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통치약’을 원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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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을 원하는지요
  • 김홍춘
  • 승인 2010.11.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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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춘
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은 현대사회에 사는 우리들에게 수명연장과 고통의 질병을 얼마간 감내하는데 기여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가장 큰 질병은 스트레스일 것입니다.
실제 종합병원의 환자들 70~80%의 병명이 스트레스라고 하는 통계가 있습니다. 밤새워 야근을 해도 해결기미는 보이지 않고 은행대출은 어떻게 갚아야 할지 어느 장관의 딸이 특채되어 힘없는 서민들의 부모들과 청년백수를 허탈감에 스트레스를 주었습니다.
‘똥돼지’라는 말이 있답니다. 뜻인즉 부모의 빽으로 정부기관이나 대기업에 특혜 채용된 고위 공직자 자녀를 의미하는 뜻으로 이런 특채가 너무 많아 어느 한 기업 인사팀에서 쓰는 은어라고 합니다. 만병의 근원이 이런 스트레스를 치료하는 약이 440년 전에 존재하였다면 과연 믿으시겠습니까.
퇴계 이황선생이 쓴 ‘활인심방’ 이란 의학서에 30여 가지 약재를 봉어달인 ‘중화탕’과 위급상황에 즉효인 ‘화기환’이 그것입니다. 퇴계선생도 어릴 적 잦은 병치레 때문에 건강에 관심이 많았고 자연스레 의학서적에 몰두하여 활인심방 때문에 건강한 말년을 보냈다는 내용이 묘비명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만병통치약의 비밀인 중화탕이란 30가지의 약재를 넣어 다린 한약인데 참으로 이 약재가 기가 막힙니다. 즉 사악한 일을 생각하지 말 것, 좋은 일만 할 것, 스스로 마음을 속이지 말 것, 자기 분수를 지킬 것, 샘을 내거나 시기하지 말 것, 겸손하고 상냥할 것, 욕심 부리지 말 것, 검소하고 절제할 것, 함부로 성내지 말 것, 지켜야 할 마음가짐 30가지를 가루로 낸 뒤 느긋하게 달여 때를 가리지 말고 수시로 복용하라고 썼습니다. 참으로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처방이 아니겠습니까.
화기환 또한 그저 입을 꾹 다물고 침으로 참을 인(忍)자를 녹여 천천히 씹어 삼키는 약입니다. 욕심이 생기고 분할 때 특효약인데 이 약을 먹고 나면 ‘내가 잘 참았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평온해진다는 처방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무슨 사기냐며 불평도 할 수 있겠지만 어찌 이 세상에 영원불멸의 만병통치약이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활인심방에 나오는 중화탕이나 화기환을 마음에 품고 살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무병장수의 비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노자는 일찍이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나의 말이 알기 쉽고 행하기도 쉬운데 사람들이 이를 행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나 몰라서 못 하겠냐 만은 이제 중화탕과 화기환 등 명약을 먹기 위해 온 마음을 기울이는 것도 혹시 스트레스가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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