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군수 “무조건적 예산 삭감 집행부 견제가 아니다”
보은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삭감과 관련 정상혁 군수가 지인에게 불편한 심경을 고백한 것을 본사가 15일 청취, 공개한다. ‘2011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 심사 중인 보은군의회는 최근 구병산 관광지 천연잔디구장 조성비, 이식초등학교 폐교부지 매입비, 무농약 인삼 시험재배 사업비, 보은중 축구부 창단비 등에 대한 예산을 삭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에 따르면 “군의회가 구병산 관광지에 필요 없는 사업인 축구장이 왜 들어서냐며 15억원을 삭감했다고 하는데 축구장 설치는 새로운 사업이 아니고 이미 추진되어온 사업이다. 관광지에 축구장이 필요 없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온 것인지, 축구장이 있으면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되지 나쁠 것은 없다. 인조구장을 천연구장으로 바꾸려는 이유는 올해 공설운동장에서 전지훈련을 했던 선수와 감독들이 축구와 육상선수가 한곳에 함께 훈련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해서다. 예를 들어 투창, 원반, 포환 등 육상선수가 운동장 외곽에서 운동을 하고 그 안에 축구선수들이 운동을 하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 또 천연구장 하나만으로는 더 많은 선수를 유치할 수 없다. 잔디가 파손되는 데다 하루 빨리 보은이 전지훈련의 메카가 되려면 천연구장을 최소 3면 이상 마련해야 한다. 특히 축구선수들은 신체안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천연구장을 선호하기 때문에 천연구장 조성이 시급하다고 권유한다. 따라서 집행부는 내년 7월까지 구병산관광지에 천연구장 조성을 약속했다. 모처럼 집행부가 열성을 다해 많은 전지훈련 선수를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불을 당겨놓은 상태에서 천연구장 조성이 무산된다면 전지훈련 선수들 대다수가 천연구장 시설이 돼 있는 화천군, 강진군, 구례, 남해, 함안, 태백 등으로 갈 것이다. 이 지역은 굴뚝 없는 공장으로 돈벌이가 되는 전지훈련이나 전국단위 체육대회를 개최하려고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보은군의회가 어떤 대안도 없이 천연구장 예산을 삭감한 것에 대해 군내 숙박업소와 음식업소는 그 책임을 따질 것으로 보인다.”
이식초 폐교부지와 관련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이식초 폐교부지 매입비 6억원은 공약한 바 있듯이 현재 군내 각지에 산재되어 있는 소면적의 군유지를 매각해 폐교부지를 매입, 연수원이나 기업 등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집행부는 군내 소면적 군유지 일제 조사를 마치고 2011년 1월에 매각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에 있다. 이 매각금액을 가지고 우선 이식초 폐교부지 매입을 이미 도교육청과 협의가 끝난 단계에 있고 부산소재 기업이 수차례 현지를 답사하고 호의적으로 협의 중에 있다. 이 기업이 들어오면 100여명의 취업기회가 생기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집행부가 열심히 뛰어 지역발전을 해보겠다는데 찬물을 끼얹고 격이다.
무농약 인삼시험 재배사업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무농약 인삼재배 사업은 지금까지 인삼재배에 농약을 너무 많이 쓰는 것이 걱정스럽다는 여론이 일어난 지 오래다. 어떻게 하면 농약을 쓰지 않고 인삼을 재배할 수 있을까 많은 연구기관이 오랜 기간 막대한 연구비를 들이고 있다. 최근 수한면 광촌 출신으로 인삼에 관한한 국내 1인자 위치에 있는 충남대 최 교수가 무농약 인삼재배를 성공하였다. 이를 알게 된 정 군수가 최 교수를 수차례 방문, 요청해 최 교수가 고향 발전에 참여한다는 뜻으로 이전료 없이 보은군 농업기술센터에 시험재배를 하기로 한 것이다. 그것도 3000만원의 적은 예산으로 착수하려는 것인데 이 시험재배가 성공하게 되면 좁은 면적에서 적은 인건비와 재배비용을 들여 무공해 인삼을 소비자가 집에서 배달받아 먹게 될 것이다. 지금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삼 수경재배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역특화 작목이 될 것이다. 의회가 왜 이 사업예산을 삭감했는지 인삼재배농은 물론 일반 농민까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보은중학교 축구부 창단을 위한 운영비 지원금 1억2000만원 삭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군내에는 도교육청으로부터 동광초와 보은중학교가 축구육성학교로 지정돼 있다. 동광초 축구부 출신이 중학교에 가서 축구를 계속하게 해주고 또 지역에 중학교 이상 축구팀이 있어야 전국 중고교 축구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된다. 축구에 소질 있는 학생을 발굴해 대선수로 기르는 것은 지역 인재육성 측면에서 큰 교육 사업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보은출신인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이 고향 축구발전에 큰 관심을 가지고 다각적인 지원 약속을 했다. 보은중학교 축구팀 창단은 보은교육지원청과 보은중과 군청이 종전처럼 수업을 전폐하고 축구만 하는 것이 아니고 수업은 수업대로 받고 방과후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 동아리 형태로 축구부를 운영하기로 합의된 바 있다. 그런데 군의회가 학부모와 협의가 안 되었다느니 궁색한 논리로 예산을 삭감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축구부 운영은 보은중학교 책임 하에 할일이지 의회가 관여할 바가 아니고 미리 걱정할일도 아니다. 축구를 좋아하고 재질 있는 학생들이 모여 축구를 하는데 부모든 교사든 누가 반대할 말이 있겠는가. 더구나 군의원이 걱정 아닌 간섭을 한다는 것은 아니 될 말이다. 군의회는 집행부가 지역발전을 해보려고 참신하고 의욕적인 새로운 사업계획이 나오면 군의회는 뒷받침해 주어야 하는 것이지... 구태의연하게 트집잡고 물고 늘어지는 모습은 지역발전 측면에서도 군의회 위상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의회가 예산심의를 함에 있어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은 감액을 하지만 사업자체를 삭제하는 예는 드문 일이다. 무조건적인 예산 삭감은 진정한 집행부 견제가 아니다.”
이번 예산심사와 관련 박범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15일 “군의회 사상 처음 별도의 일정을 잡아 현장을 답사하는 등 예산심의를 위해 철저하게 준비한 후 심도 있는 예산 심사를 벌였다”며 “예산삭감은 의회와 군의원의 뜻이고 변동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이달권 의원은 “본회의 의결을 남겨두고 있고 의원 간 상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며 예산삭감 항목에 변수가 있음을 강조, 예산의결을 앞두고 군의회 내에서 적지 않는 진통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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