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관심은 영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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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관심은 영향력이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0.12.1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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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혜택과 심화학습을 통해 성적이 오르는 성취감과 공부에 대한 자신감,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받은 혜택을 잊지 않고 지역사회와 후배들을 위해 받은 사랑을 돌려줄 수 있는 사회 구성원이 되겠습니다” 올 초 보은군민장학회로부터 장학혜택을 받은 학생들이 보은군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일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군민장학회 운영 등에 관한 비난이 연이어져 이목을 끌고 있다.
장학사업을 ‘선택 후 집중’ 또는 ‘저변확대’ 하라는 상반된 주문과 군민장학회 이사의 자질문제, 장학기금의 금융기관 선택, 이사회 운영 등이 자주 도마에 오른다. 장학회에 잘못된 점이 있다면 고치는 것은 마땅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상태서 비리나 특혜가 전부인양 몰아붙이는 것 또한 자제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사안의 성격상 시비를 논하기에 양면성을 갖고 있고 교육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인구유출로 인한 보은의 침체를 막아보려는 장학회 목적달성을 침해할 수 있는 일이며 십시일반 기금을 출연한 기부자에 대한 의욕이나 자부심을 꺾는 일도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아쉽다.
보은군민장학회의 작년 장학금지출액은 대략 6억원 정도였다. 이 돈은 고등학교 심화학습반 지원과 방과후 학습지원, 초등학교 방과후 학교운영지원, 중학교 영재반 운영지원, 중고등생 장학금 지원, 전국 10위권 내 대학 진학 시 등록금 지원 등 다양한 장학사업 전개에 쓰였다. 특히 장학회는 그 취지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교에 집중 투자되고 있는 측면이 다분히 있다. 이 결과는 현재로선 취지에 부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중학교 졸업자 상위그룹 20명 중 13명이 청주 등지로 진학했지만 올해는 불과 3명만이 타지로 진학했다. 특히 최상위 10명은 모두 군내 고교에 진학해 시골서는 접하기 힘든 종로학원 강의를 받는 등 이전과 다른 교육환경에서 성장한 이들의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대로 한정된 예산으로 운영하는 장학사업은 양면성이 혼재돼 있어 장학사업의 지원 폭을 넓혀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할 수 있다. 양 의견이 충돌되는 만큼 접점을 찾겠다면 정확한 분석과 다수의 토론 등을 통해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고 진단이 따라야 한다. 그래야 호응도 힘도 발휘한다. 그렇지 않은 한 측면의 논리는 편협성을 가질 수 있으며 언제고 뒤집힐 수 있다.
보은군민장학회 적립금이 내년이면 100억원이 된다. 2004년 한화 보은공장 측의 20억원 장학금 출연이 계기가 돼 출범한 이 장학회는 보은군의 매년 10억원 증자와 적게는 1000원부터 각계각층의 기부금 후원으로 불과 6년 만에 목표액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 적립금이 100억원이면 수신이자율만 적어도 일년에 4억원이다. 2009년 기준 보은군 인구 3만4845명, 한해 출생아 수 200여명, 20세 이하 청소년의 비율이 16,7%다. 개인별 장학금 비율로 유추하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장학회 운영의 묘에 따라 돈이 없어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을 찾아볼 수 없게 만들 수 있고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도 4년제 대학을 졸업할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도 볼 수 있다. 어느 쪽에 무게가 실리는가는 지역사정을 고려한 운영의 묘에 달렸다.
그러나 최근 보은군민장학회가 여론선도 층으로부터 두들겨 맞는 표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만큼 장학회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관심의 표명이 지나치다는 감도 떨칠 수 없다. 특히 보은군민장학회 이사장은 당연직으로 현 군수가, 상임이사는 지역에서 주목받는 인사가 맡다보니 ‘내사람 심기’ ‘추천이사 자격미달’ 등 하는 일마다 시비가 붙고 정치적으로 몰고 가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사선임은 이사회 승인이란 절차가 남아 선임에 대한 적부를 미리 다투는 것은 권한 침해의 소지가 있다. 그것은 이사회가 이사장과 상임이사에게 이사선임을 요청한 상태서 인선한 것이고 교육지원청의 자격요건에도 탈이 없었기 때문에 누구는 안 된다는 식으로 선을 미리 그어 확언을 내리기는 지나친 감이 없지 않으며 개인과 장학회 명예 실추도 생각해야 한다. 넘치면 다른 의도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오해를 부를 수도 있다.
또 금리가 높은 금융기관에만 장학기금을 예치하는 것도 위험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지역사정상 금리만 고집할 수도 없어 누구나 만족하는 예치가 그리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행정사무감사 메뉴로 등장하고 올해 예금 금고가 일부 바뀌는 원인이기도 하다. 장학회 최고 주주인 군과는 별도의 독립된 장학회 운영이 모범답안으로 주장하는 것도 심사숙고할 여지가 있다. 시스템을 바꿔도 사람이 운영을 잘못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확실치 않은 여론으로 여론몰이에 나서는 것은 군민 다수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으며 장학회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장학금이 누적돼 위력이 나타날수록 보는 눈도 따가울 장학회가 상처받지 않을까 우려돼 하는 말이다. 장학사업에 대한 시비는 막연한 흠보다는 구체적인 대안과 현실적 해법을 함께 제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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