은을 단 한번도 떠나 본 적 없는 토박이다.
"90년 당시는 우편함도 없었고 가가호호 번지도 제대로 돼 있질 않아 우편물 배달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요. 면사무소로 부터 주소나 세대주를 알고 지번을 찾을 수 있는 데이터를 준비해 가지고 다녀야 했어요. 그래도 찾기 어려우면 민원실로 가서 주소와 세대주를 상세히 조회한 후 집을 찾아가는 방법으로 우편물을 배송했지요.”

◇꽂아둔 우편물 비바람에 분실·훼손 민원 잦아

“특히 시골지역으로 들어가면 낮에도 사람이 없어 직접 전하지 못해 마루 위나 기둥 등에 꽂아놓고 오는 일도 상당수 있었지요. 그러나 그 사이에 비바람이나 강한 바람이라도 불어치면 우편물이 떨어져 마당에 뒹굴다 분실되거나 혹은 부고의 경우 비로 인해 사인펜으로 쓴 이름이 지워져버리는 일도 종종 있어 당혹케 한 일도 많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우편전산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과거에는 민원 사고도 끊이질 않았어요.”
젊음과 함께 우편배달을 시작, 20여년 세월 함께해 온 그는 오로지 우편배달에 관해서라면 그만의 고집과 강한 소신으로 그동안 우체국장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도 안아 왔다.

◇배달 시 독거노인 고장수리·심부름 해결사로

“각 가정에 우편배달 일을 하다보면 편지만 전해 주고 오는 일은 극히 적지요. 시골구석으로 들어가면 홀로 사는 어르신들도 많고 워낙 읍과 떨어져 있으니 물건부탁 하는 일도 다반사였어요. 거절보다는 이해하는 마음이 크니 형광등 알이나 작은 부품 등은 사다 드렸지요. 가정 내에서 고칠 수 있는 간단한 고장은 수리도 해 드리는 등 나름대로 주민과 함께 마음을 나누며 살아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가는 군요.”
불철주야 집배원으로, 마을의 대소사를 해결해주는 해결사로 함께 울고 웃으며 인정을 나누며 살아 온 20여 년 세월 동안 그의 집배원의 인생 발자취에는 성실과 근면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매일 오전 7시 30분 출근해 우편물 발송 작업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대개 오전 9시까지가 출근시간이지만 우리는 늘 오전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출근해 그날 발송될 우편물의 물량을 지역에 맞게 구분하고 배송 준비를 마쳐야 합니다. 특히 한 겨울에는 여명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새벽의 캄캄함을 뚫고 출근하면서 이뤄지는 일로 우체국에 근무하는 동료들은 물론 청주서 출퇴근 하시는 국장님마저도 이른 시간에 출근해 부지런한 서로를 위하는 아침을 열기 시작합니다.”

◇지역 내 각종 행사·소외계층 돕는 도우미 역할

“우체국의 정식 고유 업무는 물론 지역과 소외계층 위한 지원 사업을 위해 주민과의 네트워크 협약 체결도 맺은 것은 물론 대주민 봉사서비스를 찾아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는 그는 “불철주야 국장님이 전 사원들을 위해 많은 격려와 힘을 주고 있고 우체국 부지에 있는 백송 살리기에도 열성을 쏟는한편 대추축제 등 각종 지역내 행사 도우미나 소외계층을 위한 연탄나르기, 군민편의 제공을 위한 택배서비스, 독거노인을 위한 내복 전달하기 등 봉사와 지원에도 남다른 노력을 하고 있어 전 사원이 더욱 열심히 하려는 원천이 되고 있다.”는 칭찬도 마다 않는다.

◇남 대신한 힘든 업무라 위안 하루가 너무 행복

“보이지 않은 곳에서 하는 일이다 보니 물론 일 자체가 힘든 것이지만 우리가 이 자리를 지켜나감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편안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무척 행복합니다. 모두 쉬운 일만 찾아 하다 보면 어려운 일은 누가 하겠나 라는 생각으로 큰 위안을 심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외길을 지켜오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주민과 그 어떠한 이해타산도 없어 너무 좋고 우리는 우편물을 안전하게 배달하는 사명감으로 일을 하니 마음으로 행복감을 주는 것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다시 태어나도 우편집배원 길 다시 걷고 싶어

힘든 직업이지만 늘 따뜻한 가정이 있어 행복하다는 그는 가족으로 맞벌이하는 부인 이선규(49)씨와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큰딸 보혜(23), 여경이 꿈인 중부대 경찰행정학과 수지, 중2인 응호를 두고 있다.
“다시 태어나도 우편집배원의 길을 다시 걷고 싶다.”는 그는 다복한 가장으로, 세상을 향해 올곧은 사회인으로 꿈을 꾸고 있는 아이들의 아빠로, 대주민을 위한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한 직업인으로 오늘도 부지런히 신묘년 새해를 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장이었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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