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인의 ‘개성’과 ‘창의성’ 존중 ‘행복교육’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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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의 ‘개성’과 ‘창의성’ 존중 ‘행복교육’ 실천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0.09.16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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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무너지는 아이들…행복한 교육 만들기
대안문화 방과 후 학교: 경기도 안성시 ‘달팽이 학교’를 찾아
보은지역 같은 농산어촌의 소외 지역사회 아동들에게 학업보충교육, 예체능, 특기·적성교육 등을 실시하여 학업능력과 특기적성교육을 병행 개발해가는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입시교육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최근의 교육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각 학교마다 방황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 현실이다. 학업 스트레스와 향후 진로문제, 가정환경 문제 등 정신적인 방황과 심리적 압박감으로 아이들은 점점 무너지고 있다.
10여 년간 대안문화 방과 후 학교로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정규 수업 후 아이들의 정서와 예술창작 활동을 통해 행복한 교육문화를 실천해가는 달팽이문화 체험학교를 찾아가 보았다. 〈편집자 주〉

‘생명’, ‘상생’, ‘생태’ 등 3가지의 정신적 가치를 심어주고 제도와 틀에서 벗어나 마음껏 아이들이 뛰어놀며 변화와 행복을 추구해 가는 곳 바로 경기도 안성시의 달팽이학교(교장 이기원·54·안성시 금광면 내우리 산1 ☎031-676-0114)다.
안성시의 전폭적인 지원 등 연 8000만원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이곳 방과 후 학교인 ‘달팽이’는 교육을 이뤄가는 과정의 미학이 돋보이는 ‘창의력’과 ‘개성’을 중시하는 학습공간이다.
달팽이의 ‘느림의 미학’을 운용, 빠른 결과보다는 아이들의 변화해가는 학습과정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며 배울 수 있는 예술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경기문화재단이나 문예진흥원 등 여러 기관의 지원으로 6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정도로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인정을 받기도 했다.
‘맞춤형 교육’ ‘집중형 교육’을 실천해 안성시 교육의 롤 모델로 학생들의 정원수를 늘려 달라는 요청도 있으나 아직은 현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학부모, 시민단체, 일반인 등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학교운영에 대한 다양한 발전모색과 방향 제시를 해나가고 있기도 하다.
안성시에서는 지역 문화인들과 주민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는 문화예술교육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달팽이학교’, 안성시 레스토랑 ‘마노’에서 구 ‘주민복지센터’ 건물로 이전
지난 2001년 5월 첫 개교한 곳은 안성시 소재 레스토랑 겸 아트센터인 ‘마노’였다. 이 교장을 포함 안성지역 예술가 등 100여명의 발기인으로 참여해 설립됐다. 개교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던 이 교장은 지금까지 교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학교장소가 정부의 예산지원으로 운용되기엔 개인소유 건물인데다 다양한 설치문제 등 어려움으로 그 이듬해인 11월, 안성시의 도움으로 문광면사무소 옆 건물이며 구 주민복지센터로 활용됐던 100평 규모의 2층인 현 건물로 옮겨 왔다.
◇달팽이 학교는 어떤 곳?, ‘달팽이’는 ‘느림’ ‘자연’ ‘감성개발’을 상징
학교 이름인 달팽이는 아이티 문화의 상징인 디지털 골뱅이(@)의 대안을 상징한다. ‘빠름’이 아닌 ‘느림’, 기계가 아닌 ‘자연’, 기능 습득이 아닌 ‘감성 개발’ 등을 담은 말이다.
‘달팽이’는 정규수업이 끝난 방과 후 학교로 오후 3시 30분부터 수업이 시작된다.
올해는 초등반 70명, 중등반 32명이 토털 미술반, 공작 조형반, 조형설치 미술반, 만화캐릭터반, 디지털 사진반 등의 강좌를 통해 예술체험학습을 배우고 있다.

◇강사진 모두 현직에서 활동하는 사진, 조형물, 공공미술가
▲토탈미술반(초등 1학년 과정)은 종합 미술프로그램으로 스케치북에 그리는 그림이 아닌 생활의 지혜 속에서 그리고 만들어가는 실용미술이다.
▲공작 조형반(초등 2~3학년 과정)은 일반 학교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조형예술의 실험성과 미술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목재, 철, 클레이 등 다양한 재료로 우리 생활에 필요한 소품과 벽화, 표지판, 시계 등 작품으로 예술적 감성과 상상력을 키워 준다.
▲조형설치 미술반(3~6학년 과정)은 철판과 목재 등 다양한 재료로 공동 조형작업과 실생활에 유익한 생활소픔 만들기, 공공벽화제작, 공공조형물 작업 등 미술교육의 실험적 프로그램이다.
▲만화캐릭터반(공동 교양과목)은 피카츄, 도라이몽 등 상상력에서 창안된 만화 캐릭터 주인공처럼 자신만의 상상의 주인공 캐릭터를 만들어 보는 교육과정이다.
▲디지털사진반(공동 교양과목)은 사진을 통해 세상을 읽어내고 지역의 문화와 역사의 현장을 두루 다니면서 문화를 배우며 알아가는 예술통합 교육의 모델 과정이다.
학교 수업료는 입학금 5만원, 1년간 재료비 10만원을 재외하곤 전부 무료다. 학생들을 위해 안성 전 지역을 셔틀버스(운행비 월 2~3만원)로 운행되는데 수업은 매주 월, 화, 수(오후 3시30분~6시까지)다.
▲교사로는 이기원(중앙대 사진과 졸) 교장과 원종란(이화여대 시청각대학원졸 사진), 정재환(중앙대 서양화과 졸 공공벽화), 박선영(중앙대 의류학과 졸), 김영식(중앙대 사진학과 사진), 김창영(중앙대 조소과 대학원 졸 조형미술), 홍승희(홍익대 판화과 대학원 졸 토탈미술반), 최진욱홍익대 서양학과 대학원 졸 미술), 이정우(중앙대 조소과 대학원 졸 조형미술) 등 9명으로 모두 사진, 조형물, 공공벽화 등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기원 교장은?
지난 1982년 중앙대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재학 중 학생운동과 도시빈민 야학운동에 참여했다.
빈민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냈던 그는 1986년 영화감독 여균동씨, 미술평론가 이영준씨 등과 함께 ‘사회사진연구소’를 만들어 문화운동을 펼쳤다.
그러나 ‘문민시대’의 문을 연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뒤 ‘할 일’이 사라졌다는 생각에 지난 1994년 안성에 내려와 ‘은둔’을 시작했다.
이 교장이 ‘달팽이’ 학교를 구상한 것은 이 무렵이다. 그리고 2001년 5월 대안문화학교 ‘달팽이’ 학교를 설립했다.

◇방과 후 학교인 ‘달팽이’는 소외계층 학생들 우선적으로 선발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운영되는 ‘달팽이 학교’는 매년 2월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나 예술적 정서를 북돋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학생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수업료가 싸기 때문에 학부모는 큰 부담이 없다. ‘달팽이 학교’의 목적은 뭔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입시 위주의 교육에 시달리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문화, 예술교육을 통해 다양한 감성을 일깨워 주자는데 있다. 그것이 일반 학교와 다른 ‘교육의 차별화’ 일 것이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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