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선배님들과의 뜻 깊은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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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선배님들과의 뜻 깊은 만남
  • 홍석원 보은우체국장
  • 승인 2011.01.0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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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면서 퇴직한 직장 선배님들을 초대하여 지난날을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만남의 시간을 갖었다.
보은우체국에 부임하여 해마다 개최하는 연례행사로 세번째 개최하는 만남의 장이었다.
참석 대상자는 재직시에 잠시라도 보은우체국이나 보은군 관내 우체국에 근무한 경력이 있고 현직을 떠난 퇴직한 사람에 한해서다.
우체국에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약50여명 정도로 현재 거주지가 대전이나 청주도 있고 각자 사정에 의해 전국 곳곳에 살고 있으며 보은에는 2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행사를 하면서 안타까움과 아쉬움은 전년도에도 참석해서 지난날 재미난 담소와 술잔을 나누시던 몇몇분이 병원에 입원중인 분도 계시고 거동이 불편하여 참석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이다.
그날 참석은 절반정도 하였는데 그중에는 바로 전년도 퇴직한 사람도 있고 80대 중반 되시는 분까지 연령층이 다양하였다.

필자의 환영인사말을 시작으로 우체국 업무 안내와 참석자 소개순으로 진행되었는데 하이라이트는 단연 퇴직하신 선배님들의 인사말 겸 소회(所懷)시간 이었다.
지난날 우리나라가 전체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시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은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과의 추억을 되살리기도 하였다. 일부는 우체국의 발전된 모습과 활약상에 감사를 표하기도 하였다.
그날 모이신분 중에는 필자와 뜻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계신분이 계셨는데 직장 초년시절 수안보우체국 근무시 상사로 모셨던 분이다.
이분은 초청장 보낼때는 보은에 근무 여부를 아무도 몰라 초청 대상에 없었는데 중간에 통화가 되어 여쭈었더니 잠시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하여 같이 동참하게 되었다.
그분의 인사에서 필자와의 인연을 소개하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지난날을 회상하는 듯 감탄해 하기도 하였다.
필자도 반가움에 그 당시를 떠올리며 직장 생활 초년시절 가르침을 주신 은혜에 감사를 표하고 그 시절을 그려보았다.
그때는 70년대 후반으로 보통사람들이 돼지고기 삼겹살을 마음대로 먹지 못하던 시절로 삼겹살 회식은 최고의 성찬(盛饌)이었다.
삼겹살 한근값이면 내장은 세근을 먹을 수 있어 연탄불에 내장구이를 소주 안주로 많이 먹곤 하였다.
필자가 아이들이나 지인들에게 음식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力說)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그때 그 추억 때문이다.
당시는 우편물 배달도 자전거나 도보로 하였고 전화는 동네에 이동단위전화 한 대 뿐이었다.
요즘은 우편물 배달을 차량이나 오토바이로 하고 집배원 가방이 각종 고지서로 가득차 있어 주민들이 예전처럼 기다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때는 우편집배원은 만인의 애인(愛人)이었다.
집배원이 도착하기를 문틈으로 바라보았고 마을에 나타나면 온 마을 주민이 모두 모였다.
퇴직 선배님 초청행사를 개최하면서 보람도 느끼게 되지만 한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평생을 다하여 몸담고 땀과 눈물로 얼룩진 직장에 다시 한번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작은 보람이라면 보람이다.
그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고 못 올곳도 아닌데 떠나고 나니 찾기가 쉽지 않다고들 한다.
모임의 목적이 전·현직 선후배간 만남의 시간이고 퇴직하신 분들간에 만남의 장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로 보고 싶고 그리워도 멀리 떨어져 살거나 만날 수 있는 계기가 없어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들 한다.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진리로 뿌리 없는 나무가 없기 때문이다.
어려웠던 시절 그 분들의 땀과 눈물이 없었다면 오늘과 같은 풍요는 절대로 있을 수 없을 것임이 분명하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맡고 있는 우편이나 금융서비스 향상에 최선을 다하여 주민 편익을 위해 발전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선배님들께서 다져놓은 반석(盤石)위에 지역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우체국이 되기를 다짐하면서
그날 자리를 함께하여주신 선배님들에게 감사와 함께 내년도에는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뵐 수 있기를 고대(苦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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