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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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첫사랑
  • 김충남실버기자
  • 승인 2010.11.1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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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가 싶더니 갑자기 몰아닥친 매서운 찬바람이 겨울을 재촉하는 행인의 옷깃을 여민다.
마당에 핀 국화는 서릿발을 맞으며 더욱 아름답게 고운 자태를 뽐내더니 지난밤 강풍이 몰고온 첫눈은 국화위에 사뿐히 얹어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어느 화가의 솜씨가 이렇게 아름다움을 그릴 수 있을까 싶도록 정말 글로는 표현할 수 없이 이색적으로 기묘하다고나할까.
그 아름다움도 잠깐지나 햇빛이 나니까 사르르 눈물로 변해 대 자연은 섬세한 섭리를 다시한번 절감케 한다.
첫눈이 오면 첫사랑이 생각난다는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 친구는 옛날 어렸을 때 첫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각각 따로 결혼을 했는데 늘 그 첫사랑이 가슴 한구석에 숨어있다. 때로는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곤 했는데 40여년이 지난 어느날 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그 사람도 결혼 후 여러 자녀를 낳고 잘 살았는데 지금은 자녀들이 다 자라서 독립해해서 살고 자기는 사별하고 직장 생활을 하며 혼자 사는데 가까이에 출장을 와서 보고싶다는 내용이다.
그립고 보고싶은 마음 40여년의 그림이 폭발하는 기분으로 당장 달려가 만나고 싶지만 생각해보니 자기도 이제 늙어서 옛모습이 다 변했는데 그도 그 아름답고 고운 모습은 변하고 할머니가 되었겠지 싶고 만나는 순간에 그 아름다운 추억이 깨질 것 같아 순간의 반가움보다는 연분홍 첫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나가지 않았단다.
그와 함께 옛날에 즐겨들었던 대검의 연주로 잊지 못할 첫사랑을 들으며 자기 감정을 누르고 다스리느라 오래 힘이 들었단다.
이 가을 결실의 계절에 잊지 못할 친구나 연인이 있다면 전화를 걸어 아름다운 정을 나누며 추워지는 날씨에 따뜻한 가슴으로 포근한 겨울을 준비해보세요.
/김충남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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