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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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술, 막걸리
  • 장은수
  • 승인 2009.09.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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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서민의 술 막걸리가 관심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막걸리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으며 일본의 대형 주류업체들이 ‘일본산 막걸리’를 내놓을 것이란 얘기에 국내 주조사들이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시장을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상당하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3일 '쌀가공산업 활성화방안' 대책을 발표했다. 해가 갈수록 쌀 소비가 줄면서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쌀가공식품으로 새 소비시장을 열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쌀 막걸리 전용 잔을 개발해 우리 술의 고급화 · 세계화에도 시동을 걸기로 했다.
유감스럽게도 시중에 유통 중인 막걸리 대부분이 수입 쌀로 빚고, 일부 제품은 쌀 함유량이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안홍준(한나라당) 의원이 13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출고량 기준으로 상위 20개 제조업체 가운데 국산 쌀을 사용하는 업체는 단 한 곳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7년에는 막걸리 시장점유율이 40%가 넘는 A업체의 경우 미국산과 태국산 쌀을 섞어 만든 막걸리가 국세청이 지정하는 대한민국 명품주에 선정되기도 했다. 안 의원은 "국내산 쌀은 소비 부진으로 남아돌아 창고 신세를 못 면하고 있는데, 막걸리 대부분이 수입쌀로 만들어지고 있다" 면서 "막걸리 원료의 원산지와 쌀 함유량을 표시하도록 해야 한다" 고 말했다. (8.13 연합뉴스 인용)
물론 막걸리의 원조(元祖)가 흔들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쌀로 만든 탁주가 한국만의 술은 아니다. 일본에도 니고리자케(にごり酒)가 있고 중국도 일찍부터 요(91AA)를 만들어 마셨다. 오히려 이들의 존재가 막걸리의 우수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한국이 자랑하는 발효식품 김치의 국제 공식 표기가 kimchi 아닌 kimuchi가 될 뻔한 쓰라린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가 ‘kimchi’를 공식 표기로 인정하면서 이 분쟁은 끝났다.
욕심을 내자면 ‘막걸리가 본래 한국 술’이란 사실을 인정받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보드카 생산국 자리를 미국에 내준 지 오래다. 주류업계가 분발해 상품으로도 ‘한국산 막걸리’의 인기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장은수(탄부 장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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