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바로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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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바로서야 한다
  • 박진수 기자
  • 승인 2009.04.2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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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해도대학 이노우에 가츠오 명예교수가 동학관련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하는 학술행사의 강연차 보은에 왔다.

지난 17일 학술행사일보다 하루 빨리 보은에 도착한 이노우에 가츠오 교수는 속리산이라는 산과 보은에 한번 꼭 오고 싶었던 사연이 있다.

그가 연구하고 있는 조선 근.현대사에서 보은이라는 지명과 속리산이라는 지명이 반복되어 나온다는 사실에 한번 오고 싶었다고 한다.

이번 동학학술 행사차 보은에 초청소식을 접했을 때 자신의 연구과정에 절반의 숙제가 풀리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17일 동학관련 학술행사에서 가츠오 교수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분명했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조선농민군에 대한 일본군의 토벌은 분명 대학살이었다는 사실이다.
일본인으로써 자신의 선대들이 자행한 만행을 낱낱이 폭로하고 있었다.

분명한 자료와 당시 일본 정부의 상황에 대한 자세한 강연이 진행되는 동안 행사장을 찾은 청중들은 매료되고 있었다.

가츠오 교수의 통역을 맡았던 원광대 박맹수 교수 역시 복받치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목매는 소리로 잠시 침묵이 연출되는 등 한마디로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밝혀지고 있었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일본군 부대에 창출되어온 군인 역시 자신의 처자식을 죽이고 징벌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일본 신문은 “서민이 서민을 죽이다” 라는 기사로 표현되고 있었다.

이번 이노우에 가츠오 교수의 강연은 일본군이 한국 땅에서 저지른 만행적 사건을 넘어 일본 본토의 역사바로 세우기를 위한 중요한 연구였다는 점이다.

가츠오 교수의 강연이 끝나고 이어지는 질문에 일본인으로써 일본인의 만행을 어떻게 연구하고 조사했는지에 대해 심정을 물었다.

가츠오 교수는 거침없이 “학자의 양심, 역사의 진실은 누가 됐든지, 어떤 위치인지를 떠나 정확한 진실은 밝혀야 한다” 라는 말로 대신하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15년전 보은 땅 북실마을에서 있었던 역사적 사건은 분명 사실이다.

수백에서 수천명이 집단학살 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이 이번 가츠오 교수의 강연으로 분명한 사실로 다시한번 입증되는 시간이었다.

우리 손으로 찾고 연구해야 할 이 땅의 역사를 일본인이 대신 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는 우리지역의 역사를 지나간 하찮은 과거로 치부하고 있지는 않은가 돌이켜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지금은 3만5천여명의 소도시로 전락했지만 과거 보은 땅은 수많은 역사기록에 빠질 수 없는 지역이었다.

1천500여년전 축성된 삼년산성, 불과 100여년 전에 이 땅에서 있었던 역사적 사건에 대해 우리는 지금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보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지난 과거에 대한 정체성을 찾는 작업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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